※ 저작권은 츤데레 저에게 있고 도용 안 됩니다. 수정시 메일 주세요. ※ 무한배포 얼마든 하셔도 되요 ( 제 글은 공금이 아니니 멋대로 가져가서 공금으로 올리지 마세요) ※ 문의 및 기타 등 블로그: http://blog.naver.com/znfhs 더 많은 픽을 보고 싶다면 제 블로그로 놀러오세요 - 더 많은 픽을 보고 싶다면 제 블로그로 놀러오세요 ( 저는 찬백러가 아닙니다. 엑소에서 그나마 찬백이 익숙해서 찬백을 쓰는 것일 뿐... 그리고 또한 저는 인피니트 팬픽을 주로 씁니다.) [찬백] Bad Blood w.츤데레 해가 지고 거리가 어두워지자 찬열은 천천히 눈을 뜨고 일어나 앉아 침대 옆 협탁에 놓여있는 뿔테 안경을 쓰고는 부엌으로 가 혈액 팩이 든 냉장고를 열고 가지런히 놓여있는 혈액형별로의 혈액 팩을 주의 깊게 보더니 손을 뻗어 O형에 혈액을 집어 입에 가져간다. “음... 역시 O형이 입가심용으로는 좋은거 같아. 이제 그럼 슬슬 사냥을 나가볼까” 다 먹은 혈액 팩을 쓰레기통에 넣어놓고는 거울 앞으로 다가가 부스스한 머리를 가볍게 매만지며 자신의 얼굴도 보며 만족스럽게 웃어 보이더니 제일 좋아하는 검은 라운드 티와 검은 슬랙스 바지를 입은 뒤 그 위에는 진회색에 롱코트를 걸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오늘은 어떤 사냥을 하면 잘 했다는 소문이 날까 하는 생각에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집을 나서는 찬열이였다. “...후... 오늘도 진짜 고생들 많았어요!” “하하, 사장님도 오늘 하루 정말 고생하셨어요- 아구, 하필이면 오늘이 진영이 생일이라고 그렇게 친구들을 끌고 와서 마감 시간이 늦어졌네요...” “괜찮아! 진영이 친구들이 다 여자였잖아? 난 그 덕에 꽃밭에 앉아서 놀아봤으니 그걸로 만족스러워!” 단골손님인 진영이란 여학생에 이름을 말하며 양 어깨를 축 늘어트리며 종인이 힘든 내색을 보여도 반면 백현은 진영이란 여학생 무리들에 끼어서 한참동안을 놀았던 탓에 기분이 좋은 듯 얼굴 가득 웃음꽃이 가득해 종인은 손에 쥔 걸레를 백현에게 던졌다. “아 몰라! 그럼 만족스러운 사장님이 다 치워요!! 나 힘들어 안 해!” “죽.고.싶.지? 이게 어디 나한테 걸레 따위를 던져? 확 모가지를 비틀어 버릴까보다!”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지었어요~ 네네.. 고귀하신 사장님에게 제가 걸레 따위를 던지는 그런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네요...” 걸레를 맞고 급 정색을 하며 매섭게 째리는 백현에 종인이 황급히 굽실거리며 백현에 손에 있던 걸레를 빼앗아간 종인은 입이 댓발 나온 상태로 테이블을 닦으며 정리를 했고 정리가 끝날 때까지 백현은 창가에 앉아 길가에 지나다니는 여자들을 바라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와~ 저 여자 장난 아닌데? 몸매가...우어 죽인다” “사장님- 침 떨어지겟습니다! 입 좀 고만 다무시고 청소 다 끝났으니깐. 저 이제 퇴근할게요. “응~ 그래 알았다. 문단속 잘하고 들어가 나 먼저 간다” 청소가 끝났다며 퇴근한다는 말에 백현이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버렸고, 가게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종인은 꿍얼거리며 저 싸가지 없는 사장새끼라며 문단속을 하곤 집으로 돌아갔다. “자- 그럼 오늘은 어디 커피를 마셔볼까나~” 자신의 가게에서도 꾸준히 마시고 냄새를 맡는게 커피이지만 이렇게 퇴근을 하면 다른 가게에 커피도 마시러 가는데 이유는 그곳에 여자들을 구경 가는 것. 매의 눈처럼 작은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주변을 흝어보던 백현의 눈에 들어온 한 카페에는 딱 봐도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많아 보이는 여자들에 백현은 주저말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 오늘은 너!로 정했다- 히히” 카페 내에서 중앙에 가까운 위치에 자리한 찬열은 검은 뿔테 안경을 치켜 올리며 펼친 책에 턱에 손을 괴고, 책을 읽어 내려가는 척하며 주변에서 들려오는 여자들에 웅성거림과 시선, 그 느낌을 마음껏 즐기면서 아무도 모르게 작게 미소 지으며, 오늘도 사람들에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것에 약간의 우월감 혹은 만족감을 느끼며, 찬열의 후각을 자극하는 달큰하고 군침이 도는 향기에 근원지를 찾기 위해 고개를 들어 눈으로 쫓다 발견한건 한 남자였다. “...음... 카폐 모카 주세요. 휘핑 많이 올려서!!” 목소리를 들어보니 남자인건 알겠는데 참 작아 보이는 키에 혀를 한번 차며 속으로 비웃었다. 거참 여자 만나기는 힘들겠네..라는 생각을 하며 저 남자는 아니겠지란 생각에 숨을 더 깊이 들이마시며 향기의 주인공을 찾다보니 결국 향기의 주인공은 그 남자였고 찬열은 만족스런 사냥을 하고 들어와 포만감에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보고 있었지만 백현에 향기에 심취해 사냥을 하고 싶어지는 기분이 드는 찬열이 백현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으며 입술을 혀로 핥았다. 잠깐 시선이 마주친 둘이였지만 남자에게는 관심 없는 백현이였기에 바로 시선을 돌렸고, 진동 벨이 울리자 카운터로 다가가 음료를 건네어 받고 카페를 빠져나갔다. “....흠... 따라가 볼까...” 백현이 헤드폰을 머리에 쓰고 음악을 크게 틀으며 카페를 나가자 책만 챙겨들고 찬열이 그 뒤를 따라 카페를 빠져나갔고 찬열을 구경하던 여자들의 아쉬운 소리들이 들려왔다. 백현은 카페에서 나와 한참동안을 걷더니 한 마트에 들어가서 장을 보고 나와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골목길을 들어서자 가로등이 고장난건지 군데군데 꺼져있어 골목길은 굉장히 어두웠지만 백현은 거침없이 앞으로 향했고 그 뒤를 따라가던 찬열은 백현에게서 나는 향기에 군침이 도는지 자꾸만 침을 삼키며 백현에 뒤를 바짝 따라 붙었다. “저기요...” “............” 낮은 저음의 목소리가 골목길을 울렸지만 백현은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에 듣지 못한 건지 대답이 없었고 자기를 무시하는 모습에 찬열은 짜증이 났지만 숨을 길게 내뱉으며 다시 한 번 불렀지만 여전히 백현은 앞으로 나갈뿐이였다. “아씨...진짜” “어?어?..” 두 번이나 무시당한 찬열은 짜증을 참지 못하고 미간을 찌푸리며 백현에 어깨를 잡아 돌려 세웠고 당황한 백현이 어버버 거리며 자신보다 큰 키의 찬열에 얼굴을 올려다보았고 짜증 섞인 말투로 헤드폰을 벗기며 찬열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봐. 혈액형이 어떻게 돼?” “.....O형인데.. 무슨..!” 혈액형을 확인한 찬열은 백현에 어깨를 끌어당겨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더니 그대로 백현에 목에 깊이 박으며 허기짐과 갈증에 백현에 피를 마셨고 자신의 목에서 느껴지는 고통에도 백현은 현상황이 파악이 안 되어 멍한 표정으로 헤드폰에서 크게 들려오는 음악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더니 하늘에 붕 뜨는 듯한 기분에 휩싸이다 점차 힘이 빠지는 듯 스르륵 눈을 감았다. “...하아-....” “...............” 고개를 들고 만족스럽게 미소 지으며 웃던 찬열은 힘없이 늘어진 백현을 품안으로 끌어안아 풍기는 향을 맡으며 빠르게 뛰는 심장소리를 느꼈다. “생각보다 더 맛있는 피네....흐음...” 축 늘어진 백현을 안고 있던 찬열은 아주 잠깐 동안 고민하는 듯 백현을 내려다보더니 그대로 자신의 집으로 가기 위해 공주님 안기로 고쳐 안고 골목길을 빠져나갔다. 집으로 들어온 찬열은 침대위에 내려놓고 냉장고로 다가가 혈액 팩을 꺼내어 마시며 침대가 보이는 소파에 자리를 잡고 한참동안을 백현이 정신을 차리기를 기다렸다. “................” 눈을 뜬 백현은 자신의 방과는 다른 천장 색에 놀라 벌떡 일어나 앉으며 주변을 둘러보자 전혀 처음 보는 물건들 하며 누군가의 집으로 보이는 이곳에 자신이 어찌 온 건지 기억을 더듬어 보다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혈액형을 물어보던 남자가 떠오르며 침대에서 내려오는데 문이 열리더니 머리에 물기가 다 마르지 않은 상태로 찬열이 들어온다. “.....어!!..” “일어났네, 너무 오래 자기에 지루해서 샤워 좀 하고 왔더니” “당신 누구야! 난 왜 여기 있고? 내 물건들은? 그리고... 그리고 또...아씨 아무튼 나 왜 여깄는거야!” “그쪽 물건 다 저기 보이는 소파에 있고 길가에 버려두기 뭐해서 내 집으로 데려왔을 뿐인데” 백현은 당황함에 되려 소리치며 삿대질을 하는 반면 찬열은 어깨에 걸려있는 수건으로 물기가 떨어지는 머리를 털며 심드렁하니 대답하며 거울 앞으로 다가가 자신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스킨과 로션을 바르고 뒤돌아 아직 자신을 향해 삿대질 하며 멈춰있는 백현에게로 다가가자 슬그머니 손을 내리고 얌전해진 백현이였다. “이제 일어났으면 숙박비 좀 내시지-” “아니 이런 경우가 어디 있어! 지 멋대로 지네 집에다가 날 데려와 놓고서 뭐 숙박비? 웃기지 마! 그..그것보다.. 뭐한거 없어? 내..옷을...막...당신 게이...야?” “난 게이는 아니지만, 음.... 너라면 될 수도 있을거 같은데” “미친 또라이 아냐...? 아오- 집에나 가야지 당신 같은 사람이랑 더 상종하다간 나도 미친 또라이가 되지 않을까 싶네” 침대에서 내려와 찬열을 지나쳐 가려는 백현에 팔을 붙잡아 세우자 백현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왜 잡았는지에 듣고 싶은 눈빛 이였지만 반대로 찬열은 입을 열지 않고 한쪽 입 꼬리만 올려 웃었다. “나한테 볼일 있어?” “충분한...잠을 잤으니... 다시 먹었을 때도 과연 그 맛일지가 궁금한데..?” “당신 진짜 미친 거야? 뭐라는 거야.. 난 남자한테 취미 없으니깐 다른데 가봐!!” 잡혀있던 팔을 뿌리치며 얘기하는 백현에도 아무런 표정 없이 빤히 쳐다만 보더니 처음 자신이 이빨을 박아 넣었던 목에 손을 올리며 지그시 눌렀다. 백현은 이 새끼가 지금 뭐하나 하며 지켜보다 목을 누르자 밀려오는 통증에 인상을 찌푸리며 찬열에 손을 잡아 떼어내려는데 잡는 순간 차갑게 느껴지는 온도에 놀라 한걸음 물러났다. “당신 수족냉증 있어? 뭔놈의 손이 이리 차? 그리고 남의 목은 왜 눌러 아프게!!” “...배가 고프니깐.... 다시 한 번 맛보고 싶어서 말이야.. 그쪽이 자는 동안 나는 허기가 졌고, 이제 일어났으니 좀 마시자는데...” “진짜 이거 또라이 아니야? 근데 목은... 왜 이리 아픈...! 이거 뭐야? 당신이 이랬어? 내 몸에!! 이게 뭐냐고!!!” 궁시렁 대며 찬열이 좀 전에 섰던 거울 앞으로 다가간 백현은 아픈 이유를 알기 위해서 목을 들이밀며 보더니 두 개의 구멍에 멍이 들어있는걸 보곤 펄쩍 뛰며 뒤를 돌아 찬열을 보며 화를 내자 찬열은 멀뚱히 그런 백현에 모습을 짝다리를 짚고 팔짱을 껴 쳐다만 보았다. “당신이 뭔데 내 소중한 몸에다가 이런 짓을 한거야! 숙박비는 무슨 내가 이거 병원 가서 진료 받고 톡톡히 치르게 하겠어!! 아 진짜.. 불편하게....” “........청구는 맘대로 하고, 난 식사가 하고 싶으니 실례” “실례를 하든 말든 그건 내 알바가 아니...!!! 왜!왜!!....읏-” 찬열은 성큼 성큼 백현에게 걸어가 손을 잡아 올리더니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어 팔목에 이빨을 꽃아 피를 마시며 당황스러움과 지금 상황을 이해 못해 멍하니 쳐다만 보는 백현에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하아-.... 맛있군” “뭐..뭐야...이거?...당신.... 미쳤어? 아프잖아! 미친 새끼!! 목도 모자라서 이번엔 팔목이냐? 아 진짜 이런 개또라이!!” “청구는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래! 그건 그거대로 당연히 할 거고! 이 분한 마음은 풀고 가야겠어!!!!” 백현은 주먹을 말아 쥐어 마구잡이로 손이 가는대로 찬열을 구타했고 저항 없이 맞아주다 얼굴로 주먹이 향하는걸 캐치한 찬열은 손을 들어 가볍게 백현에 작은 주먹을 잡았다. “얼굴은 때리면 안 돼-” “안 놔? 이거! 으앗- 야!!” “엄청 소리 지르네, 성격도 좋은거 같지 않고... 흠... 이제 그만 나가라” 귀를 후비며 이제 그만 나가라며 백현에 짐까지 다 챙겨서 현관 밖으로 쫓아내듯 등을 떠밀어 내보내더니 문을 닫고는 입술을 혀로 핥아 올리며 눈을 빛냈다. “..신기하네- 먹을수록 맛있는게...” 밖으로 내쫓겨난 백현은 아직 덜 풀린 분을 못 이겨 씩씩대며 현관을 발로 부서져라 발로 차대며 복도가 떠나가라 소리를 지러대었다. “이 미친 또라이야! 지 멋대로 날 데려올 땐 언제고 내쫓냐? 엉? 미친 이상한 짓이란 이상한 짓은 다 하고 이제 볼일 다 봤어? 난 아직 안 봤는데 개 호랑말꼬 같은 자식아! 가다가 똥이나 밟아라! 내가 집도 다 아는데 개털 되도록 뜯어버릴 거다!!!!” “...거기 좀 조용히 좀 하죠 여기 그쪽만 사는 것도 아닌데...” “....쳇-” 복도를 쩌렁쩌렁 울리는 백현에 목소리에 옆집 남자가 문을 열고 고개만 빼꼼히 내밀고 불만을 토로하자 백현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발로 차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건물을 빠져나와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아오- 이제 브이넥이나 티셔츠 못 입잖아!! 망할, 아... 아파-” 흉이 지지 말라고 매디폼을 잘라 붙이려 거울을 보며 목에 붙이며 멍 부위를 건들인 백현이 아프다며 오만상을 쓰며 눈꼬리에 눈물을 매달고 분한 마음에 찬열을 곱씹으며 남은 메디폼을 팔에도 붙이며 꽁시랑은 계속 되었다. “....누가 내 얘기하나- 귀가 간지럽네..” “오빠- 이거 진짜 홍~ 간다~ 히히 이런건 어디서 구하는 거야?” “약국에서 제조한 거야 내가” “응? 제조? 약국에서? 그럼 오빠 약사야?” 은근한 섹시미를 보여주기 위함인지 딱 붙어 여자에 육감적인 몸매가 드러나는 와중에 등은 시스루로 되어있는 원피스를 입고 찬열에 옆에 껌딱지 마냥 붙어 재잘대는 여자에 말에 무미건조하게 대답하며 무얼 생각하는지 손안에 쥐고 있는 글라스 잔이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후... 오늘은 그냥 식사 하고 가야겠다..” “벌써? 아쉽게.... 얼마 만에 보는 건데~ 조금만 더 있다 가 응?” “담배 안 폈지?” “아? 응응- 당연히 금연했지~” 소연은 애연가로 유명한 클러버였었다. 그런 소연이 찬열을 버들 사이에선 찬열에 여자로 유명해진 만나면서부터는 금연에 돌입하게 되어 소연은 이제 클러추세였다. 찬열이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보이자 소연은 익숙하게 긴 머리를 옆으로 넘겨 목을 내어주었고 소연의 흰목에 이빨을 꽃아 깊이 빨아들이며 한참동안을 피를 마시다 말곤 떨어지며 떨떠름한 표정으로 테이블에 놓인 술을 마셨다. “..하아- 너 채식으로 바꿔라..” “흠...알았어..그러지 뭐...” 룸안에 환기가 되지 않아 소연에 향수 냄새가 역겨웠던 탓인지 나오자마자 찬열은 참아왔던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내뱉고는 클럽을 나와 주머니에 넣어놓았던 입가심용 담배를 꺼내어 불을 붙였다. “..더 좋은 사냥감이 없나..” * “...안녕...” “오셨어....응?” 대걸레로 바닥을 닦고 있던 종인이 고개를 들어 인사를 하다 말고 백현에 차림에 고개를 갸웃하며 쳐다보자 그러거나 말거나 백현은 힘없이 창가 자리에 앉아 테이블에 엎드리며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사장님! 어쩐 일로 목티를 입으셨어요? 제가 일하는 2년 동안 한 번도 본적도 없는 티셔츠인데?” “...그럴 일이 있었어....안 그래도 지금 목티로 답답하고..숨쉬기도 힘들어...말 시키지마” “근데...사장님 얼굴이... 잠 못 잤어요?” “...으응....” 테이블에 올려 논 팔에 얼굴을 비비적대며 목티에 숨겨져 있던 메디폼이 들어난걸 발견한 종인이 목티 끝자락을 잡아 들추어 보며 뭐냐고 묻는 말에 백현은 웅얼거리듯 이야기 하자 도통 무슨 소리인지 안 들려 종인이 반문하자 버럭 소리 지르며 일어나 앉았다. “물렸다고 물렸어!! 아오... 변태도 아니고 미친 건지 사람을 물어 물기는...” “와.. 그 여자도 참 와일드하네요....” “하- 여자가 아니라 남자다 남자! 내가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그 녀석 진짜.... 창고에 가서 눈 좀 붙이고 병원이나 가야지” “에에? 남자라고요? 여자가 아니라 남자? 와 대박-” 종인에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백현은 창고로 들어가 접혀있는 간이침대를 펴고 옆에 놓여있는 담요를 집어 들어 덮고는 눈을 감자 바로 잠에 빠져들었다. “무슨.. 땀을 이리 흘려...사장님- 어이 사장님. 일어나 봐요” “.....으응.....뭐야..” “그만 자고 일어나요. 물류 올 시간 다 됐어요. 사장이란 사람이 여기서 자고 있으면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근데 뭔 땀을 이리 흘려 어디 아픈거 아니에요?” “...아..프긴...근데 몇 시나 됐어?” 머리가 흥건히 땀으로 젖은 백현은 아픈게 아니라고 하지만 종인은 아닌거 같다며 손을 들어 자신의 이마와 백현에 이마에 손을 올려 체온을 비교해보곤 팔목에 시계를 확인하며 아직 간이침대에 앉아있는 백현을 내려다보았다. “아직 4시밖에 안 됐으니깐. 병원 좀 다녀오세요 열이 장난 아닌데 아프지 않긴 뭐가 아프지 않다 고해..” “열이 난다고? 어젯밤에도 그러더니...아직도 그러는 건가... 알았어.. 병원 다녀올 테니깐 가게 잘 보고 있어라” 점심용으로 챙겨온 혈액 팩을 들고 제조 실에 앉아 마시고 있는데 이제 막 가운을 갈아입고 제조 실을 들어오던 종대가 화들짝 놀라며 뒤로 한 발짝 물러나 혈액 팩을 맛있게 먹으며 자신을 노려보는 찬열을 보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아... 와씨 놀래라..” “야- 한두 번 보는 것도 아니고 왜 볼 때마다 놀래는 건데” “적응이 안되서 그런다 적응이! 네가 하도 사람처럼 구는데 이렇게 제조 실에 숨어가지고 피 먹을 때마다 그 짐승같이 변하는 눈으로 날 보는데! 안 놀라는 사람이 어디 있어! 꼭 저렇게 피 먹을 땐 사람 잡아먹을 듯이 쳐다보질 않나..” “난 그냥 쳐다본 거 뿐이다. 세상이 종말로 먹을 게 없어도 네 피는 다신 안 먹어” 다 먹은 혈액 팩을 종이에 감싸고 그것도 모자라 검은 비닐 봉지에까지 담아 휴지통에 버리고 의자에서 일어나 거울에 얼굴을 비추며 머리를 매만져 대는데 종대가 버럭 소리쳤다. “박찬열! 내 피가 뭐 어째서! 내가 뭐?” “...내가 살면서 먹어본 최악의 피 중 하나인걸 모르냐? 여름에 모기도 안 물잖아 네 피는” “와- 진짜 흡혈귀란 녀석들은... 아 그래! 안 먹어주면 나야 존나 감사하지! 괜히 두려움에 안 떨어도 되고~ 한번 피 빨렸다가 일주일을 앓아누웠었는데” “잡소리 그만하고 이제 일하자-” 종대는 과거 물렸었던걸 생각하는지 양팔로 몸을 감싸고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며 궁시렁 거렸고 찬열은 가운을 입고 주머니에 넣어 둔 검은 뿔테 안경을 고쳐 쓰고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제조 실을 나갔다. * 백현은 근 일주일을 잠에서 깨면 머리카락이 흥건히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리며 일어났지만 병원에서는 별 이상이 없다고 했고 상처에 메디폼을 붙인 탓인지 빠르게 아물어 가고있었다. “..하아.... 연애하기 좋은 계절이구나..” “사장님!!” “엄맛! 깜짝이야- 뭐냐? 쥐새끼처럼 다가와서!!” “쳇- 딴 데 정신 팔려서 내가 오는 것도 몰랐던 사장님 탓이지.. 저 오늘 조퇴 좀 할게요!!!” “이게 약을 먹었나. 네가 지금 뭘 한다고 조퇴?” 안 시켜주면 일 그만둔다고 협박멘트까지 날리는 종인에 콧방귀를 뀌며 백현이 팔짱을 끼고 무슨 연유로 조퇴를 하려는지 묻자 잠시 생각하던 종인이 입을 열었다. “사장님..도 아시겠지만... 제 애인이 한 성질 하잖아요.... 근데 내일이 일주년이라서 준비를 ... 안 하면 저 진짜로 죽어요!! 알바생 목숨 한번 살려주신다고 생각하시고 네?” “...너 조퇴하면 마감은 누가 하냐? 내가 하냐?” “...한...번만 해주시면 안 돼요? 해주시면..제가 사장님이 원하는거 뭐~~든 다 들어드릴게요!! 뭐 여자 소개시켜드려요? 여자? 제 애인 친구들 어때요?” 종인이 필사적으로 조퇴를 하려고 백현에 팔을 잡고 흔들며 애교도 부려보고 앙탈도 부려보고 하다 안 먹히자 여자 소개까지 이야기를 꺼내었고 그 전까지는 눈 한번 깜박하지 않던 백현이 여자란 말에 뜸을 들이더니 알았다며 종인에 조퇴를 허락했고 카페가 떠나가라 만세를 하며 기쁨을 표하던 종인이 라커룸으로 쌩하니 사라져버렸고 백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로 향했다. “사장인 내가... 이러고 있다... 어서 오세요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신세한탄을 하던 백현이 여자 손님이 들어와 카운터로 다가오자 바로 영업용 미소를 띄우며 주문을 받고 음료를 제조해 건네어 주고 다시 할일이 없어지자 턱을 괴고 창밖에 지나다니는 여자를 구경하다 손님이 오면 주문을 받고 하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흘러 마감이 되어 손님들이 다 나갔다. “김종인 내가 너한테 세상에서 제일 아리따운 여신님을 소개 받을 테다!! 아오!! 진짜..” 빗자루로 쓸고 걸레로 닦고를 하면서 종인에 뒷다마를 까던 백현은 얼추 청소를 끝내고 문단속까지 다 하고 나니 기운이 쭉 빠져 그대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장 난 가로등은 아직 고치지 않았는지 군데군데 불이 꺼져있어서 여전히 어두운 골목길 이였지만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따라 흥얼거리며 거리낌 없이 앞으로 향하고 있는 백현에 앞에 어둠속에서 나타난 찬열에 의해서 멈춰졌다. “어! 어? 저번에 그 미친놈 아니 또라이!” “팔팔하니 잘 살아있네..” “마침 잘~ 만났다! 내가! 당신...어어...!” 큰 보폭으로 다가오는 찬열에 주춤 뒤로 물러났지만 어느새 자신의 앞으로 온 찬열에 놀라 양팔로 엑스 자를 만들어 보이며 경계의 태세를 취하자 다가온 찬열은 숨만 깊이 들이 마실 뿐이었다. “여전하네...” “으응? 뭐라고? 아- 뭐라고?” 헤드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큰 음악소리에 찬열에 중얼거림이 들리지 않아 반문하다 손을 들어 헤드폰을 벗으며 무슨 얘기냐고 물었지만 빤히 내려다보기만 할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벙어리도 아니면서 사람이 묻는데 대답을 안 해..” “흐음.... 그쪽만큼 맛있는게 없어서 왔을 뿐... 거기다 일주일이 지났는데 이리 멀쩡한 것도... 재밌는 구경이네..” “허- 내가 네 장난감이냐? 뭐? 재밌는 구경? 웃기고 있네- 이거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청구해야겠는데?” “하- 그러거나 말거나...얘기나 했으면 싶은데” 백현은 잘 모르는 사람이랑 무슨 대화를 하냐며 싫다고 했지만 결국 찬열에 손에 잡혀서 근처 카페에 들어가 마주보고 앉아있었는데 불만 가득한 백현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찬열을 쳐다보고 있었고 반대로 찬열은 신기하다는 듯 보았다. “사람을 여기까지 끌고 왔으면 얘기를 해- 그렇게 쳐다만 보지 말고” “그래..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그쪽 피가 필요해 나에게 헌혈을 좀 해줬으면 해” “.......뭐? 정말 또라이아냐? 뭐~어? 내 피? 헌혈? 미친 지가 무슨 뱀파이어도 아니고 내 피를 하-참.. 지나가는 개가 웃겠네 참” 헛웃음을 짓던 백현에 모습에도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빤히 쳐다보는 찬열을 향해 가운데 주먹을 보이더니 중간 손가락만 세우며 메롱을 하더니 그대로 카페 밖으로 나가버렸다. “재밌네, 성격은 좀 고쳐야 할 거 같네...” 찬열은 맞은편 백현이 앉아있던 자리를 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허기진 배를 채우러 발걸음을 옮겼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홍대 거리를 거닐던 찬열은 가로등 불빛이 군데군데 비추어주고 있는 놀이터로 들어가 가로등 불빛이 없는 어두운 자리에 앉아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관찰하듯 턱을 괴고 쳐다보고 있는데 한 여자가 그런 찬열에 곁으로 다가와 앉았다. “혼자 왔어요? 아니면 일행 기다리시는 중인가?” “.......................” “그냥...뭐 혼자 있기에 심심할까봐 말 건건데... 나 그냥 갈까요?” 대답은 않고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눈빛이 부담스러웠던 건지 여자는 시선을 피하며 자리에서 일어날까 고민하고 있었다. 찬열은 자신의 옆에 앉은 여자에 진한 스모키 화장에 고스룩에 난해하군이라 생각하면서 작게 미소지어보였다. “..혈액형이 어떻게 돼?” “오! 목소리 완전 대박! 얼굴만 잘생긴게 아니라 목소리도 완전 멋있어!!! 말 걸기 잘한 듯? 헤헤 근데 내 혈액형은 왜요? A형인데” “...흐음....” 주머니에 넣어놓았던 담배를 꺼내어 물곤 불을 붙이며 숨을 들이마셨다 여자를 향해 길게 연기를 내뱉자 여자는 뭐하는 거냐며 손으로 연기를 흐트러트렸고 연기에 눈이 매워 찌푸렸다 뜨자 눈앞에 찬열이 바짝 다가와 미소 지으며 여자의 얼굴을 담배를 들지 않은 다른 손으로 감쌌다. “쉬잇-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절대 소리를 질러선 안 돼. 알았지?” “....아....저..” 자신의 얼굴 가까이에 있던 찬열이 더 가까이 다가옴에 여자는 입을 다물었고 찬열은 고개를 좀 더 숙여 여자에 목에 얼굴을 묻고 처음엔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혀로 낼름 핥으며 여자의 허리를 감싸더니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목에 깊이 이빨을 꽃아넣었다. “흐읏!....아....아..” 여자는 아프다는 소리를 내어보려 했지만 고통의 신음만 나올 뿐 그 외에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고통스러움에 손을 들어 찬열에 어깨를 손이 하얗게 질릴게 쥘 뿐 그 외에는 찬열이 허리를 강하게 감싸서 빠져나갈 수도 없었다. “...하아-....씨....” “...아...하...아...” “목소리가 안 나오는게 이상해?...괜찮아.. 넌 잠시 최면에 걸린 거니깐... 내가 이 자리를 떠나면 넌 말을 할 수가 있게 될 거야....” 찬열을 두려움과 공포에 눈빛으로 진한 스모키 화장으로 강렬해 보이던 눈이 이제는 처량해 보일정도로 화장이 번지고 눈물만 흘리는 모습에 찬열은 한쪽 입 꼬리만 웃어 보이며 여자의 얼굴을 감상하듯 한참동안을 바라보았다. “..참...멋진 표정인데... 난 다른 사냥을 하러 이제 가야겠네 아쉽지만..” “...아...흐...” “이제 내가 사라지면 그땐 마음껏 말 하든 소리를 지르라고, 대신 너는 날 기억하지 못할 거야. 내 얼굴도 나와의 있었던 일조차도 말이야....” 말을 마친 찬열은 조용히 그곳을 빠져나갔고 빤히 쳐다보고 있던 여자는 더 이상 자신의 눈앞에서 보이지 않자 그제야 말문이 트인 사람마냥 횡설수설 혼잣말을 하다 크게 소리를 내지르더니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아씨..더럽게 맛없어.. 입맛 떨어지게..” 뿔테안경을 벗어 주머니에 넣고 어둠속으로 찬열은 사라져 버렸다. 최근 들어 손이 모자라서 백현도 카페에서 일을 하다 보니 피부가 까칠하다고 느껴져 팩을 얼굴위에 올려놓고는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켜 재미난 게 없는지 한참을 돌려보다 무겁게 내려오는 눈 커플을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들어버렸다 한참동안을 단잠에 빠져있던 백현은 차가운 느낌에 눈을 뜨며 일어나 창문이 열린 건가하고 고개를 들어보자 배란다 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아...뭐야... 왜 배란다 문이 열려있어...으 추워” 활짝 열린 배란다 문을 닫고 커튼까지 치며 차가운 공기에 손으로 양팔을 쓸어내리며 방안에 서 이불을 가져와 몸을 두르고 리모컨을 들어 뉴스가 나오고 있는 텔레비전을 끄고 거실에 켜져있는 불까지 끄고 방안에 들어가려는데 창문가에 보이는 한 인영에 자신이 잘못 본건가 하고 손을 들어 눈을 비볐다. “...잠이 들깻....?...” “............................” “도도도도도도도...도둑???!!...너 거기 딱 서 있어! 뭘 훔쳐가려고 들어온 거야!!?” 얼굴을 확인하려 불을 키려 손을 뻗어 형광등에 불이 들어온 순간 백현은 자신의 집에 들어온 침입자가 낯익은 얼굴이라 눈을 두어 번 깜박이며 삿대질을 하자 남자가 다가와 백현에 키에 맞춰 무릎을 굽히곤 눈을 맞추었다. “..네 피가 필요해....더 이상은.. 못 참겠어..” “으응?...뭐...뭐라는 거야!!! 당신 정신병자야? 뭘 자꾸 이상한 소리를...어어! 어딜 만져!!” “조용히해.. 식사가 끝날 때까지 입 다물어” “...뭐.......!!!!..” 삿대질하는 손을 잡아 입가에 가져가자 백현이 소리 질렀고 방안을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에 미간을 찌푸리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이야기 한 다음 백현은 말을 하려 했지만 자신의 의사와는 다르게 입이 떨어지지도 목소리가 나오지도 않았다. “..흠....설레는데 벌써-” 자신의 팔목을 붙잡고 얼굴가득 즐겁다는 표정에 백현은 좀 전 호들갑스럽게 위험한 상황이라고 생각했던 것조차 까먹고 자신의 앞에 있는 남자가 또 무얼 하려는지 주의 깊은 눈길로 쳐다보며 찬열을 궁금해 했다. “..하....여전하네....” “..................” “........무섭지 않아? 왜 그리 쳐다봐” “.........................” 포만감에 만족스럽단 표정으로 환하게 웃어 보이며 입술을 떼어낸 찬열은 자신을 뚫어져라 아니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백현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시선만 고정되어 있는 모습에 고개를 갸웃하며 왜 말을 안 하지 라는 생각을 하다 자신이 말을 못하게 했다는 걸 생각해내곤 낮은 음성으로 말을 하라고 하자 백현은 좀 전까지 느껴지던 이상한 느낌이 사라짐에 자신보다 한참이나 큰 찬열에 고개를 위로 올렸다. “당신..변태야? 아니면 스토커? 왜 남의 집에 허락도 없이 들어와?” “하- 뭐? 그쪽은 내가 무섭지 않아?” “내가 왜 당신을 무서워해야 하는데? 내가 당신을 무서워해야할 필요가 있나?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 켁! 아프잖아! 뭐하는 짓이야!!!” 경찰서에 신고한다며 핸드폰을 찾으러 가는 듯 한 발짝 발걸음을 뗀 백현을 잡는다는게 그만 멱살을 잡아 들어 올렸고 순간적으로 목이 졸려 숨이 막힌 지 인상을 찌푸리자 실수라며 손을 놓고 미소 짓자 백현이 잡혔던 목을 매만지며 버럭 소리 지르며 매섭게 눈을 치켜올려떳다. “급한 대로 잡는다는게 그만.. 난 변태도 스토커도 아니고 그냥 배가 고파서 그만..” “와- 또라이 아냐? 배가 고프면 밥집을 가! 왜 우리 집을 찾아와서 날 물어? 당신 정신병자 아냐? 병원에서 이제 막 탈출한?” “하- 또라이에 이제는 정신병자 취급이라니... 저기 그쪽 지금 뭔가 큰 착각을 하는거 같은데 내가 뱀....” “뱀 뭐? 영화나 책에서 나오는 뭐 그런 이상한 괴물이란 소리 하려고? 아 그래서 네가 지금 날 물었다 이거냐? 배가 고파서? 안되겠다. 진짜 당신 정신병원 탈출한 사람 같은데 당장 신고를..!” 찬열은 자신이 뱀파이어인걸 어찌 확인 시켜줘야 하나..라고 생각하다 가까이에 보이는 텔레비전을 주먹으로 내려쳐 두 동강을 내자 상처가 난건지 손에선 붉은 피가 뚝뚝 흘러내리다 언제 그랬냐는 듯 상처가 사라져버렸다. 찬열에 상처를 확인 시켜주는건 바닥에 떨어져있는 찬열에 핏자국들이였다. 백현은 생뚱맞은 행동으로 인해 망가져버린 텔레비전을 뻐금거리며 놀란 눈으로 쳐다보며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대로 굳어 미동이 없었다. “...조금 놀랍지? 근데.. 정말 난 뱀파이어이고..그 덕에 이렇게 난 상처가 나도 금방 사라지는... 근데 힘쓰니깐 배고파...” “......이익!!! 이 미친 쌍또라이 지나가던 미친개도 물지 않을 녀석아! 지..지금..네가 뭘 두 동강 낸줄 알아? 이..이게 얼마짜린데...흐어... 내 텔레비...텔레비가...지금..” “하- 진짜 별종이네 이 녀석. 지금 내 짐승 같은 치유력보다 텔레비가 문제야?” “야! 네가 부슨 이 텔레비전이 몇 백만 원 짜린데 그걸 부숴? 물어내 물어내라고! 이 미친놈아 물어내!!!” 그까이거 물어주면 되지 라고 어깨를 으쓱이며 찬열은 한쪽 입 꼬리를 올려 웃더니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골드 카드를 백현에게 내밀며 더 좋은 거로 사줄게 라고 얘기하자 좀 전까지 도끼눈을 하고 쳐다보던 눈빛을 바꾸며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골드 카드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일시불로 사. 할부로 긁어봤자 다달이 돈 나가는 것도 골 아프니” “지..진짜로? 호오- 이게 말로만 듣던 그 골드 카드? 가짜는 아니겠지?” “지금 당장 사러 갈래? 못 믿겠으면” “오케이! 지금 가! 문 연 전자제품 가게가 있겠지?” 찬열이 자신에게 사기를 치는 건 아닐지 자신의 소중한 텔레비전을 부숴 논 저 호랑말꼬 같은 놈에게서 꼭 텔레비전을 당장 받아내야겠다는 생각에 방안으로 들어가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나갈 준비를 하고 집 밖으로 나와 가까운 전자제품 가게에 들어가 제일 크고 제일 비싼 텔레비전을 골라 일시불로 긁고는 밖으로 나왔다. “텔레비전 잘 볼게 그럼 잘가~” “어딜-”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손까지 흔들어 보이곤 집으로 돌아가려는 백현에 뒷덜미를 잡아 세운 찬열은 그대로 질질 백현을 끌고 가까운 카페로 들어가 마주 앉았다. “아! 뭐야. 우리가 더 할 말이 있어? 난 왜 여기 데려온 건데?” “텔레비전도 사준 사이인데 그쪽도 나한테 뭔가를 해줘야 하지 않겠어?” “와- 이 뻔뻔한 놈 좀 볼세? 텔레비전이야! 그쪽이 아니 네가 부쉈잖아! 그리고 지가 사준다고 해놓고서 내가 뭘 해줘? 아니 왜 해줘? 해줄게 뭐가 있어!!” “난 그쪽이 맘에 들거든..” 뚫어져라 자신을 쳐다보며 진지하게 이야기 하는 찬열에 표정에 양손을 들어 엑스 자를 만들곤 말을 더듬으며 백현이 거절의사를 표했다. “나..나..나는 게..게이가 아니야!” “나도 게이는 아니야. 자꾸 오해하는데 나도 신체 건장한 대한민국 남성이야. 여자 좋아하는” “그.. 그럼 여자를 꼬시지 왜 내가 맘에 든다고 해? 날 자꾸 물지를 않나!” “그건 내가 배고픈데 그쪽만큼 맛있는 식사가 없으니깐.” “........뭐어? 식사? 하- 이봐요.. 보통 사람은 식사를 사람으로 안 하거든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리 말이 안 통하고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백현에게 다쳤던 손을 테이블 위로 올려 제대로 보라며 다른 손으로 가리켰다. “그럼 이건? 봐- 지금 내 손 멀쩡하잖아? 텔레비전이 두 동강이 났는데” “...............하-”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찬열에 손을 내려다보던 백현은 정말 아무상처 없이 깨끗하고 매끈한 손에 어이없다는 시선으로 눈을 떼지 못했다. * “여어- 왔어?” “엄맛- 씨밤바야!! 미친놈아! 주인도 없는 방에 왜 들어와 있는 거야!!” 촉촉이 젖은 머리위에 수건을 쓰고 샤워를 한건지 보송한 얼굴로 방안으로 들어온 종대는 불을 키자 침대위에 다리를 꼬고 앉아 손을 들어 자신을 반기는 낯선 이의 화들짝 놀라며 방문에 바짝 붙었다 찬열인걸 알고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머리를 털며 거울 앞으로 다가가 섰다. “그냥... 보고 싶어서?” “지랄.. 자다 봉창 두드리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용건이 뭔데-” “오늘... 내 정체를 밝혔어.” “..................뭐어!!????” 스킨을 바르고 있던 종대가 얼굴위에 양 손을 올려놓은 채 눈을 크게 뜨고 찬열을 향해 반문하자 찬열은 어깨를 으쓱이며 웃어 보이더니 차분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근데... 안 믿더라. 내가 뱀파이어라고 하니깐 말도 안 된다고, 미친놈 또라이 별의별 소리를 다 듣다가 골드 카드 한번 긁어주고 왔어-” “..야 이 미친놈아. 지금까지 어떤 누구한테도 알린적 없이 만났으면서 왜 이제와 누구에게? 그러다가 너 또 나가야 되면 그 빈자리 누가 채우는데!!! 괜히 내 일거리만 늘어나잖아!!” “그럴 일은 없을거 같다. 앞으로 같이 살 예정이거든... 그러니 혈액팩 셔틀 이제 그만 해도 된다고” “같이 사는건 좋지만 죽이지만 마라. 사람 하나 죽어날 때마다 고달픈 건 나라고!!!” “오래오래.. 데리고 살거 같다. 걱정마- 그럼 나 이제 간다” 침대에서 일어난 찬열이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버리자 종대는 잘가라는 인사와 함께 열려진 창문을 닫으며 덜 마른 머리를 몇 번 털어내며 책을 집어 들어 침대에 누웠다. “어휴.. 얼마나 가자 보자...” 밖으로 나온 찬열은 어두운 길거리를 거닐며 주변을 훑어보는 듯싶더니 높이 뛰어올라 발길 닿는 데로 간 곳은 백현에 집이 잘 보이는 맞은편 빌딩 이였다. “...앞으로 잘 부탁해. 후훗” 손님이 나간 자리를 치우려 종인이 카운터에서 나와 테이블 위에 빈 컵들을 접시에 담고 행주로 테이블을 닦다 딸랑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어서오세..라는 말을 하다 말곤 다크서클은 턱까지 달고 하룻밤 사이 푸석해진 얼굴과 축 쳐져 좀비처럼 걸어 들어오는 백현에 모습에 놀란 듯 다가가 얼굴을 살폈다. “우어- 무슨 일이에요? 얼굴 왜이래? 완전 대박! 어제 뭐 야동이라도 밤새 돌려봤나?” “..야동은 무슨... 귀차나... 저리가~” 창가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은 백현이 자신의 옆에 들러붙어서 재잘대는 종인을 귀찮다는 듯 밀어내고 테이블 위에 늘어지듯 엎어져 창밖에 지나다니는 여자들을 멍하니 쳐다보다 어젯밤 집으로 돌아가 밤새도록 영화와 인터넷에 떠도는 뱀파이어에 관한 이야기들을 찾아보며 지금까지 관심밖에 일들이 자신에게 일어났다니 아니 신기하기도 하고 아리송한게 믿기지도 않는데 믿어야 한다니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잡생각들에 머리를 벅벅 긁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에서 핸드폰을 만지작대는 종인을 불렀다. “핸드폰 만지지 말고 이리 좀 와봐” “에? 왜요. 귀찮다고 가라고 할 땐 언제고~” “군소리 하지 말고 오라면 좀 와!” “네네-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야 되는 을에 입장일 뿐이죠. 카운터에서 나와 백현이 앉은 테이블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앉은 종인이 미간에 내 천자를 만들고 관자놀이를 꾹- 누르며 깊은 한숨을 내쉴 뿐 말을 안 하는 백현에 입이 열리기를 기다리자 한참이 지나서야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종인아...그래 이게 말도 안 되는.. 아니 도대체 이게 말이 되지도 않지만!” “뭔 소리를 하려고 이렇게 설레발에 흥분을 하십니까?” “야.. 내 팔에서 나는 냄새 좀 맡아봐 무슨 냄새.....가 나?” “흐음.............그냥 섬유 유연제 냄새밖에 안 나는데요?” 종인에 말에 백현도 자신의 팔을 코로 가져가 냄새를 맡으며 작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럼 그렇지 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맞은편에 안은 종인에 눈을 똑바로 마주하며 입을 열었다. “내가.. 진짜 궁금하고 어이없어서 묻는 건데 미친놈처럼 보지 말고...아...그러니깐...” “뭔데 그렇게 뜸을 들여요? 내가 사장님을 미친놈처럼 볼껀 또 뭐야” “...하..... 그러니깐 종인아.... 넌 그..그러니깐.. 뱀파이어....가 있다고 생각해?” “.............하...하하...푸하하하하하.....”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에 자신이 무얼 들은 건지 생각하다 이해한 종인이 박장대소를 하자 민망한지 한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미간을 찌푸리는데 그 와중에 너무 웃어 배가 아프다며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더니 눈물까지 매달고 중얼거리는 종인에 백현이 이젠 매섭게 째려보았다. “그만..웃어라..그 주둥아리를 확 옆으로 찢어버리기 전에!!” “하하, 네에네- 아..진짜 세상에 사장님 어떻게 그런 생각을? 아니 그게 말이 된다고 하하.. 생각해요?” “그래..그렇지 이게 정상이지. 거봐! 내가 비정상이 아니라니깐? 세상에 그런 말도 안 되는!! 아후....” 백현이 머리를 벅벅 긁으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여전히 피식 피식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는 종인에게 손을 흔들며 다시 카운터로 가서 손님을 보라고 하자 알겠다고 일어나 가는 와중에도 카페가 떠나가라 큰 소리로 웃으며 백현에 뜨거운 눈 초림을 받아야 했다. “...이 새끼가 지금 날 속인건가? 아니지..근데 그건 또 말이 안 된단 말이야” “뭐가 말이 안 되는데” “어?!.....어라?...네가 왜 여기..” “지나가는 길에 잠시 들렸어. 근데 혼자 뭘 그리 중얼거리는 거야? 뭐가 말이 안 돼” 세훈에 반복되는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해줘야 하는지 고민하는 듯 관자놀이를 지그시 누르다 엉뚱한 소리를 내뱉자 궁금한 것은 참지 못 하는 세훈의 성격에 재촉하듯 다시 한 번 묻자 깊은 한숨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 백현이 음료 가져다줄게라며 테이블을 벗어났다. “아! 형! 궁금한 거 못 참는 거 알면서 이렇게 말 안 해주고 갈 거야?!!” “시끄러- 조용히 하고 있어 이따가 얘기해줄 테니깐” “아씨.. 또 여자 손님 오니깐. 나 버리고 가는 거봐. 저 여자 밝힘증 변.백.현” 방금 전까지 근심 걱정 가득한 얼굴로 축 늘어져 앉아있던 백현이 맞는지 해맑게 웃으며 들어오는 여학생들에게 다가가 접대용 미소를 지어보이며 어떤걸 마시겠냐며 접수를 손수 받아주고 세훈에게 줄 커피를 들고 다가와 커피를 내려놓으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하아.....세훈아... 진심 이건 내가 고민이라서 물어보는 건데...” “어. 뭔데 단순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변백현께서 이리 심각하게 고민하는 거면 그냥 심각한 이야기가 아닌거 같은데” “그러니깐.... 넌 ..저기..음.. 뱀파이어...라는게 있다고 생각해?” 백현에 진지한 말에 세훈은 한참동안을 말없이 빤히 바라보기만 하였고 좀 전에 종대처럼 웃기라도 하던지 말이라도 하던지 하지 이렇게 자신을 쳐다보는 눈빛이 어색한지 시선을 피하며 세훈에 입이 열리길 기다리다 답답한 백현이 대답을 재촉하였다. “아..뭐야...말도 없이.. 넌 어떻게 생각 하냐니까?” “..흠... 형은 그런 질문을 왜 하는 건데?” “...아 그게.. 그러니깐...” 세훈의 예상치 못한 되받아치는 질문에 당황스러운지 백현이 말을 더듬으며 머리를 긁적이며 저 질문을 이해시킬 대답을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찬열과의 이야기를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던 백현이 조심스레 말을 이어 나갔고 세훈은 묵묵히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아무 말도 없었다. “...하... 이걸 믿어야 하는 거냐? 정말로 뱀파이어라는게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냐고 난 지금 내 인생 통틀어서 이렇게 남자 때문에 생각한 것도 처음이고.. 안 믿기도 뭐하고 이거” “믿기지 않는 이야기이긴 하네. 뭐 영화나 책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니깐. 근데 안 믿기도 뭐하네- 그 모든 상황을 설명하기도 애매하네. “...그..그렇지? 하아... 나 갑자기 이렇게 어이없이 꼬여버린 사람에 아주 그냥 미쳐버리겠다.” 백현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울상을 짓자 언제나 커피 아니면 여자로 저리 머리를 싸매는건 봤지 남자라는 존재로 골머리를 섞는걸 보자 괜히 웃음이 나오려는걸 간신히 참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세훈이 백현 몰래 고개를 돌려 작게 웃음 짓다가 다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백현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래서 그 사람이 뱀파이어라는게 진실이라면 형은 어쩔 건데” "...하아... 몰라.. 그렇든 아니든 그 사람은 게이도 아니라면서 나만 보면 자꾸 목을 물질 않나.. 팔을 물질 않나... 진짜 미친 거 아닌가 몰라.. 경찰에 신고하자니 동성끼리는 성추행도 지금 접수가 안 되잖아?“ “그치.. 아직은..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는 접수가 안 되지”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는 백현에 모습을 지켜보던 세훈이 작게 미소 지었다 입 꼬리를 내리며 입을 열었다. “형..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 “왜..난 네가 말도 꺼내기 전에 이리 불안하지?.... 우선 얘기나 해봐” “그 사람이 뱀파이어인걸 확인하기 위해선... 뭐 다양하게 있잖아. 은이나 마늘, 십자가? 흠.. 그것보다 더 확실한건 실험인데” “야! 싸이코 같은 자식아. 너 또 고새 나쁜 생각했지? 실험이라니..으.. 생각만으로 진절머리가 나 이 싸이코 같은 녀석하고 왜 얽혀가지고 참” “까칠하게 굴기는... 예전에 내가 스치듯 만났던 누가 생각이 나긴 하네.. 그래서 난 솔직히 형 말을 믿는 쪽! 그러니깐 언제든지 고민이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 알았지?” 윙크까지 하면서 나간 세훈에 말을 흘려듣고 멍하니 있던 백현은 어두워진 그림자에 고개들 들어 올리자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한 인영이 낯이 익는 듯 해 자세히 들여다보자 찬열이 미소 지으며 카페 안으로 들어와 백현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앉아 손까지 흔들며 인사 했다. “귀신이라도 봤나? 침 떨어지겠어. 입 좀 다물지- 추하게” “...어...어?...아..아니!... 여기는... 어찌 알고? 아니 그것보다! 뱀파이어라면서 낮에는 어찌 돌아다녀?” “내 식량에 냄새는 미국에서도 맡을 수 있도록 후각이 좀 좋거든~ 안 믿는 듯 하더니 햇빛정도에서 돌아다니는거 따위야 뭐” 찬열이 어깨를 으쓱이며 미소 짓자 백현은 종인에게 확인 시키면서 자신도 맡아본 옷 냄새를 맡아보려 팔을 코에 가져가 들이켜 봤지만 여전히 자신에 코에는 섬유 유연제 냄새만이 날 뿐이었다. “섬유 유연제 냄새밖에 안 나는데? 그리고 자꾸 날 정말 네 밥 취급하지 말라고!! 기분 참 뭐 같은게.. 확 저 주둥아리를 꿰매버리던가 뭉개던가 해버리고 싶어지게” "푸흐흐, 내 코와 그쪽 코가 같아? 뭐, 기분이 나쁘다고 하니... 그럼 뭐라고 불러야 하나.. 아 ! 우리 아직 통성명도 안 했지?“ “...우리가 통성명 할 사이는 아니지 않나? 난 아직 그쪽 제의를 수락하지도 않았거든!!” 아랫입술을 손가락으로 슥 훑으며 맹수의 눈빛으로 백현을 쳐다보던 찬열이 매번 이리 발끈 하거나 펄쩍 뛰는게 꼭 갓잡은 생선 같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며 웃고 있자 그 모습에 기분이 나빴는지 테이블 아래 찬열에 발을 아프게 꾹 밟곤 팔짱을 끼고 거만하게 찬열을 노려보았다. “푸흐흐.. 뭐 싫다고 하면 강제로라도 데려가지. 이제 당신 말고 다른 먹이에는 아니 다른 피에는 솔직히 허기가 안 채워지더라고.. 입맛도 버리는 기분이야.” “하- 어이가 하늘을 찌르는구만~” “믿기 싫으면 믿지 말고- 아무튼 결정은 되도록 빨리 하라고 안 그럼 진짜 보쌈이라도 해서 데려갈 테니깐” “내가 여자냐? 지금이 무슨 조선시대야? 보쌈은 웬 보쌈이야!” 콧방귀를 끼며 일어난 백현은 가운데 손가락을 보이곤 사라져버렸다. 찬열은 미소 지으며 백현을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나 카페를 나섰다. “햇빛아래 외출은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쁘단 말이야..” 카페를 나온 찬열이 선글라스를 고쳐 쓰며 그늘진 어두운 골목길 쪽으로 사라져버렸다. “후..... 종인아! 물 좀 한잔 줘봐-” “여기요. 근데 같이 앉아있던 남자는 누구에요? 완전 괴기스럽다...으.. 머리부터 발끝까진 온통 새까맣게 입어가지고 얼굴은 하얗고 밤에 보면 저승사자인 줄 알겠어” “으으- 몰라 보쌈해 간다느니 어쩐다느니 헛소리나 하는 새끼야 신경꺼-” “에? 보쌈이요? 사장님을?.....설마.. 게이 스토커?!!!!” 물을 마시던 백현이 게이 스토커라는 말에 마시던 물을 종인에게 뿜어버렸다. “앗! 사장님! 이게 무슨.... 으.. 더러... 저 옷 좀 갈아입고 올게요!” “야-! 네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아니지.. 어쩌면...스토커...후...그런 건가..아무튼 빨리 갔다 와” “네네. 알았어요 얼른 다녀올게요” 대강 두르고 있던 유니폼 앞치마로 물기를 닦으며 나온 종인은 탈의실로 뛰어갔고 백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테이블에 엎어졌다. “올해 마가 꼇나..? 생각해보니...스토커일지도....” *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들어온 찬열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종대가 쳐다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옷을 갈아입고 나온 찬열이 어깨를 으쓱이며 왜 라고 묻자 팔짱을 끼며 매섭게 쏘아보았다. “왜? 왜 소리가 나와 지금? 아무 말 없이 나가서 세 시간이 지나서 들어오면서 콧노래까지 부르고!” “아~ 거참 또 시작한다 또. 그놈의 잔소리..” 귀를 후비며 다른 곳으로 피하려는 찬열을 붙잡으려 종대가 일어났지만 재빠르게 움직여 잡지 못하고 놓쳐 열이 받은 종대가 큰소리로 박찬열에 이름을 외치자 그걸 다 듣고 있던 찬열은 피식 웃으며 책상위에 올려진 서류들을 넘겨보았다. “마누라도 아니고 웬 바가지야..바가지는-” 서류들을 보며 밀려있는 일들을 처리하고 나온 찬열이 여직 꽁해있는 종대에게로 다가가 어깨를 치며 아직 화나있는 거냐고 물어도 대답하지 않고 현미경을 들여다 볼 뿐이었다. “내가 늦게 온건 잘못 했는데... 이렇게 아직도 화나있을건...” “야! 우리 여기 발령난지 이제 고작 한 달밖에 안 됐어! 근데 너 뭐하는데 나가서 연락도 안 되고 그럼 내가 다른 사람한테 뭐라고 말해줘야하냐? 아니- 내가 언제까지 니 뒷바라지를 해야 돼?” “하.............. 말없이 사라졌던건...미안하다 미안~ 다음부턴 안 그럴게~” “맨날 말로만 안 그런다고 해놓고서 말없이 사라지기 일쑤! 모가지가 한번 날아가 봐야 아~ 내가 잘못했구나. 이 김종대가 참으로 고마운 녀석 이였구나 라는걸 느끼지? 흥!” “아구- 우리 종대 왜이리 까칠하실까? 응? 애인이랑 싸웠어?” 정곡을 찌르기라도 한건지 화난 종대가 입을 꾹 다물고는 현미경으로 눈을 돌려 자신의 옆에 서 있는 찬열을 투명인간 취급하자 맞고만 이거 하면서 종대에 기분을 풀어주려 옆에서 귀찮게 하자 결국 현미경에서 눈을 떼곤 등치에 안 맞는 애교가 거북하다며 손에 잡히는 물건으로 내려치려하자 눈 깜박이는 순간에 찬열은 다른 곳으로 사라져버렸다. “이제야 조용하네.. 진작 가버릴것이지-” “종대야- 그걸로 나 치면 중상이야~ 혈액팩 10개로도 모자라!!” “아직 안 갔냐? 혈액팩 10개로도 모자를정도로 중상 한번 입어볼려? 안 꺼져? 꼴도 보기 싫어!” 사라진 줄 알았던 찬열은 멀리 떨어져 책장 뒤에 몸을 숨기곤 종대가 들고 있는걸 가리키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림에 종대가 언성을 높이며 좋지 않은 분위기 상 후퇴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찬열은 퇴근 시간이 다 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여- 오늘 저녁엔 시간 좀 있나 종대얌~?” “시간 있으면 뭐 어쩌려고, 집에나 들어가 인마. 내일 할 것도 산더미야” “에이~ 그러지 말고! 저녁이나 먹으면서 간단하게 어때?” “너는 간단하게가 양주잖아! 오늘은 안 돼” “아 왜! 친구라곤 나한테는 너 뿐인데 이러기냐!” “....후.... 왜 뭐 나한테 할 말 있어?” 자신에게 이리 시간을 내달라며 조르는 찬열이 할 말이 있어 보여 외투를 입으며 묻었고 찬열이 뜸을 들이며 고민하는 듯 조용하더니 종대가 집어 들려는 백팩가방을 찬열이 뺏어들며 빙그레 웃었다. “내가 심히 고민하는게 있거든.. 너라면 왠지 해결책을 알고 있지 않을까 싶어서” “......후....... 나 배고프니깐 밥만 먹자.” “그래! 고마워~ 종대얌~” 아이처럼 해맑은 미소를 보이며 종대에게 팔짱을 끼며 붙자 떨어지라며 찬열을 떼어내고는 나란히 서서 연구실을 빠져나갔다. “많이 먹어- 우리 종대~” “그래.. 이리 비싼 꽃등심을 사주면서까지 나한테 묻고자 하려는 말은 뭔데?” “음... 내 입맛에 딱 맞는 걸 찾아냈는데... 어떻게 꼬셔야 할까?” “내가 무슨 지식인이냐? 별걸 다 나한테 물어- 여자면 가방으로 꼬셔. 너 잘하는거 있잖아 평소에 하듯이” 잘 익은 꽃등심을 상추에 싸서 입안에 넣고 맛있게 먹는 종대 앞에서 찬열은 슬슬 갈증이 나는 입술만 축이려 물을 마시다 안 되겠던지 종대에 백팩가방 주머니에 들어있는 담배를 꺼내어 입에 물었다. “이 새끼가- 남에 담배를 허락도 없이 막 피냐?” “아- 좀 나눠 피는게 어때서 깐깐하긴. 후...” “됐고, 네가 꼬시려는 여자 이번엔 어떤 여자냐?” “아쉽게도 여자가 아니야. 남자야 그것도 엄청 시끄러운 쨍알쨍알~” “헐...!!! 너..너 그럼 이제 게이가 되는 거냐? 미~친놈! 저리가!!” 젓가락으로 십자가를 만들어 보이며 정색하는 종대에 모습에 찬열이 어이없다는 듯이 웃어대더니 자신의 앞에 놓여있는 젓가락으로 경계의 눈빛으로 보는 종대에 젓가락을 가볍게 쳐냈다. “미친 새끼! 그런거 아니야. 후....뭐 방법 없을까?..아! 그래! 넌 애인 어찌 꼬셨냐?” “..내 애인?...꼬실 때 차 끌고 갔었지. 모든 남자들의 로망~ 벤츠를 딱 끌고 가서!” “음.... 차라... 남자들이 보통은 차를 좋아하나? 그 녀석은 그다지 좋아할 거 같진 않은데...” “아닐 거 같다고? 그럼 좋아하는게 뭐냐고 물어봐! 아무튼 단순하게 좋아하는 걸로 꼬셔- 남자들은 단순해서 장난감 같은거 좋아하잖아.” “하하.. 장난감이라..그래 그 녀석은 어쩌면... 장난감이 어울릴지도?” 물 잔을 만지작대며 찬열이 미소 지었다. 종대는 그 모습에서 무언갈 읽어낸건지 그런 찬열에 모습을 관찰하듯 쳐다보며 생각에 빠져 불판위에 올려져 있는 꽃등심에 무심해졌다. “야- 아무리 얻어먹는 거라지만 고기 타잖아!” “어? 아.... 고작 요만큼 탄거 먹는다고 죽지 않아~ 아무리 탔어도 고기가 녹는다 녹아~” “네가 그런 못된 식습관으로 고 모양 고 따구지” “헐.... 방금 그거 기분 되게 나쁘다! 내가 뭐 어때서 내가 뭐! 뭐!” * 평소와 같이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오늘도 여자 구경하던 백현이 순간적으로 머릿속을 파고드는 찬열 생각에 그 생각을 지우려 머리를 흔들었다. “아우.. 내가 미쳤지! 그 또라이를 왜....” “또라이? 누가 보면 형 미친 줄 알겟네. 혼자 말을 그리 심각하게 중얼 거려” “어 왔어?” 그새 머리를 바꾼 거지 흑발 이였던 머리가 이젠 백발에 가까울 정도로 밝은 노란머리 색으로 나타난 세훈에 모습에 손만 까닥이며 심드렁하니 대답했다. “머리색 바꾼거 어때? 괜찮지 않아?” “어..그러네..” “아 진짜.. 뭐 반응이 그러냐~ 종인이 형은 예쁘다고 머리도 쓰다듬어주고 그러던데!!!” “하- 네가 무슨 애냐? 머리 바꾼거 예뻐해 달라고 하게? 아무튼 막내기질이 어딜 가질 않네..” 혀를 차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자 세훈이 긴 다리를 이용해 백현에 신발을 툭 건들이며 뾰루퉁하니 입술을 삐죽였다. “치- 내가 막내인데 뭐 보태줬어? 형은 여자 밝힘 증이면서” “뭐가 여자 밝힘 증이야!!! 그냥 여자를 좀 좋아하는 거지 자연의 법칙을 따라서” “그건 좀~이 아니거든? 여자에 죽고 여자에 죽는 남자? 그게 변백현씨 아니었어-?푸하하” “..너 죽고 나 살자- 이게 확!” “아아- 잘못 했어!! 잘못- 히히.. 그러니 진정해요 진정~ 릴렉스~” 세훈이 웃어 보이며 성난 얼굴로 자신을 때리려는 백현을 달래며 화제 전환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근데 좀 전에 그 또라이는 누군데? 그 형 문다던 남자?” “어?...어...아씨.. 그래 그 남자!” “하하-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형이 남자를 다 생각하고 별꼴이다” “내말이! 내가 점점 미쳐가는건지.. 왜 그런 이상한 녀석을 다 생각해야 되냔 말이다..” “그 사람이 생각나는 건 관심이 있다는 거지. 어떤 사람인지 점점~ 궁금해지지만.. 난 이만 가야 될 거 같아서 말이지~ 나중에 자세히 얘기해줘!” 뜬금없이 나타난 세훈은 가야된다며 일어나 가버렸고 혼자남은 백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나 바쁘게 일하는 종인 곁으로 가 밀려있는 주문을 보고 잡생각을 지우려 커피를 내렸다. “하... 이제 한가해지네.. 종인이 너 저녁도 못 먹었다면서 얼른 먹고 와. 마감하려면 한참 남았는데” “오-! 웬일로 사장님이 날 일하는 시간에 쉬게 해줘요? 대박사건!” “간만에 착한 사장님 놀이 좀 하려고 하는데 이 녀석이 진짜” “다녀오겠습니다!!!” 백현이 머리를 쓸어 올리며 종인을 째리는 표정에서 쉬는 시간을 준걸 취소할까라는 생각을 눈치 빠른 종인이 읽어내곤 급히 앞치마를 벗어던지곤 빠르게 카페를 나갔다. 간간히 들어오는 손님에 여유롭게 혼자 커피를 내리던 백현이 향기로운 커피 냄새에 자신도 한잔 마실 생각으로 커피를 내리려는데 카운터에서 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카운터로 발길을 옮기며 영업용 미소를 지으려다 손님을 확인하곤 굳어졌다. “참.. 표정을 숨기지 못하나봐. 재밌네- 지루하진 않겠어” “...................” “그것보다 주문 받아야 되지 않아?” “....뭐 먹을 건데?” “여기는 손님한테 정색하면서 막 반말하고 그러나?” “뭘 드시겠습니까 손님~?” 억지로 만들어낸 표정이라 입가에는 경련이 일어났고 찬열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미소 지으며 커피 두 잔을 주문하곤 진동 벨을 들고 카운터 옆에 케이크들이 진열되어 있는걸 구경하며 기다렸다. “주문하신 커피 두잔 나왔습니다. 손님” “알바생 없어? 이거 그쪽이랑 먹으려고 시킨 건데” “내가.. 당신이랑 커피를 왜 마셔-” “마시게 될 거야. 아니 안 마시면 같이 마셔줄때까지 기다리지 뭐~ 카운터에서” “후.... 영업 방해로 고발하고 싶게.. 좀 기다려- 알바생 오면 갈 테니” 오래 기다릴 거란 생각을 가지고 책을 집어 들었지만 몇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다시 접게 되었다. “어울리지도 않게 책은..” “나와의 동거는 어떻게 생각 해 보셨나..?” “응. 난 내 집이 좋아- 그쪽이랑 살고 싶단 생각은 안 드는데? 그럼 이제 나 보쌈 당하나” “그럼 다르게 묻지. 내 집에 들어오면 당신이 좋아하는 뭐든걸 제공하지 어때” “풉- 뭐든걸? 그게 어떤 거라도?” “그래. 원하는건 뭐든지”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 하는 찬열과는 반대로 웃음이 터진 백현은 가게 안 사람들이 한번씩 쳐다보는데도 한참동안이나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이제 다 웃었나?” “아.. 너무 웃었나.. 얼굴이 다 아프네.. 후우... 그래서 내가 원하는 뭐든지라..여자를 한 트럭을 달라면?” “데려다 주지” “이런 카페 체인점을 내어달라고 하면?” “그거야 어려운거 아니야. 어느 지점이든 내달라고 하는 대로 다-” “흐음......” 거짓이 아니라는 듯 진지한 얼굴을 한 찬열을 바라보던 백현이 너무 웃어서 아픈지 볼을 꾹 누르며 자신을 보고 있는 찬열에 눈을 빤히 쳐다만 보았다. “그렇게 해서까지 날 데려가려는 이유가 정말로 내 피 때문이야?” “응. 그쪽 피가 지금까지 맛본 피 중에서 제일 맛있으니깐.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고 풍겨오는 단 향내가 내 식욕을 자꾸 자극하니깐” “솔직히 아직 나는 당신이 뱀파이어라니 게이가 아니란 말을 믿을 수가 아니 믿어야 할 필요는 못 느끼겠는데 말이야.” “하- 참... 그쪽도 별종이라면 별종이네. 의심병 환자도 아니고 이거 참 확인 시켜주기도 뭐하고” “확인 시켜줘 뱀파이어나 게이가 아니라는거” 황당한 백현에 말에 이번에는 찬열이 입을 다물고 어떻게 증명을 해야지 믿을까 하다가 그냥 직접적으로 물어보자고 생각한 건지 백현에게로 시선을 던지며 말을 이었다. “내가 어떻게 확인 시켜주면 되는데? 난 남자보단 확실히 여자가 좋으니 게이는 아니라고 이렇게 골 백번 이야기해도 소귀의 경 읽기 같고-” “뱀파이어는 사람에 피를 먹고 산다며.. 그럼 날 물때마다 피를 먹는 거야?” “응.. 배고프니깐” “아!.. 영화 보니 뱀파이어들 눈은 대부분 빨갛게 변하거나 그러는데 그쪽은 나와 같은 검은색 같고” 영화는 허구 일뿐이라고 비웃은 찬열은 자신을 노려보다시피 쳐다보는 백현에 팔을 잡아 카페에서 끌고 나와 인적이 드물어 보이는 골목으로 끌고 가는 동안 쉬지 않고 자기를 어디로 데려 가냐고 쫑알대는 목소리엔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여기라면.. 다른 사람 눈에는 띄지 않게군.” “도대체 뭘 하려....” 주변을 훑어보더니 쓰고 있던 검은 뿔테안경을 벗어 입고 있는 남방 앞주머니에 꽂곤 날카로워 보이는 송곳니를 드러내며 백현의 하얀 팔을 물며 시선은 백현을 향해 있었는데 피를 흐르자 검은 눈동자가 점점 붉게 변해가더니 눈을 감았다 뜨자 다시 검게 변해 있었다. “하아...” “.........지...진짜....” “..당신은 거칠게 뛰는 심장이 나는 이렇게 멈춰있지. 이게 증거야.. 내 심장은 뛰지 않고 피도 없지... 그리고 보통 인간보다 모든 것이 월등하게 좋지-” “..........허얼...대박!!!..” 백현은 분명 자신의 손이 찬열 가슴 위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고요한 몸과 차가운 느낌 피를 보면 붉게 변하는 눈동자가 놀라워 감탄사를 지르며 과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두 가지의 생각을 해보았지만 어떠한 해답도 나오지 않아 그냥 멍하니 생각을 포기해버렸다. “이젠 믿어주겠군.... 근데 그쪽 피가 자꾸 내 식욕을 자극하는데” “어?..어..아...당신이 물어서 그런 거잖아!” “가만히 있어- 조금만 마실게” 나른해 보이는 눈으로 백현을 똑바로 쳐다보며 조심스레 피가 흐르는 팔을 잡아 물었다 정말 조금만 마실 생각이였던건지 곧 입을 떼곤 남방 주머니에 넣어둔 안경을 썼다. “그.. 안경은 도대체 왜 써? 뱀파이어가 눈이 나쁜건 아닐 테고..” “눈이 너무 잘 보여서 쓰는 거야. 이거 벗으면 이 거리에서 그쪽 모공까지 다 보여- 원한다면 모공이 얼마나 있는지도 알려줄 수 있고” “헐... 벗지마!! 알고 싶지 않아. 근데 내가 당신 집으로 굳이 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을까?” “안 들어오면 번거롭게 내가 그쪽 집에 무단 침입을 밥 먹듯이 해야 하니깐. 골아파지는건 싫거든” 무단침입이라는 말에 백현도 더 뭐라 할 말이 없었는지 어떠한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찬열을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만 볼 뿐이었다. “집을 지금 당장 정리하라는 건 아니니깐. 그냥 지금 계절에 옷과 몸만 오면 돼. 나중에 차차 옮기던지 처리는 하면 되니깐” “....아- 잠깐! 나는 오케이 안 했는데 멋대로!” “뱀파이어라는걸 확인까지 다 시켜주고 내 정체를 다 까발렸는데 그냥 놓아줄 거라고 생각해 지금?” “...그건 아니지만..그래도” “조만간 데리러 가지.” 대답은 듣지도 않고 찬열은 어두운 골목 안쪽으로 사라져 버리듯이 걸어 들어갔고 혼자남아 멍한 표정으로 카페 안으로 들어가서도 멍한 표정으로 종인이 마감해야 된다며 잔소리를 늘어놓을 때까지 자리를 지켰었다. * “와...무슨 집이....” “그다지... 놀라워 할만한건 아닌거 같은데?” “...우....오...!” 거만하게 팔짱을 끼고 문가에 삐딱하게 서서 종대에게도 아직 보여주지 않은 방에 백현이 들어가 구경하는 모습을 빤히 지켜보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진열되어있는 카메라와 종류별로 나열되어있는 망원렌즈에서 백현은 눈을 떼지 못했다. “사진도 되게 많다! 이걸 다 네가 찍은 거야?” “카메라라는게 생겼을 때부터는 혼자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취미 삼아서 찍어왔지..” “네가 찍힌 사진도 있어 그럼?” “응- 근데 굳이 볼 필요 없을 거야. 지금이랑 별반 차이 없어 옷이랑 머리만 좀 다를 뿐이야” “헐.... 뱀파이어는 늙지 않는다던데 정말 그런가봐? 뭔가 징그럽다.” 징그럽다며 경악한 표정을 숨기지 않고 찬열을 위아래로 훑어본 시선에 기분이 나빠진 건지 카메라 삼매경인 백현에 팔을 붙잡아 책장에서 꺼내어 들고 있던 앨범은 제자리에 놓고 방문을 거칠게 닫으며 거실로 끌고 나왔다. “아 깜짝이야! 왜! 기분 나빠?” “누가 너한테 아래위로 훑어보면서 징그럽네 하고 그런 표정지어봐. 해보까?” “헐.... 거참 미안해~ 내가 원래 좀 그래.” 잡힌 팔을 뿌리치곤 거실 한켠에 놓여있는 심플한 블랙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아 앞으로 자신이 지내야 될 찬열에 집을 구경하듯 눈만 굴려 보고 있자 한숨을 내쉬며 찬열이 냉장고로 다가가 문을 열고 혈액 팩을 하나 집어 들어 입구를 거칠게 뜯고 음료수 마시듯 먹는 모습에 백현이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다가갔다. “이 집 먹을 것은 다 혈액이야? 뭐 음식 같은건 안 먹어?” “먹어봤자 나에겐 아무 맛이 나지 않아. 인간들이 보통 껌을 씹는 거와 같은 질감을 느낄 뿐-” “에? 그럼 나 뭐 먹어? 내가 피를 먹고 살수는 없잖아!” “근처에 큰 마트 있으니 거기서 장 보면 돼. 원하는게 있으면 사다 먹어” 바지 뒷주머니에 있던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어 백현에게 내밀어보이자 거리낌 없이 카드는 자신의 지갑에 쏙 넣더니 다 먹은 혈액 팩을 검은 봉지에 넣어 밀봉을 하고 휴지통에 버리는 찬열에 팔을 콕콕 찔렀다. “나 혼자 마트 가라고? 아직 이 동내 지리도 잘 모르고 무거운 짐들을 내가 혼자 다 들순 없잖아?” “....그래서?” “여기 힘도 세고, 지리도 잘 아는 집주인 있는데 왜 굳이 내가 혼자 가~ 같이 가자!” “...하아...........”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쉰 찬열은 소파에 올려놓았던 겉옷을 챙겨들고 밖으로 나가자 그 뒤를 따라 나갈 생각에 신이 난 듯 콧노래까지 흥얼거렸다. 쇼핑 카트 가득히 식재료 포함 주류와 식기 등을 담아 끌고 한차례 살림장만이 끝난 백현은 아까전 찬열이 준 카드로 계산을 마치곤 들고 가기 편하게 큰 상자에 차곡차곡 넣어 가벼이 들고 있는 모습에 다시 한 번 찬열이 인간처럼 보여도 인간이 아니란걸 다시 실감했다. “술 좋아해? 아니 잘 마셔?” “..술 먹고 필름이 끊기거나 취해 본적은 없었던거 같아.” “오오! 어디 가서 술 먹고 실수 하진 않겠다!!” “그만 집으로 가지? 슬슬 배가 고플 텐데?” “그러고 보니 나 배고픈데 집에서 뭐 시켜먹음 안되나? 시켜먹자 시켜먹자~” 찬열이 고개를 끄덕이며 앞장서자 백현은 핸드폰을 꺼내어 메뉴 선정을 고민 하다 결론이 나지 않자 찬열에 팔을 붙잡아 핸드폰을 들이밀며 골라보라고 의견을 구했다. “두개 다 맛있어 보여서 고르기 힘들어! 뭐가 더 맛있을거 같아?” “그냥 두 개 다 시켜” “나 혼자선 다 못 먹을거 같은데? 그렇다고 너는 먹진 않을 거 아냐” “친구 불러 줄 테니깐 둘이 먹어-” 친구? 누구? 라는 말에 대답해주지 않고 앞장서서 집으로 향하는 찬열에 뒤에서 백현은 고민하던 배달음식을 시키며 졸졸 뒤따라 올라갔다. “여- 박찬열 이 시간에 연락하기에 먼일인가 했더니 집에 웬 손님이 계셔?” “앞으로 나랑 살게 될 동거인- 온 김에 밥 먹고 이따가 이거 잠들면 피 좀 빼주고 가고” “뭔가 기분 더럽네- 나도 이름 있거든? 이거 아니고!! 변백현이야!!” “진정하시구요. 백현씨- 찬열이가 좀 말하는게 싸가지가 없어요~ 친해지면 뭐 애교도 있고 나쁜 애는 아니에요~ 아! 저는 김종대라고 해요 반갑습니다. “네 변백현이에요 반가워요- 근데 둘이 친구?” “아..정확히 얘기하면 상부상조 하는 사이랄까요? 저 녀석한테 오래전 제가 빚을 져서.. 지금은 그 대가를 치루는 중이구요” 배달음식을 나눠먹으며 서로 통성명도 하고 얘기를 나누었는데 반은 찬열이에 대한 불만들이었고 나머지는 서로의 나이와 직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그 모습을 지켜만 보며 입이 심심했던지 냉장고 앞에서 찬열은 혈액 팩들을 꺼내어 배를 채우더니 글라스 잔에 얼음 반 양주를 가득이 따라 소파에 가 앉았다. “재밌냐- 내 앞다마 까니까?” “응! 완전 재밌어! 좋다! 왜 이제야 우릴 만나게 해준 거야 박찬열!! 백현아~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좋지! 저런 거한테 이런 착한 친구가 있을 줄이야!! 종대가 고생이 많네~” “그치~? 나 고생 많겠지? 저 새끼가 지 멋대로에 못~~됐..아파!” 심드렁하니 자신을 가리키며 못됐다고 얘기하는 종대를 발로 킥을 날리자 아프다고 소리 지르며 바닥을 구르는 모습에 백현이가 종대에게 다가가 죽지 말라며 둘이 만난지 두시간만에 죽마고우마냥 친해져서는 순식간에 찬열은 지구상에서 제일 못된 사람 아니 뱀파이어가 되어버렸다. “가만히 있는 사람은 왜 때리냐!!” “그래 왜 때리냐!!!?” “가만히? 가만히 있는 사람? 내 앞에서 깐죽대면서 나 좀 때려달라고 한건 누구냐 김종대~” “감정 실어서 때리면 어떻게! 뼈 나가면 어쩌려고- 아 진짜.. 멍든거 같아 백현아..” “뼈 나갈 정도로 감정 안 실었어. 엄살떨지마 사내자식이” 종대 엄살에 백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소파에 있는 찬열에게 잔소리를 늘어놓자 시끄럽다며 방안으로 들어가 버렸고 거실에 남은 둘은 히히낙낙 웃고 떠들며 배를 채우고 술도 한잔 걸쳐 발그레해진 얼굴로 서로의 이야기를 물었다. “어쩌다 백현이는 이 집에 들어오게 된 거야? 내가 얘기 듣던 사람이 백현이인건가?” “..뱀파이어를 위한 희생?.....하하.. 장난이고 내 집에 무섭게 막 드나든다기에 저번에 문 잠가놨다고 들어온다고 배란다 유리창 다 깨지고 텔레비전 망가지고 결국 뭐... 내 집에 내 심신에 안위를 위해서였던 거지 뭐” “아~ 하긴 그녀석이 좀.. 배고플 땐....인간보단 짐승에 가까워지지. 우선 배를 채우고 보자? 그땐 정말 미친놈 같아 보이기도 하고 무서워 보일정도랄까?” “둘은 언제부터 친구인거야?” “...꽤 오래 됬지. 나 열 살 때 죽을 뻔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살려준게 찬열이였어. 이유는 나도 잘 몰라.. 그게 우리 인연의 시작 이였고 다시 만난게 팔년이 흐르고였는데 열 살 때 본 모습이랑 똑같아서 처음에는 도플갱어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같은 사람이더라고... 그때부터 계속 붙어 다녔지” 과거 얘기에 종대 표정이 잠시 울상 이였지만 찰나였기 때문에 백현은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조금 따끔 할 거야.” “아야! 따끔이 아닌데? 근데 냉장고에 있는 피들은 누구 꺼야?” “너도 한 엄살 하는구나? 냉장고? 나랑 찬열이가 다니는 곳이 혈액 연구소야. 거기서 한두 개씩 가져온 거지 원래는 약국 제조실에서 일했는데 그땐 지인 통해 혈액 팩을 조달 해주는데 여간 눈치가 보여야지. 그래서 뒷빽 써서 들어갔지~” “올~ 이 비리 내가 찌르면 둘이 짤리는거야?” “어? 어어! 아..안 돼! 백현아... 제발..그러면 안 된다” 백현에 피로 혈액 팩을 채우느라 거실 가득 피냄새가 진동하는걸 둘은 인식하지 못하고 장난치고 노는데 방에서 나온 찬열이 거실 창문을 활짝 열며 다 채워진 혈액 팩을 하나 집어 들어 붉어진 눈으로 입가에 가져갔다. “음.. 맛있네- 종대 너 여기서 자고 갈거냐?” “아니. 난 내일 휴일이라서 집에 가서 푹 자고 늘어지련다~ 그리고 언제 네가 날 위협할지 모르는 이 위험지대에서 어찌 맘 편히 자냐” “왜? 자고가지 그래~” “여긴 내 집이다. 그쪽 집 아니고..” “어이- 박찬열. 나 그쪽 아니라고!! 변백현!! 지능이 덜떨어졌나.. 내 이름 세 글자 뭐가 어렵다고 이거 저거 타령이야” “와.. 진짜 백현이 넌 알수록 재미난 아이 같아. 찬열이 안 무서워?” “왜 무서워- 박찬열이? 하나도 안 무서운데?” 두 사람은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백현이가 그런 쪽은 아닐까 생각했지만 입 밖으론 내뱉진 않았다. “하하- 그래..뭐... 아직 백현이가 찬열이를 모르니...” “헛소리 고만하고 갈 거면 얼렁 가라- 둘이 떠드는 소리에 머리가 울린다. “뭐.. 그리 크게 떠든 것도 아니고..지 귀가 밝은게 문제지..괜히.. 나한...! 알았어 알았어! 간다 가-!” 찬열에 미묘한 표정변화를 읽어낸 종대가 벌떡 일어나며 백현에게 인사를 하고는 연락할게라며 집을 나가자 자신도 아직 교환하지 않은 연락처를 교환한 거냐고 묻자 백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 끼리 연락처 나눠 갖는게 이상해? 뭐 그런 시선으로 쳐다봐!” “나도 줘- 우린 동거인인데 서로 알아야지” “싫은데~ 싫은데~ 안 줄 건데~” 욕실에서 잠옷으로 갈아입고 나와 피로함이 몰려오는 몸을 이끌고 침실로 들어가 몸을 누이자 푹신한 느낌과 포근하게 감싸주는 느낌에 잠이 솔솔 온다고 느끼며 잠이 드려는데 찬기운을 몰고 침대로 들어오는 느낌에 한쪽 눈을 뜨고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찬열이 침대에 몸을 뉘였다. “여기서 같이 자려고!!?” “응. 침대는 이거 하나뿐이야. 그러니 같이 자야지” “뱀파이어는 관에서 자고 그러던데 자다가 나 막 무는 거 아니지? 응?” “고리타분한 소리 좀 하지마- 그리고 안 그러도록 할 테니 잠이나 자-” “...왠지 모르게 불안한데... 진짜지? 안 물 거지?? 이 금 넘어오면 발로 까버린다!” “발로 까면 넌 소파로 쫓겨날 줄 알아”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잠이 든건지 미동이 없었고, 백현은 시체마냥 숨도 안 쉬고 눈을 감고 있는 찬열에 호기심이 든 백현이 손을 들어 찬열에 얼굴에 올리자 창백한 얼굴에선 온기가 아닌 냉기가 느껴져 누가 보면 살아있는 사람이라곤 생각을 못 하겠다고 생각하다 졸려온지 찬열을 등지고 누워 잠을 청했다. “....며...시야...” 눈을 뜬 백현은 빛이 들어오지 않는 침실인지라 시간을 확인하려 머리맡을 더듬거리며 핸드폰을 찾아 시간을 확인하더니 베개에 머리를 비비적거리다 기지개를 키며 일어나 앉더니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옆으로 돌리더니 잠들 기전 보았던 모습으로 누워있는 찬열을 보다 침대에서 내려와 부엌으로 향했다. “아침을 뭘 먹어볼까나~ 든든하게 먹어야 종인이를 괴롭힐 텐데~” 마트에서 사온 식재료들과 식기들을 꺼내어 아침을 식탁위에 차리고 텔레비전을 켜놓고 여유롭게 허기진 배를 채운 백현은 개수대에 그릇을 놓고 돌아서려는데 순간 차가움이 느껴짐에 고개를 돌리려 하자 얼굴을 잡는 차가운 손길이 느껴지더니 예기치 않게 갑자기 목에서부터 느껴지는 통증에 발을 짓밟으며 놓아달라고 했지만 요지부동 이였다. “아! 아..아파파! 아프다..읏-...거긴 왜 더듬...으..야!!” “...................” “바그...아..으...야!....윽...으...아프다고!!” 다른 손으론 백현에 잠옷 속으로 집어넣어 가슴까지 올라온 손은 굉장히 차가워 몸을 움츠리게 만들었고 찬열에 날카로운 송곳니가 더 깊이 파고들어 오만상을 찌푸리며 소리를 지르던 백현이 가슴을 지분거리는 손이라도 치워내려 양손으로 찬열에 팔목을 잡았지만 그 팔을 떼어내지 못했다. “이- 변태자식! 호러 개새..이 미친...!!!” “...하아...... 맛있게 잘 먹었다.” “박찬열!!! 너 진짜.. 아침부터 희롱하는 것도 아니고 읏-아!야!!” “오우- 미안~ 너무 배가 고파 그만..”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백현을 놓아주며 미소 지은 찬열은 갑작스럽게 날아오는 백현의 발을 잡았다 놓아준다는게 그만 힘을 너무 준 탓인지 기우뚱 중심을 읽고 넘어진 백현이 소리 지르자 양손을 들어 사과하며 넘어진 백현을 일으켜주었다. “으.. 게이 아니라며!? 아니라며!!” “나 게이 아닌데? 웬 게이 타령이야” “근데 남의 가슴은 왜 만져! 왜! 왜!” “...아... 그거 본능적인거야.. 흥분을 시켜야지 더 맛있거든 뭐 너는 안 그래도 맛있지만” “괘..괜히 남에 몸을 만지는 그런 짓거리 다시는 하지마!!!!” 살짝 붉어진 얼굴에 백현은 쾅! 소리를 내며 욕실로 들어가 버렸고 잠이 들깬 찬열은 다시 침실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으...” “사장님! 왠 땀을 또 이리 흘려요? 열은 없는데...” 창가 테이블에 엎드려 있는 백현을 살피던 종인이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게 이상해 열이라도 있는가 싶어서 얼굴에 손을 올렸더니 미열조차도 없어서 고개를 갸웃했다. “나도 모르겠다. 왜 이러는지... 집에 들어가야 할거 같은데.. 어지럽다” “제가 데려다 드릴수도 없고.. 마감 때까지 기다릴 수 있으시면 끝나고..” “아니다.. 세훈이라도 불러서 갈 테니.. 신경 쓰지 말고 일해-” “알았어요.. 물이라도 드려요?” 손을 휘저으며 됐다는 말에 종인은 일이나 하러 가겠다며 카운터로 돌아갔고 백현은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을 꺼내어 처음엔 세훈이에게 연락을 해보았지만 묵묵부담이였고 고민하다 결국 종대에게 연락해 자신 좀 도와달라는 말에 흔쾌히 오케이 해주었다. “이야- 손님 많네~ 나중에 나도 이런 거나 하나 차릴까?”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집에 좀 가자.” “흐억... 땀 좀 봐. 하룻밤 사이에 나 모르는 무슨 일 있었어? 왜 이리 다 죽어가? 혈색도 안 좋고” “.....모르겠어... 어지럽고.. 힘도 안 들어가” 도움을 받아 찬열에 집에 들어온 백현은 밤이 될수록 더 많은 식은땀과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종대는 물을 마시라며 물잔을 건네며 팔짱을 끼고 미소 지었다. “백현아.. 너 혹시 찬열이한테 물렸어?” “어?..아... 아침에 물리긴...했지?” “역시.. 그거때문이였네. 나도 참 멍청하게 이제야 알다니” “응? 그거 때문 이였다니...” “하하- 근데 너도 참 대단하다. 아침에 물렸는데 일하러 나갈 생각을 해? 아니면 아직 모르는 거야?” “뭐얼...?”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백현에 표정에 종대가 더 당황스러운지 찬열이가 얘기 안 해줬냐고 되묻자 힘겹게 백현이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쉽게 설명을 하자면.. 찬열에 송곳니에는 독이 있어. 그래서 찬열이가 물면 보통은 일주일은 침대 밖으로 못 나올 정도로 사경을 해매거든.. 근데 넌... 어떻게 움직인 거지? 신기하네...” “아...뭐 그런 말도 안 돼...는” “나도 처음엔 안 믿었는데 찬열이한테 처음 물렸을 때 진짜 죽는 줄 알았어 열은 안 나는데 식은땀은 계속 나지 어지럽기도 하고 진짜 그때 난 죽는 줄 알았어” “....그래서...어떻게 해야 돼...?” “방법은 찬열이만 알걸?” 양 어깨를 으쓱이며 종대가 자신도 모르겠다고 말하자 백현은 짧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을 이리 만든 찬열에 대해서 궁시렁대고 있었는데 마침 종대에 핸드폰이 올리더니 액정을 확인해주는데 거기엔 박찬열이라는 이름 세글자가 있었다. “어- 찬열아. 나? 지금 너희 집인데..어 백현이가 아프다고 연락 와서... 인마! 내가 왜 알려줘! 싫어! 어? 어” “....왜? 뭐라고 하길래...” “백현이 너 번호 달라고 하던데? 내가 알려줄 필요가 뭐 있어- 둘이 동거하는데.. 지금 집에 온다네” “....너희가 다니는 곳은 출퇴근이 자유로운가봐?....” “찬열이 이 녀석 또 과장님한테 최면이라도 걸었겠지- 일상다반사야. 지가 일하기 싫거나 나가고 싶을 때 종종 써먹거든” “....최면..?...최면이라니?” 질문에 대답을 하려고 한 종대는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입을 다물었고 방에 들어온 찬열은 자신의 팔목을 물어 백현에 입에 팔을 물려주니 엉결에 피를 마시게 되었다. “으...뭐가 맛있다고 이걸 먹는..거야...” “나한테는 최고의 음식이지만 인간에게는 다르지. 와 진짜 표정 참 재밌네-” “이거 완전 찍어서 프사 하고 싶은 표정이지만... 그랬다간 나 맞을 거 같고 푸훕- 아무튼 찬열이 왔으니 난 이만 갈게 푹 쉬어~” “....으응.....고마웠어...” 잘 가라며 손을 흔들어 보인 백현은 졸린지 깜박이던 눈이 느려졌다. 찬열은 침실에 불을 꺼주며 배웅했고 처음으로 남에게 피를 내어준 이유가 궁금한 종대가 말을 꺼냈다. “네 피를 주고 왜 그런 거야?” “그래야지 좀 더 빨리 낳을 테니깐. 저 녀석은 너처럼 크게 아파하진 않아서 필요하진 않을 거 같은데 나중을 위해서지” “너! 너- 백현이 또 물려고 그러지? 에그.. 저 녀석만 고생이지 악마 같은 이런 녀석에게 걸려가지고” “한마디만 더 하면 그 주둥아리 찢어버리는 수가 있어. 그만 하고 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나가자 찬열은 침실로 들어가 백현에 옆에 누웠다 불도 켜지 않은 방엔 잠든 백현에 규칙적인 숨소리만이 들렸다. 한참에 시간이 흐르고 뒤척이기 시작한 백현은 눈을 떳고 어둠속에서도 남다른 시력을 가진 찬열은 그런 모습을 가만히 지켜만 보았다. “...으- 엄마얏! 언제부터 날 그리 보고 있었던 거야?” “꽤 오래 되었지. 종대 녀석이 나가래부터 보고 있었으니- 배가 고플거 같은데.. 먹고 싶은거 있나?” “요리 할 줄 알아? 그럼 나는... 아! 근데 뭐든지 다 할 줄 아는 야?” “재료만 있으면야...” “그럼 재료를 보고 정하자! 고고- 나 배고파 배고파~”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식은땀 흘리며 힘없이 누워있던 사람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팔팔한 모습으로 나가는 백현에 뒤에서 찬열은 미소 지으며 부엌으로 향했다. “오~ 완전 맛있어! 간도 딱 맞고! 요리사하면 장사 잘 될 거 같은데?” “불 앞에서 프라이팬 휘두르고 그러는건 내 취향은 아니야”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신의 앞에서 혈액 팩을 입에 물고 붉어진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찬열에게 시선을 마주하며 말을 이었다. “피 먹을 때만 눈이 빨갛게 변하는 거야?” “본능적으로 변할 때도 이런 눈빛이야” “다른 건 변하지 않아? 송곳니는 원래 날카로운 거야?” “영화를 너무 많이 봤어..” 혀를 차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드는 찬열에 울컥한 백현이 소리를 지르려 하자 옆에 놓여있던 쟁반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어버리는 찬열에 흥분을 가라앉혔다. “소리 지를 거 같더니 안 지르네. “내 행동이 읽혀버리니깐. 하기 싫어지네 그것도 하나의 능력인건가?” “누가 봐도 그쪽 행동은 다 읽히게 되있는거 같은데? 표정에 다 들어나는게 말이야” “웃기시네!! 내..내가 포커페이스는 안 돼도! 행동을 읽히진 않아!” “..푸하하... 정말 표정이 시시각각 변하네” 찬열에 웃음에 손에 들고 있던 숟가락으로 때리려 팔을 들자 그걸 잡아채더니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진짜 손버릇 나쁘네. 성격 좀 죽여” “이..이거 안놔? 그리고! 내가 손버릇이 나쁘면 그쪽은!! 게이 아니라면서!! 게이 아니라면서 남의 가슴이나 만지고!!” “하아.... 내가 진짜 이러긴 싫었는데..” “뭐뭐! 뭘 이러기 싫어! 뭔짓 할라고! 하지마! 하면 죽여 버린..!” “조용히 밥 먹고 들어가서 쉬어..” 백현에 얼굴을 잡고 눈을 마주한 찬열이 나긋이 말하자 방금 전까지 소리 지르며 흥분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얌전히 자리에 앉아 밥을 먹고 조용히 침실로 들어갔다. “그래도 최면은 잘 먹히네” * “으아... 힘들다” “어딜 다녀와? 나한테 말도 없이” “친구 아프다고 해서 도와주고 오는 길이야”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대자로 뻗어버린 종대에 머리맡에 앉아 말을 걸던 세훈이 고생했다며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떨어진다. “어떤 친구를 만났길래 이리 진이 다 빠졌어 우리 형이?” “나중에...얘기할게... 배고파” “밥도 안 먹여서 보낸 거야 우리 형을!!? 기다려봐! 바로 준비할게” “헤헤- 고마워 세훈아~” “고마우면 여기 뽀뽀-” 벌떡 일어났던 세훈은 곧장 부엌으로 가다 돌아와 입을 내밀었지만 힘없이 종대가 밀어내자 꿍얼거리며 저녁을 간단하게 차렸고 준비가 다되자 침대에 누워있는 종대를 어린아이 다루듯 조심스레 일으켜 식탁에 앉혔다. “저녁에 너무 많이 먹으면 살찌는데... 이렇게 많이 하면..” “괜찮아. 형은 살쪄도 귀여울 테니깐~” “으.. 밥 먹다가 그런 눈빛 받으니깐... 뭔가 부담이... 오늘이 그날이야?” “응? 그날 아니야~ 푸훕- 표정봐. 역시 형은 놀리는 맛이 쏠쏠해~” “너 자꾸 그렇게 놀리면 나 안 놀러온다!?” “알았어 알았어~ 그만 놀릴게- 오늘 자고 갈 거지?” 입안 가득히 밥을 씹고 있어서 고개만 끄덕이는 종대에 모습에 세훈이 귀엽다며 웃더니 종대에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자꾸 애한테 하듯이 그럴 거야?” “내 눈에는 애처럼 보이는걸~ 아구 잘 먹는다 우리 애기~” 우쭈쭈라며 볼을 꼬집어 대는 게 불만이였던건지 종대가 발로 세훈에 다리를 아프지 않게 찼는데도 불구하고 아프다고 꾀병을 부리는 모습에 종대가 괜찮냐며 자리에서 일어나 가까이 가자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종대에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아 뭐야! 너!” “푸하하하- 형이 너무 귀엽게 날 그리 쳐다보고 있으니깐~ 밥 다 먹었어?” “후... 말해서 뭐하냐~ 치워도 돼. 나 담배 한 대 피고 올게” “알았어~ 양치질 후에 가그린도 해~ 안 그럼 담배 냄새나니깐~” 샤워를 마치고 나와 덜 마른 머리로 침대에 누으려는 종대를 저지한 세훈은 드라이기를 가지고 나와 머리를 말려주곤 졸리다고 웅얼거리며 눈도 뜨지 못하는 종대를 침대에 눕혀 이불도 잘 덮어주곤 드라이기를 욕실에 놓고는 침대로 세훈도 들어왔다. “...으응...” “뽀뽀 해주고 자야지 형-” 반쯤 잠든 종대가 팔을 들어 세훈에 어깨를 감싸아 안아주었지만 해달라는 뽀뽀는 해주지 않자 내가 하면 되지~라며 입을 살짝 맞추곤 나란히 마주보고 둘은 잠이 들었다. “..으...아! 잘잤....뭐야! 너 또!! 옷은 다 벗겨놔~!!” “헤헤- 형은 벗고 있을 때가 제일 섹시하다니깐~?” “그러니 아침부터 어때?” “하- 아침부터 어떠긴 어때!!! 출근해야 돼 인마! 옷 갖고 와! 당장!” 동거생활을 시작한지 한달이란 시간이 지나며 그 시간만큼 두 사람은 서로가 어느 정도 익숙해진지라 상대방에 생활 패턴이나 좋고, 싫음을 어느정도 알게 된 상태였다. 백현은 항상 눈을 뜨면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방이라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고 침대에서 내려와 부엌으로 가 잠들기전 언제나 백현을 위해 찬열이 만들어 놓은 음식을 데워 먹는 정도인데 이것도 익숙해진 백현은 가끔 깜박하거나 집에 들어오지 않아 아침이 없는 냉장고를 열때마다 찬열에게 당연하다는 듯이 히스테리를 부렸다. “슬슬.. 박찬열이 나올 때가 된거 같은데..” 아침을 다 먹은 백현이 개수대에 그릇을 내려놓으며 거실 벽면에 걸려있는 시계를 곁눈질로 확인하곤 중얼거리던 백현의 뒤에서 좀비마냥 풀린 붉어진 눈으로 침실에서 걸어 나와 이끌리듯이 백현에게 향하고 있었다. “으..앗!야! 아, 아파-!” 평소와 다르게 더 깊이 찔러 들어오는 송곳니에 백현이 소리치며 손에 잡히는 대로 잡고, 내려쳐도 이성적이기보단 본능이 앞서는 찬열에 귀에는 들리지 않는 듯했다. 찬열은 백현에 몸을 더듬어 대면서 침실 안으로 끌고 들어가 침대에 눕혔다. “야아- 아! 오늘 왜이래! 정신 차려 박찬열!! 야! 어어, 어딜! 야! 어우- 어무이...흐으..” “.....더.....” 자다 일어난지 얼마 안 되어 가뜩이나 낮은 목소리인 찬열에 목소리가 더 낮게 들려오는 목소리에서 왠지 모를 위험함 같은 스멜을 느낀게된 백현이 발버둥 치며 벗어나려 했지만 평소보다 훨씬 더 붉다 못해 진홍빛으로 비쳐 보이는 눈으로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는 찬열에 어거지로 미소를 만들어 보이며 진정하라고 달래듯 말해 보았지만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거 같아. 버둥거리며 도망이라는걸 쳐보려 했지만 그런건 한번에 다 제압하고 눌러 내리던 찬열이 백현에 바지를 벗겨 거칠게 던져버리고 티셔츠 안으로 손을 집어넣으며 백현에 마른 가슴팍을 아프게 눌렀다. “아윽...야아, 아..아파!!! 박찬...열!!!!” “.....하.... 피....” “아,아프...다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멍하니 풀린 진홍빛 눈동자에 찬열이 백현에 쇄골로 입술을 옮겨 물줄 알았는데 부드럽게 입을 맞추며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는 손에 숨조차 쉬기 힘든 백현이 짜내듯이 소리를 지르며 찬열에 배를 발로 차 명치를 맞았는지 배를 감싸고 옆으로 쓰러진 찬열에게서 벗어나 부족한 숨을 몰아쉬었다. “하아...하..... 박찬열!! 게이 아니라매!!!” “..피...피...피를 ...” “냉장고에 피도 많구만! 왜 굳이 나한테 찾는데!! 저리 안가? 이 변태 뱀파새끼야!!!” 화가 머리끝까지 난 백현이 다시 자신에게 달려드려는 찬열에 손을 뻗어 잡히는 딱딱한걸로 내려치자 퍽하는 소리와 함께 침대 옆 바닥에 쓰러진 모습을 내려다보며 씩씩대는 백현이 아무 움직임 없이 눈조차 뜨지 않는 모습에 손에 잡힌 물건을 확인한 백현이 놀라 침대에 떨어뜨리며 쓰러진 찬열에게 다가가 흔들어 보았다. “어? 박..박찬열! 야! 누..눈 떠..떠봐!” “..................” “아..왜...왜이래.. 뇌..뇌진탕이나 뭐 그런거 아냐? 머리에선 피도 안 나는데!!” 흔들어보고 꼬집어보아도 일어나지 않는 찬열에 당황한 백현이 병원을 데려 갈수도 이거 잘못된건 아닌가 하는 걱정에 발만 동동 구르며 고민하다 핸드폰을 집어 들어 종대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어? 조...종대야! 어떠..어떻게? 차..찬열이..가.. 찬열이가 죽었나? 아니 ...아 어떻게!!” 백현에 목소리에 심각성을 느낀 종대가 차분한 목소리로 백현을 달래어주며 집으로 갈테니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고 백현은 전화기를 부여잡고 찬열이 있는 방으로 다시 들어가 종대를 기다렸다. “조...종대야!.. 어떻게? 아직도 안 일어나고 있어!” “근데 이 녀석 왜 여기 쓰러져 있는 거야?” “아.. 그게.. 이! 변태 녀석이 글쎄- 갑자기 날 침대에 던지고는 바지를 벗기고..! 게이 아니라더니!! 이 호랑말꼬 같은 녀석이!” “흐음... 찬열이가 뭐 말 한건 없고? 이상하다던가..” “어.... 피.. 그래 피!!! 눈은 빨개가지고 내 말엔 대꾸도 안 하고 내 가슴팍을 누르지 않나! 평소에도 좀 아침마다 또라이 같은데 오늘은 더 또라이 같았어!” “....오늘이..며칠.....아.......!!....백현아 냉장고에 혈액팩 몇 개나 있어?” “..... 아마 한 세 개 정도는 있을걸? 왜?” 종대가 핸드폰으로 날짜를 확인해보더니 뜬금없이 혈액팩 개수를 물어보며 아직 죽은 듯이 누워있는 찬열을 보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대답을 듣지 못한 채로 침묵인 종대에 백현은 지금 이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하- 뭐 방법이 없지 뭐... 백현아 혈액팩 전부 좀 들고 손님방으로 좀 와- 난 찬열이 녀석 좀 옮겨놓을테니” “어?..아.. 알았어” 찬열에 팔을 잡아 자신의 어깨에 걸치곤 허리를 끌어안아 짐짝 끌고 가듯이 질질질 끌고 종대는 창고 방으로 들어가버렸고 백현은 냉장고 문을 열어 혈액팩을 챙겨들고 창고방으로 따라 들어갔다. 그 와중에도 찬열은 아무 미동 없이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여기- 혈액팩. 근데 뭐하려고?” “뭐.. 설명은 차차 하기로 하고, 우선 혈액팩 두고 거실에서 이 녀석 정신 차릴때까지 기달야지 뭐-” 종대가 시킨 대로 바닥에 혈액 팩을 내려놓고는 밖으로 나가자 종대가 문을 걸어 잠그곤 소파에 앉아 등받이에 몸을 묻으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하- 생각지도 못했네. 그건 저 녀석도 마찬가지였던거 같고...” “어? 뭐야! 말을 막 하다 마는 거야! 사람 답답하게!! 아후...좀 속 시원하게 얘기 해봐” 종대는 찬열에 이상한 행동에 대해서 아는거 같은 눈치라 백현이 답답함에 가슴을 치며, 얼른 자신의 궁금증을 풀어달라고 졸랐고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뜬 종대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시작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종종 일어 날거야. 먼저 찬열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건 아니라는 걸 백현이 네가 우선 알아둬야돼” “그런게 어디 있어. 지가 그러고 싶은 것도 아니라고? 그런데 왜 그래?” “예전에 듣기론 본능이라고 들었어. 본능적으로 피만 생각하기 때문에 나 알기 전에는 살인까지 저지른 적이 있는걸로 알고 있어.. 근데 그 본능적이 무서운게... 피만 갈구한다는게 아니라서 더 문제였지...” 종대에 아리송한 말에 백현이 턱을 긁적이며 종대에 말을 곱씹어보는걸 잠시 보더니 다시 종대가 말을 이어나갔다. “예전에 찬열이 알려주길 성적으로 흥분하면 원래 본래의 피 맛보다 더 배로 달아진다고 하더라고.. 그러다 보니 본능적일 때는 남자든 여자든 덮치고 보는걸로 알고 있어. 근데 자기가 너무 본능에 앞서다 보니 사람을 죽였던적도 한두 번은 아니라고 했었어....” “....힉...!!! 그..그럼.. 앞으로 나도 그렇게 될지 모르는 거야? 죽어?” 사색이 되어서 물어보는 백현에 종대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그렇게 놔두겠어? 그리고.. 찬열이 녀석이 이제는 최대한 살인을 하지는 않으려 하는 걸로 알고있어.... 본능에 앞서도 내가 봤을때는.... 백현이 너라면 죽이진 않을거 같은데...” “헤헤- 역시 종대는 좋은 사람이구나. 그럼 나 이제 어떻게 해야 돼? 아! 박찬열은 저렇게 두면 문 밖으로 안 나와?” “창고 방은 일부러 밖에서 문을 잠글 수 있게 해놓아서 못 나올거야. 이성을 차리면 문 열어달라고 말은 하겠지” “...... 아 그래? 나중에 써먹어야겠다. 박찬열이 이상한 짓 하면 창고 방에 가둬놓고 몇일 굶겨야지..” “그러다가 며칠 백현이 네가 고생 할수도 있어. 잘~ 선택 해야돼 그건” “.....음.... 그래야겠네...으으... 골 아픈 녀석” 백현은 양팔을 잡고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더니 종대에 말마따나 정말 잘 생각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는 손에서 놓지 않은 핸드폰으로 시간을 한번 확인하더니 소파에 몸을 깊숙이 묻었다. “하.... 진짜 박찬열 같은 놈이랑 같이 살기 힘드네.. 아무리 부가적인 요소가 좋다곤 하지만 말이야...” “내가 여기 들어와서 중재역활을?을 하고는 싶지만.... 아쉽게도 난 그럴 수가 없어서 미안-” “아니아니. 괜찮아 내가 선택한 거니깐 감수해야지- 그놈의 골드카드만 아니였다면...” “찬열이 녀석이 오랜 시간을 살다보니.... 하하” 둘이 잠시 동안 찬열을 잊고 이야기를 하던 중 쿵! 하는 아주 큰 소리에 뒤이어 흡사 짐승과 같은 음산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계속해서 쿵!쿵!쿵! 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아 백현이 굳은 채로 창고방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괜찮아. 밖으론 안 나올 테니깐- 아무리 이성을 놓아도 저 방에 놓으면 최소한으로 소란 피우니깐.” “..나..나오는 건 아니야..? 괘..괜히 나올까봐 그러지” “나오진 않을 거야. 밖에서 문 잠가놨잖아. 그리고 저녀석 거의 짐승이나 마찬가지라서 도구 따위는 쓰지 못한다고 보면 되” 종대에 태연한 모습에 백현은 잠시 동안 긴장한 맘을 놓는 듯싶더니 여전히 불안한지 창고방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백현에 불안한 눈빛과 창고 방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두려워하는게 안쓰러웠던지 종대가 소파에서 일어나 창고 방 앞으로 다가가 발로 살짝 문을 치며 건녀편 찬엘에게 말을 걸었다. “야- 박찬열! 거기에 네가 좋아하는 백현이 혈액팩 넣어놨어. 그러니깐 그거 양껏 마시고 제정신으로 나와!” “크으....르...” “네가 그런 소리 내면 내가 하나도 못 알아듣거든? 사람 언어로 말하면 문 열어 줄테니깐.” 건너편에서 또 한 번 크르르 하는 짐승 같은 소리가 들려왔지만 종대는 자신의 말을 다 끝낸지라 소파로 돌아와 다시 앉아 몸을 깊숙이 묻으며 피곤한지 팔을 들어 눈을 덮었다. “무슨 일 있었어? 많이 피곤해 보이는데... 쉬는데 내가 부른 거 아니야?” “음.. 아니 그게 아니고.. 어제 좀 늦게까지 연구실에 있어서 잠을 좀 못 잤거든 백현이 너 전화 받고 놀래서 달려오긴 할때동안은 안 피곤했는데.. 그래도 네가 괜찮은 모습 보니깐 졸려오긴 한다.“ “아...미안... 뭐...아! 혹시 커피라도 한잔 내려줄까..?” “그래- 좋지, 백현이 네가 내려주는 커피라면야 감사히~ 잘 먹지” 피곤해 보이는 종대를 위해 커피를 내리려 자리에서 일어난 백현은 부엌으로 들어가 물을 끄려 원두를 내려주려고 하는데 창고 방에선 갈라진 목소리로 문을 열어달라는 찬열에 목소리에 백현이 창고방으로 시선을 돌렸고, 종대는 느릿하게 일어나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더니 창고 방 문고리르 잡았다. “박찬열- 정신 돌아온 거 맞아?” “..어.. 김종대 문 당장 열어 부서 버리기 전에” “암호를 대거라 박찬열” 암호란 말을 내뱉은 종대가 작게 웃어대자 으드득 하는 소리가 들리고 문고리가 돌아가는 듯하자 종대가 냉큼 잠긴 문을 열어주었다. “미친 새끼- 아침부터 그딴 장난치니깐 좋냐?” “푸훗- 이런 재미라도 있어야지. 뭐냐? 혈액팩 세 개를 다 먹고도 반만 돌아왔네?” “....후.... ” 백현은 조심스레 창고 방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종대에게 가려진 찬열을 보려고 빼꼼히 틈새 사이로 고개를 내밀었다 마주친 찬열에 진홍빛 살기어린 눈빛에 소름이 돋은 백현이 양팔을 감싸며 그 시선에서 벗어나려 종대에 뒤로 숨어버렸다. “.... 김종대 너 지금 피곤한건 알지만.... 백현이 피 좀 뽑아서 넣어줘라- 변백현 오늘은 혼자 자” “...어? 어어...아..알았어...” 백현에 대답에 찬열은 불 꺼진 창고방 안으로 사라지듯 소리 없이 들어가버렸고 종대는 문을 닫아주곤 소파로 돌아가 아까와 다르게 심각한 표정으로 한숨을 깊이 내쉬었다. 백현은 종대 맞은편에 앉아 창고 방 한번 쳐다보곤 종대에게 시선을 돌려 아주 작은 소리로 말을 꺼냈다. “왜.......그러는 거야? 많이 심각한 거야?” “....하.....이 얘기는 저 녀석 괜찮아지면 얘기하자. 지금 백현이 네 목소리 자신의 귀 옆에서 이야기하듯이 들릴 테니.....” “....!!!...” 백현은 정말이냐는 듯 한 눈빛으로 종대를 쳐다보더니 입을 다물며 핸드폰을 집어 들어 바쁘게 타자를 치더니 종대에게 액정화면을 보여주었다. ‘이따 마감 때쯤 우리 가게로 와줄 수 있어?’ “알았어. 우선 나 집가서 좀 자고... 전화 할게...” 피곤해 보이는 종대에 얼굴을 바라보던 백현이 알았다는 말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래도 자신을 생각해서 와준다는 말에 고맙다며 종대에게 자신이 내린 커피를 건네주었다. "내가 어제 밤을 샛던지라.. 아마도 못 나갈지도 몰라 그건 좀 이해해줘-" "...음... 어쩔 수 없지. 너희 집을 찾아갈수도 없고, 저녁때는 그나마 괜찮아진다면 박찬열한테 물어보지 뭐" "..하하.. 뭐 그건 저녁이 되어봐야 알겠지..하.... 진짜 막막하다 집에 갈 생각하니" "너 얼굴 보니깐 영~ 가다가 쓰러지지 않을까 싶은데.... 아니면 여기서 자고 있을래?" 백현에 말에 종대가 살짝 고민하는 듯 말을 안 하자 손님방에 있던 찬열이가 방문을 거칠게 발로 걷어차며 안 된다는 듯한 표현을 하는거 같아서 두 사람은 입을 조개처럼 딱 다물고는 조용히 일어나 안방으로 들어가 백현에 피를 뽑고는 집을 나섰다. * "하............." "사장님- 무슨 일 있어요? 아주 그냥 땅이 꺼지겟구만" "무슨 일..아니다. 너한테 할 이야기가 아니네... 아오...!!!" "그래가지고 머리가 빠지겠어요? 왜 아주 그냥 이렇게 이렇게 확! 쥐어뜯지 그러세요" "야! 아아아!!야!! 김종인!!" 종인이 감정을 담아 백현에 손 위에 자신에 손을 덮어 머리를 쥐어뜯듯이 잡아 당기자 백현이 아프다고 소리를 질르자 종인은 좋다고 소리 없이 웃다가 조금만 더 했다가는 정말 모가지가 날아가도 날아가겠다는 생각에 잡고 잇던 백현에 머리를 놓아주곤 후다닥 영업용 미소를 지어보이며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아오... 저 개놈의 자식... 억!!! 머리 빠진 거봐. 김종대 네 녀석을 내가 가만히 두나 봐라!!!" 양 눈에 쌍심지를 켜고 주문을 받고 있는 김종인을 매서운 눈으로 쳐다보는데 딸랑 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직 피곤이 덜 풀린 듯한 초췌해보이는 종인이 종업원을 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백현을 바라보며 다가가 맞은편 의자에 털썩 않으며 한숨을 내쉬자 종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던 백현이 고개를 돌렸다. "하.............." "어? 언제 온 거야. 그것보다 잠 잔거 맞아? 왜이리렇게 초췌한 거야" "박찬열 개자식이 너 데리고 좀 들어오래.. 말은 안 해주고.. 계속 전화 해대고 진짜... 얼른 정리하고 들어가자" "...아..그래? 뭐지.. 알았어 잠시만 기다려봐" 종대는 아직 가시지 않은 피곤한 몸을 소파에 깊숙이 묻으며 눈을 감았다. 백현은 종인에게 다가가 주변을 한번 살피더니 손을 뻗어 무방비한 종인에 머리를 아프게 쥐더니 막 흔들어대었다. "아! 사장님! 악! 아파요!!!!" "그럼 당연히 아프라고 이러지 내가 그럼! 너 뭐가 예쁘다고! 나 머리털 얼마나 많이 빠졌는지 알아? 완전 많이 빠졌어! 대머리 되면 다 네책임이야!!" "아!아! 알바를 이렇게 막 괴롭!아! 히는게 사장이!아아!! 에요?" "후- 마감 잘 하고 가라. 나 먼저 퇴근한다." "이씨...." "이씨?" "아무것도 아니에요! 가세요 가~" 백현은 종인에 머리를 더 거세개 뜯으려 했지만 소파에 늘어져 있는 종대에 모습을 보고는 쳇- 하며 혀를 차곤 종대를 끌고 가게를 나섰다. 종대에 초췌한 모습에 가게를 빠져 나오자마자 백현은 택시를 잡았고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종대는 피곤함에 눈꺼풀이 쉽게 들려지지 않는지 눈을 감고 소파에 몸을 묻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에 백현은 도대체 무슨 일인지 궁금함에 종대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처다만 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찬열이 녀석이 모자란 거 같아.." "으응? 아까 그렇게 먹고도!!!?" 종대에 말을 한번에 알아들은 백현이 놀란 듯 큰 소리로 얘기하자 백미러를 통해 기사가 백현을 쳐다보며 눈이 마주치자 헛기침을 했고, 그에 백현이 종대에게 바짝 다가가 앉았다. "그래서 지금 집에 가서 나 또 피 뽑아야 된다는 거야?" ".... 아마도 그렇게 될 거 같은데... 그래도 안되면.... 뭐...." "대체 왜 그러는 건데!!.. 그냥 왜? 나보고 죽으라고 하지.. 아니면 집 밖으로 나가서 다른 사람들 물면 되잖아!" 최대한 작은 소리로 얘기하는 백현에 택시기사는 뒷자리를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반대로 눈조차 뜰 힘이 없어서 그냥 잠이 들고 싶은걸 겨우 참느라고 백현에게 제대로 대꾸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답답함에 종대에게 계속 질문하려고 해도 아침보다 더 피곤해 보이는 얼굴에 그러지 못하고 그냥 창문으로 시선을 돌린 채로 집에 도착할 때까지 둘은 아무 말이 없었다. * "하... 야! 나와봐-" 집안을 들어서자 도둑이라도 든 거 마냥 어질러진 집안에 백현은 도대체 박찬열이 지금 무슨 짓을 해 놓은 건지에 대한 궁금증에 굴러다니던 물건을 짚어 들자 정말 무슨 짐승에 발톱마냥 날카롭게 찢겨진 모습을 빤히 쳐다보다가 휙 바닥에 던져놓고는 박찬열을 불러대는 종대에 근처로 다가가자 닫힌 문 건너편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열리고 빛이 닿지 않는 어둠 속에서 진홍빛 눈동자 두 개만이 번뜩거리며 살벌하게 건너편에 있는 백현과 종대를 노려보았다. "후.... 저 미친 새끼. 야! 너 지금... 아오!!!! 저 미친 새끼-" "왜?왜?왜?" 찬열에 두 눈을 마주한 종대는 언성을 높이며 찬열을 매섭게 쏘아보았고, 지금 상황에 대해서 아무런 감도 못 잡은 백현은 종대에 뒤에 바짝 붙어 종대에 옆구리를 콕콕 찌르며 물었지만 종대는 머리를 쓸어 올리며 한숨을 푹 내쉴 뿐이었다. 찬열이 어둠이 깔린 방안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자 백현은 태연한 척 하고 싶었지만 점점 다가오는 찬열에 모습을 처다만 보고 있어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왠지 모를 차가움과 위험한 느낌이 강하게 풍겨 나왔다. "어어! 박...박찬열! 재..재 왜 저래?" "후...... 박찬열!! 진정해 진정-" 방 밖으로 걸어나오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걸 스스로도 느낀 건지 종대에 뒤에 숨어 고개만 빼곰히 내밀고 백현이 소리쳤고, 찬열은 백현에 얼굴에서 눈을 떼지 않고 혀로 윗입술을 핥으며 침을 삼키는지 목 울대가 움직이는게 꼭 금방이라도 달려들거 같았다. "야, 너 그냥 들어가!!!" "싫은데?... 흠... 변백현 향이 이렇게 좋았던가..." 나른한 표정으로 평소와 더 낮게 울리는 목소리와 뒤에 보이는 방이 어두워서 괜스레 영화에 나올법한 뱀파이어와 같아 보여 백현은 침을 꼴깍 삼키며 한번도 찬열 앞에서 보여주지 않은 겁먹은 표정으로 종대를 방패 삼아 주춤 주춤 뒤로 물러나며 종대에 허리를 잡고 같이 잡아 끌었다. "백현이 그냥 내가 데리고 나간다? 당장 방으로 들어가!" "내가 왜... 네 말을 들어야 하지? 원래는 부탁을 좀 하려고 했는데.. 안되겠어. 김종대 너 그냥 집에 가라" "야!!!!!!!!!!!!" 피곤한 몸을 끌고 백현이까지 데리고 왔건만 쳐다도 보지 않고 손짓으로 그냥 가라는 모습에 화가 난 종대가 버럭 소리치자 찬열은 귀를 후비며 시끄럽다는 한마디를 하더니 종대에 허리를 잡고 있는 백현을 떨어트리고 그대로 종대에 멱살을 잡아 집 밖으로 쫓아내듯 내보내버렸다. 종대는 닫힌 문을 거세게 발로 한번 차고는 어차피 열리지 않을 문이란 걸 알고는 발걸음을 돌렸다. "후.... 백현이는 괜찮겠지..." 눈 몇 번 깜박였을 뿐인데 종대는 집 밖으로 내쫓겨졌고, 자신은 위험해 보이는 박찬열과 단 둘이 집에 있다는 생각에 이 상황을 어떻게 피해야 하는 건지 가만히 있어야 하는 건지 벙쩌 종대에 허리를 잡고 있던 모습 그대로 멍하니 있는데 찬열이 멍한 백현에게 다가가 자신에 어깨에 들춰 매더니 그대로 자신들의 침실로 걸어감에 갑자기 허공으로 들려진 백현이 상황 파악을 하는 듯 싶더니 버둥 거리기 시작했다. "아씨! 뭐 하는 짓이야 박찬열!" "가만히 있어..." "..으앗!야!아.....야...저기..박찬열? 아니 저기...왜잇-" 침대 위에 던지듯이 백현을 내려놓고는 윗도리를 벗어 던지는 찬열에 백현이 소리를 지르다가 당황함에 목소리가 작아지며 뒤로 물러났지만 얼마 안가 침대 헤드의 등이 닿았고 백현은 주변을 둘러보며 어디론가 도망가야하나 고민하는데 찬열이 침대위로 올라오더니 느릿하게 백현에가 무릎걸음으로 다가가더니 두리번 거리는 백현에 얼굴을 잡고는 그대로 백현에 입을 막아버리듯 자신의 입을 맞췄다. "..으흥...야아....잠..아...깐...흐..." ".....기분 좋게.... 해줄게..." 낮게 깔린 목소리가 백현에 머릿속 전체에서 웅웅 울리더니 몸이 붕 떠오르는 듯한 기분과 함께 찬열이 만지는 몸 곳곳이 불타오르는 거와 같이 느껴지며 살짝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신음에 백현은 입술을 깨물며 소리가 새어 나오지 않도록 하려 했지만 그런 모습에 찬열은 피식 웃을 뿐이었다. "소용없어..크큭" "야아...너..응...하...뭐...으하..응" "...내일 아침까지는..계속 이럴 거야.." "...하...너 진짜..으응-" 찬열은 여유롭게 웃어 보이며 백현에 앞섬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목덜미에 송곳니를 세워 살짝식 물며 피가 세어 나오면 혀를 내밀어 핥았다. 채 삼키지 못한 피가 흘러 나오는 건 손가락으로 흝어 입안에 넣고 음미하듯이 혀를 굴리며 나머지 한 손은 바삐 백현에 앞섬을 어루만졌다. "달다...더... 맛있어" 백현은 점점 몽롱해지며 점점 나른해지는 기분에 찬열에 손길에 몸을 맡겼고, 그에 찬열은 작게 미소 짓더니 침대 헤드에 반쯤 늘어진 백현이에 어깨를 잡아 끌어 당기더니 벌어진 백현에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추며 백현에 앞섬을 어루만지던 손을 올려 백현에 마른 가슴팍에 유두를 지그시 누르자 막힌 입술 사이로 백현에 작은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으읏.....하..아..." "...참...작네... 크크, 어디부터 씹어 먹어줄까....." "으응...아...하..응..." 입술이 떨어지자마자 백현에 신음이 터져 나왔고, 그런 얼굴을 빤히 아무 표정 없이 내려다보던 찬열은 한쪽 입 꼬리만 올려 웃으며 송곳니를 드러내며 이야기하는 모습에도 백현은 눈조차 뜨지 못하고 열에 들뜬 숨만 내뱉었다. 밤은 길고 백현이는 계속 이런 상태가 지속될 거니 찬열은 이 끊없는 갈증이 끝날 때까지 백현에 피를 먹을 생각에 즐거움에 낮게 웃으며 백현에 몸을 돌려 엎드리게 하곤 엉덩이에 자신의 앞섬을 맞추곤 비비적 거리며 자신에 페니스를 부풀렸다. "핫..아응- 하...으...응..." ".....가슴이 딱딱한건 별로다.... 그래도 맛은 있으니깐" 백현에 티셔츠를 끌어올려 벗기곤 맨 가슴을 지분거리며 백현에 어깨에 살짝 입을 맞추자 백현은 움찔거렸고 찬열은 또다시 낮게 웃으며 송곳니를 깊이 꽃아 넣었고 그것조차 크게 자극적으로 다가온 백현은 스스로가 허리를 움직이며 엉덩이를 찬열에 앞섬에 비비댐에 찬열은 가슴을 지분거리던 손을 점점 내리어 백현에 브리프 안으로 손을 넣어 백현에 페니스를 손안에 쥐었다. "하아!응-....으....아아." "....흐음...... 슬슬 들어가도 될 거 같은데..." "으으...응....하...앗아..응으..으...하.." 백현에 페니스를 잡고 천천히 움직이던 찬열이 점점 격하게 손을 놀리어 절정에 다다를 때쯤 손을 빼며 바지와 브리프를 내리곤 엉덩이 사이에 손가락을 가져가 빙글 빙글 돌리자 백현에 허리가 좀 전보다 더 심하게 움직이며 온 몸이 움찔거렸다. "으하,으응.....하아!으" 찬열에 손가락이 누군가에게도 한번 침범 당한 적이 없던 백현에 애널에 조심성 없이 깊이 들어가 내부를 휘휘 저으며 빠르게 움직이며 하나에서 두,세 개씩 늘어남에 허리를 움직이는 백현에 모습을 빤히 지켜보던 찬열이 송곳니를 드러내며 허리에 또다시 깊이 박아 넣었다. "하앗!응...아...아...응...으.." "....히힛....맛있다..점점....하..... 절정에 다다르면 얼마나 더 맛있어 지는 건가... 너는" 기대감에 부푼 찬열에 얼굴은 어둠 속에서 참으로 밝았다. 반면 백현은 몸 곳곳에 퍼지는 흥분 감에 몸을 맡긴 채라 지금 현재 자신이 찬열하고 무얼 하는지 모른 채 마냥 찬열에 손에 자신의 몸을 맡긴 상태였다. 백현에 애널에서 손가락을 빼내어 아직 엎드려 있는 몸을 돌려 제대로 눕히곤 자신의 페니스를 백현에 애널에 맞추어 조금씩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며 피스톤 질을 시작하며, 백현에 팔에 송곳니를 깊이 다시 박으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악,응,아,응,,응,,,아-으" "...후으...." 찬열은 백현과 한참 동안을 침대 속에서 해가 뜰 때까지 나뒹굴며 뜨거운 밤을 보냈고, 찬열은 백현이 딱 죽지 않을 만큼에 피를 먹어 치웠다. 한바탕 나뒹굴고 난 찬열은 자신의 옆에 아직 열에 들뜬 백현이 가쁜 숨만 몰아 쉬고 있는 모습을 빤히 내려다보며 손가락으로 쇄골을 매만진다. "결국 너도 인간 일뿐이네..." 손을 뻗어 백현에 목을 한 손으로 쥐어 약한 힘으로 쥐자 찬열에 손안에서 백현에 맥박이 뛰는 것이 느껴져 왔다. 찬열은 아무 표정 없이 힘을 더 줄까 하는 고민을 하다 백현에 숨소리가 찬열에 이성을 가까스로 잡았다. 어떻게든 살겠다는 듯이 숨을 내뱉는 듯한 모습이 잠깐이라도 숨을 안 쉬면 곧 죽을 것처럼 아직 열에 들떠 있는 모습이 누군가와 닮았다...는 생각을 한 찬열이 목을 잡고 있던 손을 놓고는 자신에 입가에 가져가 자신에 팔목을 송곳니로 물어 자신의 피가 흐르는 팔목을 백현에 입가에 가져갔다 "마셔봐.. 살고 싶으면" * 집으로 들어가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을 끌어안으려는 세훈을 밀어내고 방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그런 종대를 놓칠세라 허리를 감싸아 자신의 품 안으로 끌어안았다. "나는 형이 이렇게 튕길 때가 좋더라~" "정말.... 이상한 취향이야.." "왜~ 이래 놓고 나중엔 또 적극적으로 변하잖아? 반전 매력이 있어서 난 좋던데" "...나 오늘은 진짜.. 피곤해.. 그럴 일 없다~ 세훈아...형 좀 봐줘 응?" 종대는 자신을 놔주지 않는 세훈을 밀어내려 해보아도 자신에 허리에 감겨있는 세훈에 팔은 풀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 세훈은 빙그레 웃으며 초체하다 못해 곧 정말 기절할 것처럼 정말 많이 피곤해 보이는 종대에 얼굴에 연달아 키스를 퍼부었다. "나 진심 피곤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잠도 별로 못 잤단 말이야." "내가 그 피로 풀어주면 되지~" "야! 이- 내가 네 말 믿고 했다가 3일 내리 잠을 잣! 야!야! 오..오세훈!야아!!" "괜찮아 괜찮아~ 이번에는 그러지 않도록 해줄게~" 종대에 거절에도 세훈은 천진난만하게 웃으면서 자신만큼 큰 종대를 어깨에 들쳐 메고는 방안으로 빠른 걸음으로 들어갔다. * "............으.......몇...하.." 백현은 습관처럼 눈을 뜨자마자 일어나 앉으며 핸드폰을 집어 들려고 했는데 현기증이 느껴지며 손을 들어 머리를 감쌋다. "아씨.... 왜이래....으어?!" 이불이 살짝 걷어지며 느껴지는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는 느낌의 자신의 나체라는 느낌에 이건 뭐지하고? 생각을 하던 자신에 머릿속에 몽글 피어 오르는 찬열과의 키스 그리고 자신은 정신을 놓았던거? 같다는 생각과 함께 박찬열과...응응..뭐 이런 저런? 한 기억들에 머리를 쥐어뜯으며 침대에서 나오려 발을 디딘 순간 찌르르한 느낌과 함께 다시 침대 안으로 쓰러지듯 누었다. "으아!!!!씨-!! 젠장, 아아아아아아아!!! 내 인생- 아오!! 게이 아나라며!!!!!!" 백현은 침대에서 버둥거리며 집이 떠나가라 소리질렀는데 움직일 때마다 온 몸을 수천 개의 바늘이 찌르는거 같은 느낌에 결국 침대에 끄응하는 소리와 함께 그대로 숨만 쉬며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백현에 귀에 노크 하는듯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익숙한 목소리도 들려왔다. "...백현아... 혹시 일어났어?" "...어?...종대?.......어어! 자..자..자..잠깐만!" 미세하게 아주 조금만 움직여도 수천 개의 바늘이 찌르는 고통에 이를 악물고 주섬주섬 손에 잡히는 대로 옷을 집어 입고 힘겹게 걸어가 방문 앞에 다다라 문고리를 잡아 돌리는데도 정말 많은 힘과 고통이 잇따라 백현에 온 몸은 식은땀으로 젖어 들었다. 문이 열리며 보이는 모습에 종대에 얼굴이 심각하게 일그러지며 백현에 모습을 스캔 하듯 위아래로 흝어 보더니 방 안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백현에게로 시선을 다시 돌렸다. "너..너...괘..괜찮은 거야?" "...잘 모르겠어...하.... 걷는 것조차... 너무 힘들어..." "백현아. 네가 걷는 것보단 내가 널 옮기는게 낳겠다. 잠깐만" 정말 힘겨워 보이는 모습에 더해 식은땀까지 흘리며 겨우 서 있는 듯한 모습이 안쓰러운지 종대가 잠깐만이라는 말과 함께 백현에 허리를 감싸아 들어올리자 백현이 그것조차도 아픈지 고통의 신음을 흘렸고, 소파에 조심스레 내려놓은 종대는 들고 온 가방에서 백현과 같은 혈액들을 꺼내어 수혈을 하기 위해서 부산스레 준비를 하는 모습에 백현이 빤히 쳐다보았다. "....뭐하는거야?..." "박찬열이 문자는 남겼더라고 그래도 그때는 제정신이 였던건지. 너 수혈 해줘야 할 거라고 피랑 먹을 거 챙겨서 오라고 집 비밀번호까지 알려주더라고" "....하...분명...눈 떳을때는 괜찮았는데 왜 이렇게 점점 힘도 없고... 온 몸이 수십 개의 바늘로 찌르는거 같고.... 걷는 것도 힘들어...." "슬슬 효력이 떨어져서 그럴 거야. 아무래도 박찬열 그 녀석이..... 하 진짜.. 저 미친놈.. 적당 이를 몰라.." 백현이 점점 눈을 뜨는 것조차 힘든지 소파에 몸을 깊이 묻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결국 잠이 든 듯 조용해진 백현을 위해 커튼을 쳐 주변을 어둡게 하곤 찬열이 잠든 방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후... 박찬열.. 일어나봐..." 맨 등 짝을 내놓고 자는 찬열을 흔들며 일어나라 해도 미동이 없자 혹시 몰라 들고 들어온 혈액 팩의 꼭지를 따 찬열 코 앞에 가져가자 눈을 번쩍 뜨더니 혈액 팩을 젭싸게 빼앗아 자신의 입안에 넣고 쭉 들이켜 깔끔히 비워낸 혈액 팩을 종대 손위에 올려놓았다. "졸려... 왜 깨운 거야? 죽고 싶은 것도 아니고" "이게 다 백현이를 위해서거든? 넌 또 눈 뜨자마자 백현이 목부터 물으려고 할 거 아냐" "그러고 싶어도 못 그래. 어제 내 피를 먹여놔서 한 일주일은 기다려야될꺼야" 찬열에 눈은 어제만큼 진붉은 눈동자를 하고는 시선을 내리깐 채로 머리를 쓸어 넘겼다. 이불의 가려져 은밀한 부위는 가려져있지만 반라의 상태인 찬열에 몸을 보고 있던 종대는 피를 먹였다는 말에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확신을 가졌다. "하...너 어제 그럼 백현이랑? 와...대단하다 백현이도 저만큼 버틴게 대체 뭐야 ...너란 녀석도 범상치 않은데 백현이 조차...와..." "본능적으로 몇천년만에 진정한 먹이가 나타난 거지..생각보다 더 달고 맛있었어..후후" 찬열이 몽한적인 표정으로 침을 삼키며 윗입술을 혀로 핥자. 종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백현이한테는 내가 말해둘 테니까 넌 그냥 자라 좀 멀쩡해질 때까지" "...그러던지..크크..." 낮게 깔린 목소리로 웃던 찬열은 다시 침대에 누웠고, 종대는 한숨을 내쉬고는 조용히 거실로 나와 백현에게 수혈이 잘 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곤 거의다 들어간 혈액 팩을 빼고는 새 혈액 팩을 꽃아 주었다. "하.....진짜....답이 없다. 박찰열 개새끼....." 백현은 노을이 질 때쯔음이나 되어서야 일어났고 그때까지 핸드폰으로 시간을 보내던 종대는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을 거는 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몇...시야...?" "어? 일어났어? 좀 괜찮아? 뭐 좀 해줄게 우선 씻고 나올래?" 이제 막 눈뜬 백현은 배가 고프진 않지만 아까 흘렸던 식은땀에 찝찝한 몸상태였던지라 소파에서 일어나자 아까보단 그래도 괜찮아진 몸 상태지만 그래도 찌르르 울리는 허리통증에 저절로 나오는 고통적인 신음에 종대가 조심스레 부축해 욕실로 데려다 주었다. "흠...저기 백현아...놀라긴 하겠지만...설명은 우선 씻고 나오면 해줄 테니. 우선 천천히 씻고 나와. 알았지?..." 말 뜻을 이해하기도 전에 문을 닫고 나간 종대에 천천히 옷들을 벗어 놓고 욕조의 따뜻한 물을 받아 한참 동안을 앉아있다 나와 비누칠을 하려 팔을 들자 이제야 눈에 띄는 물린듯한 이빨자국과 멍들 팔뿐만이 아니라 온 몸이 도화지마냥 군대 군대 퍼져있었다. 그 이빨자국과 멍 투성이에 기함하던 백현은 그제서야 종대 말을 이해 했는데 얼른 밖으로 나가 해명을 들어야겠다는 생각뿐이랴 나가려 몸을 씻고 나가자마자 종대를 찾았다. "종대야..너는 아까 나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어?!! 이게 다! 이게다 뭐야!!!" "..하..그게..백현아 우선 진정하고" "그래. 진정할게 그럼 종대 네가 알고 있는 데로 나한테 이야기 해 줘봐. 내 몸이 왜 이러고!! 그리고 박찬열이랑 내가 왜 그렇게 된 건지!!!" 종대는 괜히 어젯밤 그렇게 가지 말고 열쇠 공이라도 불러서 박찬열을 막았어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으로 미안함에 시무룩해졌고, 백현은 식탁 의자를 끌어 자리에 앉으며 종대도 앉으라는 듯 턱짓을 하자. 종대도 의자를 끌어내어 자리에 앉았다. "어디부터 얘기를 해야 할지.." "박찬열 저 새끼가 아침마다 날 물기는 했지만, 어제처럼 주체를 못하고 날 막 덮치거나 하진 않았어. 후.... 먼저 그 얘기부터 해줘" "그거는.. 찬열이도 너랑 살면서 많이 자중하다 보니... 그런 거야. 박찬열...은... 꾸준히 살인을 억누르기 위해서 여러 여자들과 어제 너와 같이 딱 죽지 않을 만큼... 그래 그만큼의 피를 마시고, 즐겨... 그럼 그 뒤는 내가 처리해..." "....... 뱀파이어라는게.... 아니 박찬열...은... 왜?...왜그러는건데...." "....스스로가 제어를 할 수 있는게 아니래. 나도 깊이 알고 있는건 아니지만..... 운이 좋으면 몇 년, 아니 몇 십 년의 한번..씩.... 본능적으로 그 시기를 자신이 알고 최대한 자제하려고 하는데 이번 같은 경우는 찬열 본인 조차도 자각하지 못했던거 같아....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거고" "...하..... 진짜... 영화에서나 보던 뱀파이어가 내 눈앞에 있다는 것도 어처구니가 없는데... 무슨 저주 걸린 것도 아니고... 본능? 하- 참...." "자세한 내막은 나도 깊이 아는 건 아니지만.... 내가 만나기 전에 아주 오래 전에 과거의 일이라고만 이야기했어. 그렇게 된 이유는..." 종대의 말을 들은 백현이 목이 타는지 식탁 위의 올려져 있던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더니 소리가 나게 내려놓고는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뭐... 나도 처음엔 이해도 안 되고, 웃기다고 했는데... 옆에서 오랜 시간을 봐 왔으니깐" "도대체가 박찬열이랑 엮이면서 정말 알 수 없는 일 투성이다 진짜..!!!" "..그래서 박찬열이 옆에 사람을 두지 않아... 뭐 나야 찬열이와 오랜 시간을 함께 했으니깐... 후우..." 종대에 한숨 소리가 적막한 거실을 울리고, 백현은 복잡해진 머리를 부여잡고 한참을 조용히 잇다가 어차피 자신의 머리로 고민해봤자 답이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아직 풀리지 않은 몇 가지의 궁금증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로 했다. "이것은 설마 모르진 않겠지? 내 몸이 이렇게 멍이 들고 이빨 자국이 난무할때동안 왜 난 반항 한번 못한 거야? 도대체가 어제의 대한 기억이... 종대 네가 가고 나서 박찬열이 날 방안으로 끌고 들어가서...후... 그래... 몸을.. 아오!! 진짜.." 백현이가 말을 하다 말고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승질을 부리자 종대가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더니 찬열이가 잠들어 있는 방문을 한번 쳐다보았다 백현을 돌아보았다. "...백현이 너 어제 찬열이하고 키스했지..?" "............" 종대에 말에 백현에 표정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졌고, 팔을 들어 자신에 입술을 박박 문지르며 어젯밤이 생각난다는 듯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그거 때문이야. 박찬열 자체가 독이자 해독제지.. 저 녀석이 사람을 직접적으로 죽였던 적은 극히 드물어.. 근데 찬열이 본인이 뱀파이어가 되고 얼마 안되어 어떤 여자와 키스를 했더니 그 여자가 천천히 죽어가더래 자기 앞에서.. 그게 첫 희생자.. 그 뒤로는 이유를 몰라 몇 백 년 입을 맞추진 않았지만..." "근데 왜 나한테!!! 저거 게이 아니라며!" "응.. 찬열이는 게이는 아니야... 하지만 그 녀석 자체가 독이자 해독제이듯이 누군가와의 입을 맞추면... 극락의 황홀 감을 느낀다고 하지.. 해독제는 찬열이 피.... 백현이 넌 아마도 마셨겠지.. 그래서 살아는 있는 거야" "하.. 완전!!! 어이없어!!! 무슨 이게 영화에나 나올법한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참-" "나도 처음에는 너와 같이 안 믿었고, 차차 찬열이를 관찰하면서 믿게 된 거라... 너에게 이걸 어떻게 믿게 해줘야 할지 나도 참..." 종대에게서 찬열이에 이상한 짓거리들과 자신이 왜 그렇게 고분고분하게 된 건지에 대해 들었지만 전혀 이해도 믿기지도 아무것도 인정할 수가 없고 받아들이고 싶지조차 않아서 백현은 한숨을 푹 내쉬며 지금 당장이라도 박찬열을 깨워 제대로 듣고 싶지만 그런 백현을 종대가 말렸다. "아마도... 일주일 정도는 못 일어나고 잠만 잘 거야... 그때 얘기해.. 지금은 아무리 깨워도 안 일어나. 혹여 라도 깨웠다간... 백현이 너 이번에는 죽을지도 몰라..." 종대에 진지한 표정에서 백현은 기다려보기로 하고 종대가 만들어준 음식을 받아 허기짐이 밀려오는 뱃속을 채우기 바빳다. "음...." "어때? 괜찮아? 우리 집이 아니라서 그닥... 솜씨 발휘하기가 애매하네" "아냐 괜찮아.. 박찬열 저 개새끼는 일어나면 묵사발을 만들어버리려면 많이 먹어놔야지" * 찬열은 일주일이 아니라 삼 주 만에 일어났는데 눈을 뜨자마자 백현에게 달려들었는데 일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백현은 그대로 준비해 두었던 프라이팬으로 머리통을 내려쳤다. "아...오.....젠장..." "일어났냐? 개 자식!! 내가 너 일어나길 얼마나 기다렸는데 이 미친 자식아!! 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 "....머리 울리잖아... 쪼그만한게..." 자신을 작다고 표현한 찬열에 목소리에 백현이 다시 손을 올려 프라이팬으로 찬열을 때리려고 하자 가벼이 백현에 팔을 낚아챈 찬열은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며 송곳니를 세우다가 멈칫하더니 놓아주었다. "냉장고에 혈액 팩 두고 갔나?" "어!! 안 그래도 종대가 왕창 두고 갔다! 이 세상에 다시 없을 변태 뱀파이어 미친 개또라이 새끼야!!!" "..오랜만에 봐도 너는 여전하네.." "뭐라는 거야!!!" 냉장고로 걸어가는 찬열에 뒤를 따라 가며 백현이 프라이팬으로 아무리 때려도 아프지도 않은지 별 반응 없이 혈액 팩을 하나 둘 꺼내어 흡입하듯 마시더니 비어버린 혈액 팩 무더기를 싱크대 위에 올려놓고는 그대로 방으로 들어가려는 걸 백현에 붙잡아 세웠다. "저거 저대로 두고 그냥 들어갈 거야?" "그럼.. 뭐 저거까지 내가 씹어 먹냐?" "아니! 치워야 될 거 아냐! 깔끔한 녀석이 멘탈이 나갔나!! 그럼 내가 치우리?" "냅둬 그럼.. 내가 나중에 치울 테니깐" 찬열은 그렇게 자고도 졸린지 반쯤 풀린 눈을 비비며 침대로 걸어갔고, 백현은 소파에 나뒹굴고 있던 핸드폰을 찾아 종대에게 전화를 걸었다. 종대는 백현에 연락을 받고 달려왔고 도착하자마자 챙겨온 혈액 팩을 들고 찬열에게 가 저번처럼 깨워 거실로 끌고 나왔고, 찬열은 원래도 큰 눈을 동그랗게 뜨는 탓에 더 크게 보이며 아무것도 몰라요 라는 듯한 순진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백현에 맞은편 소파에 앉아 종대와 백현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와.. 아까 눈 떠서 그렇게 먹고도 아직도 먹냐?" "..배고픈걸 어떻게.. 먹어야지.." "그것보다 너 우리한테 할말은 없냐?" 종대에 말에 찬열은 곰곰이 생각하는 듯 두 사람을 빤히 쳐다보더니 없는데? 라며 어깨를 으쓱 이더니 백현이 자신의 옆에 있는 쿠션을 들어 그대로 찬열에 머리를 향해 던졌지만 가볍게 날아오는 쿠션을 피한 찬열은 다 먹은 빈 혈액 팩을 아무렇게나 옆에 두곤 소파에 등을 기대었다. "이제서야 배가 부르네... 고맙다. 김종대 고생했어" "나!.. 나한테는 왜 아무 말도 안 해? 너 나한테 잘못 했잖아!!" "...........응? 내가? 너한테?" 찬열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냐며 고개를 갸웃하며 백현에게 묻자 얼굴까지 빨개지면서 간신히 화를 참고 있던 백현이 보여주기 위해서 가려놓았던 긴 팔에 윗도리를 벗어 보이며 이게 보이냐며 손가락으로 몸 곳곳에 아직 사라지지 않은 이빨 자국과 멍 자국들을 가리키며 보여주자 빤히 바라보며 아무 말도 없는 찬열에 되려 민망해진 백현이 다시 옷을 입어 소파에 앉았다. "아.... 그랬지...... 미안... 내가.... 너랑... 흠..." "왜! 이제서야 생각은 그래도 나나 보지? 그래서? 너 게이 아니라더니! 이게 무슨 짓이야! 너 때문에 밖에도 못 나가고! 내가 지금 이렇게 긴 팔까지 입고!!" "음... 어차피 나중에는 괜찮아 질 텐데 뭐.." * "어.. 나 다 왔는데 응? 아 응 알았어~" 세훈이 휴대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앞에 보이는 문고리를 잡아 돌리자 흰 가운을 입은 모습이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려 보이는 종대가 환희 웃으며 반겼다. "오! 잘 찾아왔네? 서류 갖다 줘서 땡큐~ 커피 한잔 마실래?" "고마우면 찐한~ 키스!!를 상으로 줘~" "여기 나 일하는 곳이야. 나중에~“ 종대에 허리를 꽉 끌어안고 입술을 쭉 내밀어 대는 세훈을 가까스로 밀어내며 안쪽 문을 힐끔 쳐다보며 탕비실로 들어가 물을 올리며 커피믹스도 괜찮지?라고 묻자 연구실을 둘러보던 세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야~ 형이 주는 거면 사약이라도 감사히 먹겠어요~” “내가 너한테 사약을 왜주냐? 아무튼 여기까지 오느라고 고생 많았어~ 찾는데 어렵진 않았어?” “응~ 어렵진 않았어. 형이 잘 알려줘서? 고생 많았으니깐 뽀뽀라도 해주면 안돼?” “아..진짜 잠깐!” “...손님이냐?...” 양손에 커피를 들고 온 종대에게 뽀뽀라도 해달라며 세훈이 달려드는 바람에 뒷걸음질을 치며 피하고 있는데 안쪽 문이 열리고 언짢아 보이는 표정에 찬열이 나오며 세훈을 보며 묻자 종대가 고개를 끄덕였다. [찬백] Bad Blood 9 w.츤데레 미세하게 아주 조금만 움직여도 수천 개의 바늘이 찌르는 고통에 이를 악물고 주섬주섬 손에 잡히는 대로 옷을 집어 입고 힘겹게 걸어가 방문 앞에 다다라 문고리를 잡아 돌리는데도 정말 많은 힘과 고통이 잇따라 백현에 온 몸은 식은땀으로 젖어 들었다. 문이 열리며 보이는 모습에 종대에 얼굴이 심각하게 일그러지며 백현에 모습을 스캔 하듯 위아래로 흝어 보더니 방 안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백현에게로 시선을 다시 돌렸다. "너..너...괘..괜찮은 거야?" "...잘 모르겠어...하.... 걷는 것조차... 너무 힘들어..." "백현아. 네가 걷는 것보단 내가 널 옮기는게 낳겠다. 잠깐만" 정말 힘겨워 보이는 모습에 더해 식은땀까지 흘리며 겨우 서 있는 듯한 모습이 안쓰러운지 종대가 잠깐만이라는 말과 함께 백현에 허리를 감싸아 들어올리자 백현이 그것조차도 아픈지 고통의 신음을 흘렸고, 소파에 조심스레 내려놓은 종대는 들고 온 가방에서 백현과 같은 혈액들을 꺼내어 수혈을 하기 위해서 부산스레 준비를 하는 모습에 백현이 빤히 쳐다보았다. "....뭐하는거야?..." "박찬열이 문자는 남겼더라고 그래도 그때는 제정신이 였던건지. 너 수혈 해줘야 할 거라고 피랑 먹을 거 챙겨서 오라고 집 비밀번호까지 알려주더라고" "....하...분명...눈 떳을때는 괜찮았는데 왜 이렇게 점점 힘도 없고... 온 몸이 수십 개의 바늘로 찌르는거 같고.... 걷는 것도 힘들어...." "슬슬 효력이 떨어져서 그럴 거야. 아무래도 박찬열 그 녀석이..... 하 진짜.. 저 미친놈.. 적당 이를 몰라.." 백현이 점점 눈을 뜨는 것조차 힘든지 소파에 몸을 깊이 묻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결국 잠이 든 듯 조용해진 백현을 위해 커튼을 쳐 주변을 어둡게 하곤 찬열이 잠든 방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후... 박찬열.. 일어나봐..." 맨 등 짝을 내놓고 자는 찬열을 흔들며 일어나라 해도 미동이 없자 혹시 몰라 들고 들어온 혈액 팩의 꼭지를 따 찬열 코 앞에 가져가자 눈을 번쩍 뜨더니 혈액 팩을 젭싸게 빼앗아 자신의 입안에 넣고 쭉 들이켜 깔끔히 비워낸 혈액 팩을 종대 손위에 올려놓았다. "졸려... 왜 깨운 거야? 죽고 싶은 것도 아니고" "이게 다 백현이를 위해서거든? 넌 또 눈 뜨자마자 백현이 목부터 물으려고 할 거 아냐" "그러고 싶어도 못 그래. 어제 내 피를 먹여놔서 한 일주일은 기다려야될꺼야" 찬열에 눈은 어제만큼 진붉은 눈동자를 하고는 시선을 내리깐 채로 머리를 쓸어 넘겼다. 이불의 가려져 은밀한 부위는 가려져있지만 반라의 상태인 찬열에 몸을 보고 있던 종대는 피를 먹였다는 말에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확신을 가졌다. "하...너 어제 그럼 백현이랑? 와...대단하다 백현이도 저만큼 버틴게 대체 뭐야 ...너란 녀석도 범상치 않은데 백현이 조차...와..." "본능적으로 몇천년만에 진정한 먹이가 나타난 거지..생각보다 더 달고 맛있었어..후후" 찬열이 몽한적인 표정으로 침을 삼키며 윗입술을 혀로 핥자. 종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백현이한테는 내가 말해둘 테니까 넌 그냥 자라 좀 멀쩡해질 때까지" "...그러던지..크크..." 낮게 깔린 목소리로 웃던 찬열은 다시 침대에 누웠고, 종대는 한숨을 내쉬고는 조용히 거실로 나와 백현에게 수혈이 잘 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곤 거의다 들어간 혈액 팩을 빼고는 새 혈액 팩을 꽃아 주었다. "하.....진짜....답이 없다. 박찰열 개새끼....." 백현은 노을이 질 때쯔음이나 되어서야 일어났고 그때까지 핸드폰으로 시간을 보내던 종대는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을 거는 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몇...시야...?" "어? 일어났어? 좀 괜찮아? 뭐 좀 해줄게 우선 씻고 나올래?" 이제 막 눈뜬 백현은 배가 고프진 않지만 아까 흘렸던 식은땀에 찝찝한 몸상태였던지라 소파에서 일어나자 아까보단 그래도 괜찮아진 몸 상태지만 그래도 찌르르 울리는 허리통증에 저절로 나오는 고통적인 신음에 종대가 조심스레 부축해 욕실로 데려다 주었다. "흠...저기 백현아...놀라긴 하겠지만...설명은 우선 씻고 나오면 해줄 테니. 우선 천천히 씻고 나와. 알았지?..." 말 뜻을 이해하기도 전에 문을 닫고 나간 종대에 천천히 옷들을 벗어 놓고 욕조의 따뜻한 물을 받아 한참 동안을 앉아있다 나와 비누칠을 하려 팔을 들자 이제야 눈에 띄는 물린듯한 이빨자국과 멍들 팔뿐만이 아니라 온 몸이 도화지마냥 군대 군대 퍼져있었다. 그 이빨자국과 멍 투성이에 기함하던 백현은 그제서야 종대 말을 이해 했는데 얼른 밖으로 나가 해명을 들어야겠다는 생각뿐이랴 나가려 몸을 씻고 나가자마자 종대를 찾았다. "종대야..너는 아까 나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어?!! 이게 다! 이게다 뭐야!!!" "..하..그게..백현아 우선 진정하고" "그래. 진정할게 그럼 종대 네가 알고 있는 데로 나한테 이야기 해 줘봐. 내 몸이 왜 이러고!! 그리고 박찬열이랑 내가 왜 그렇게 된 건지!!!" 종대는 괜히 어젯밤 그렇게 가지 말고 열쇠 공이라도 불러서 박찬열을 막았어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으로 미안함에 시무룩해졌고, 백현은 식탁 의자를 끌어 자리에 앉으며 종대도 앉으라는 듯 턱짓을 하자. 종대도 의자를 끌어내어 자리에 앉았다. "어디부터 얘기를 해야 할지.." "박찬열 저 새끼가 아침마다 날 물기는 했지만, 어제처럼 주체를 못하고 날 막 덮치거나 하진 않았어. 후.... 먼저 그 얘기부터 해줘" "그거는.. 찬열이도 너랑 살면서 많이 자중하다 보니... 그런 거야. 박찬열...은... 꾸준히 살인을 억누르기 위해서 여러 여자들과 어제 너와 같이 딱 죽지 않을 만큼... 그래 그만큼의 피를 마시고, 즐겨... 그럼 그 뒤는 내가 처리해..." "....... 뱀파이어라는게.... 아니 박찬열...은... 왜?...왜그러는건데...." "....스스로가 제어를 할 수 있는게 아니래. 나도 깊이 알고 있는건 아니지만..... 운이 좋으면 몇 년, 아니 몇 십 년의 한번..씩.... 본능적으로 그 시기를 자신이 알고 최대한 자제하려고 하는데 이번 같은 경우는 찬열 본인 조차도 자각하지 못했던거 같아....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거고" "...하..... 진짜... 영화에서나 보던 뱀파이어가 내 눈앞에 있다는 것도 어처구니가 없는데... 무슨 저주 걸린 것도 아니고... 본능? 하- 참...." "자세한 내막은 나도 깊이 아는 건 아니지만.... 내가 만나기 전에 아주 오래 전에 과거의 일이라고만 이야기했어. 그렇게 된 이유는..." 종대의 말을 들은 백현이 목이 타는지 식탁 위의 올려져 있던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더니 소리가 나게 내려놓고는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뭐... 나도 처음엔 이해도 안 되고, 웃기다고 했는데... 옆에서 오랜 시간을 봐 왔으니깐" "도대체가 박찬열이랑 엮이면서 정말 알 수 없는 일 투성이다 진짜..!!!" "..그래서 박찬열이 옆에 사람을 두지 않아... 뭐 나야 찬열이와 오랜 시간을 함께 했으니깐... 후우..." 종대에 한숨 소리가 적막한 거실을 울리고, 백현은 복잡해진 머리를 부여잡고 한참을 조용히 잇다가 어차피 자신의 머리로 고민해봤자 답이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아직 풀리지 않은 몇 가지의 궁금증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로 했다. "이것은 설마 모르진 않겠지? 내 몸이 이렇게 멍이 들고 이빨 자국이 난무할때동안 왜 난 반항 한번 못한 거야? 도대체가 어제의 대한 기억이... 종대 네가 가고 나서 박찬열이 날 방안으로 끌고 들어가서...후... 그래... 몸을.. 아오!! 진짜.." 백현이가 말을 하다 말고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승질을 부리자 종대가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더니 찬열이가 잠들어 있는 방문을 한번 쳐다보았다 백현을 돌아보았다. "...백현이 너 어제 찬열이하고 키스했지..?" "............" 종대에 말에 백현에 표정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졌고, 팔을 들어 자신에 입술을 박박 문지르며 어젯밤이 생각난다는 듯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그거 때문이야. 박찬열 자체가 독이자 해독제지.. 저 녀석이 사람을 직접적으로 죽였던 적은 극히 드물어.. 근데 찬열이 본인이 뱀파이어가 되고 얼마 안되어 어떤 여자와 키스를 했더니 그 여자가 천천히 죽어가더래 자기 앞에서.. 그게 첫 희생자.. 그 뒤로는 이유를 몰라 몇 백 년 입을 맞추진 않았지만..." "근데 왜 나한테!!! 저거 게이 아니라며!" "응.. 찬열이는 게이는 아니야... 하지만 그 녀석 자체가 독이자 해독제이듯이 누군가와의 입을 맞추면... 극락의 황홀 감을 느낀다고 하지.. 해독제는 찬열이 피.... 백현이 넌 아마도 마셨겠지.. 그래서 살아는 있는 거야" "하.. 완전!!! 어이없어!!! 무슨 이게 영화에나 나올법한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참-" "나도 처음에는 너와 같이 안 믿었고, 차차 찬열이를 관찰하면서 믿게 된 거라... 너에게 이걸 어떻게 믿게 해줘야 할지 나도 참..." 종대에게서 찬열이에 이상한 짓거리들과 자신이 왜 그렇게 고분고분하게 된 건지에 대해 들었지만 전혀 이해도 믿기지도 아무것도 인정할 수가 없고 받아들이고 싶지조차 않아서 백현은 한숨을 푹 내쉬며 지금 당장이라도 박찬열을 깨워 제대로 듣고 싶지만 그런 백현을 종대가 말렸다. "아마도... 일주일 정도는 못 일어나고 잠만 잘 거야... 그때 얘기해.. 지금은 아무리 깨워도 안 일어나. 혹여 라도 깨웠다간... 백현이 너 이번에는 죽을지도 몰라..." 종대에 진지한 표정에서 백현은 기다려보기로 하고 종대가 만들어준 음식을 받아 허기짐이 밀려오는 뱃속을 채우기 바빳다. "음...." "어때? 괜찮아? 우리 집이 아니라서 그닥... 솜씨 발휘하기가 애매하네" "아냐 괜찮아.. 박찬열 저 개새끼는 일어나면 묵사발을 만들어버리려면 많이 먹어놔야지" * 찬열은 일주일이 아니라 삼 주 만에 일어났는데 눈을 뜨자마자 백현에게 달려들었는데 일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백현은 그대로 준비해 두었던 프라이팬으로 머리통을 내려쳤다. "아...오.....젠장..." "일어났냐? 개 자식!! 내가 너 일어나길 얼마나 기다렸는데 이 미친 자식아!! 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 "....머리 울리잖아... 쪼그만한게..." 자신을 작다고 표현한 찬열에 목소리에 백현이 다시 손을 올려 프라이팬으로 찬열을 때리려고 하자 가벼이 백현에 팔을 낚아챈 찬열은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며 송곳니를 세우다가 멈칫하더니 놓아주었다. "냉장고에 혈액 팩 두고 갔나?" "어!! 안 그래도 종대가 왕창 두고 갔다! 이 세상에 다시 없을 변태 뱀파이어 미친 개또라이 새끼야!!!" "..오랜만에 봐도 너는 여전하네.." "뭐라는 거야!!!" 냉장고로 걸어가는 찬열에 뒤를 따라 가며 백현이 프라이팬으로 아무리 때려도 아프지도 않은지 별 반응 없이 혈액 팩을 하나 둘 꺼내어 흡입하듯 마시더니 비어버린 혈액 팩 무더기를 싱크대 위에 올려놓고는 그대로 방으로 들어가려는 걸 백현에 붙잡아 세웠다. "저거 저대로 두고 그냥 들어갈 거야?" "그럼.. 뭐 저거까지 내가 씹어 먹냐?" "아니! 치워야 될 거 아냐! 깔끔한 녀석이 멘탈이 나갔나!! 그럼 내가 치우리?" "냅둬 그럼.. 내가 나중에 치울 테니깐" 찬열은 그렇게 자고도 졸린지 반쯤 풀린 눈을 비비며 침대로 걸어갔고, 백현은 소파에 나뒹굴고 있던 핸드폰을 찾아 종대에게 전화를 걸었다. 종대는 백현에 연락을 받고 달려왔고 도착하자마자 챙겨온 혈액 팩을 들고 찬열에게 가 저번처럼 깨워 거실로 끌고 나왔고, 찬열은 원래도 큰 눈을 동그랗게 뜨는 탓에 더 크게 보이며 아무것도 몰라요 라는 듯한 순진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백현에 맞은편 소파에 앉아 종대와 백현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와.. 아까 눈 떠서 그렇게 먹고도 아직도 먹냐?" "..배고픈걸 어떻게.. 먹어야지.." "그것보다 너 우리한테 할말은 없냐?" 종대에 말에 찬열은 곰곰이 생각하는 듯 두 사람을 빤히 쳐다보더니 없는데? 라며 어깨를 으쓱 이더니 백현이 자신의 옆에 있는 쿠션을 들어 그대로 찬열에 머리를 향해 던졌지만 가볍게 날아오는 쿠션을 피한 찬열은 다 먹은 빈 혈액 팩을 아무렇게나 옆에 두곤 소파에 등을 기대었다. "이제서야 배가 부르네... 고맙다. 김종대 고생했어" "나!.. 나한테는 왜 아무 말도 안 해? 너 나한테 잘못 했잖아!!" "...........응? 내가? 너한테?" 찬열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냐며 고개를 갸웃하며 백현에게 묻자 얼굴까지 빨개지면서 간신히 화를 참고 있던 백현이 보여주기 위해서 가려놓았던 긴 팔에 윗도리를 벗어 보이며 이게 보이냐며 손가락으로 몸 곳곳에 아직 사라지지 않은 이빨 자국과 멍 자국들을 가리키며 보여주자 빤히 바라보며 아무 말도 없는 찬열에 되려 민망해진 백현이 다시 옷을 입어 소파에 앉았다. "아.... 그랬지...... 미안... 내가.... 너랑... 흠..." "왜! 이제서야 생각은 그래도 나나 보지? 그래서? 너 게이 아니라더니! 이게 무슨 짓이야! 너 때문에 밖에도 못 나가고! 내가 지금 이렇게 긴 팔까지 입고!!" "음... 어차피 나중에는 괜찮아 질 텐데 뭐.." * "어.. 나 다 왔는데 응? 아 응 알았어~" 세훈이 휴대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앞에 보이는 문고리를 잡아 돌리자 흰 가운을 입은 모습이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려 보이는 종대가 환희 웃으며 반겼다. "오! 잘 찾아왔네? 서류 갖다 줘서 땡큐~ 커피 한잔 마실래?" "고마우면 찐한~ 키스!!를 상으로 줘~" "여기 나 일하는 곳이야. 나중에~“ 종대에 허리를 꽉 끌어안고 입술을 쭉 내밀어 대는 세훈을 가까스로 밀어내며 안쪽 문을 힐끔 쳐다보며 탕비실로 들어가 물을 올리며 커피믹스도 괜찮지?라고 묻자 연구실을 둘러보던 세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야~ 형이 주는 거면 사약이라도 감사히 먹겠어요~” “내가 너한테 사약을 왜주냐? 아무튼 여기까지 오느라고 고생 많았어~ 찾는데 어렵진 않았어?” “응~ 어렵진 않았어. 형이 잘 알려줘서? 고생 많았으니깐 뽀뽀라도 해주면 안돼?” “아..진짜 잠깐!” “...손님이냐?...” 양손에 커피를 들고 온 종대에게 뽀뽀라도 해달라며 세훈이 달려드는 바람에 뒷걸음질을 치며 피하고 있는데 안쪽 문이 열리고 언짢아 보이는 표정에 찬열이 나오며 세훈을 보며 묻자 종대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집에 서류를 두고 나와서 부탁해서 가져다준다고 온거야. 인사해 이쪽은 나랑 같이 일하는 박찬열. 여기는...” "반가워요. 오세훈!입니다“ 종대에 말을 자르고 손을 내밀며 말을 거는 세훈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찬열이 눈을 느리게 깜박이며 세훈에 손을 잡고 가볍게 흔들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박찬열이라고 합니다. "........훗...과연?“ 찬열이만 들리게끔아주 작은 소리에 찬열이 한쪽 눈썹을 찌푸리자 세훈은 작게 미소 지으며 찬열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입을 뻐금거렸다. 만나 보고 싶었어. 저주받은 뱀파이어 박찬열씨. 그 말을 끝으로 종대에 손에 이끌려 세훈은 연구실을 빠져 나갔고 자신이 들은 말이 무엇인지 곱씹으며 멍때리던 찬열은 자신을 아는 듯한 자신을 오세훈이라는 남자를 따라 나가려 문고리를 잡은 순간 문이 열리며 종대가 들어오자 그대로 종대에 양 어깨를 아프게 쥐었다. "야아! 아파! 뭐! 왜!!!" "방금 전 그 사람 뭐하는 사람이야? 아니 그 사람 어떻게 알아! 그 사람이 날.. 날 어떻게 아냐고!" "무슨 헛소리야!! 개랑 너랑 처음 보고, 난 개한테 너 얘기 한적도 없는데 개가 널 어떻게 알아! 아프니깐- 이것! 조옴!" 찬열에 손에서 힘겹게 빠져나온 종대는 양 팔이 얼얼함에 주무르며 찬열에 얼굴을 매섭게 쏘아보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도대체 이해가 안 가는 이 상황에 대해서 다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야~ 너 왜 그래? 피가 모자라?" "................" "야? 박찬열! 어? 야!야!" 멍한 표정에 찬열 눈앞에 손을 들어 흔들어보여도 반응이 없는 듯하더니 갑자기 종대에게 자신의 흰가운을 벗으며 넘겨주었다. "아! 뭐야! 왜?" "나갔다올게. 누가 찾으면 잠깐 나갔다고 해" "어? 야야야! 야!!!" 찬열은 가운을 종대에 손에 떠넘기듯이 넘겨주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눈 한번 깜박이는 순간에 사라져 버려 텅빈 복도를 보며 소리를 질렀지만 어떤 대답도 들려오지 않아 한숨을 푹 내쉬며 종대는 의자에 가운을 올려놓고 서류를 들고 자신에 자리로 가 앉았다. "별일이야 있겠어? 에휴..." 찬열은 연구실을 빠져나오자마자 검은 뿔테안경을 벗어 남방 앞주머니 포켓에 넣으며 좀 전에 맡아본 냄새를 찾으러 깊이 숨을 들어마시며 주변을 쭉 흝어보다 자신에 위치에서 멀지 않은 1km정도 떨어진 위치로 차를 타고 움직이는 세훈에 위치를 파악하자 그 자리에서 도약하듯 뛰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에 눈이 있었기에 찬열은 골목길로 들어가 사람들 시선이 닿지 않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그리곤 모든 감각들을 세훈에게 몰입되어 있었던 찬열이기에 그쪽으로 향해 빠르게 날듯이 높은 건물들의 옥상 위를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흐음... 그러다가 눈에 띄면 곤란하지 않아요?" "..너 정체가 뭐야." "전 그냥 뭐.. 놀고먹는 백수정도? 부모님이 돈이 많아 삼대독자가 펑펑 써도 남아도는 그냥 재수없는~ 부잣집 도.련!으..." "이 자리에서 확 네 사지를 다 찢어발길 수도 있어!!! 정체가 뭐야!!!" 차에서 내리자마자 하늘에서 뚝 떨어진거마냥 눈앞에 나타난 찬열에 모습에 놀라지도 않고, 양 어깨를 으쓱이며 웃어 보이는 세훈에 찬열은 낮게 깔린 목소리로 정체를 밝히라고 말했지만 그에 건들거리며 말하는 모습에 바짝 다가가 멱살을 잡으며 언성을 높였지만 세훈에 입꼬리는 여전히 올라가 있었다. "워워- 진정하세요. 진정~ 뭐, 내 정체가 궁금하시다면! 알려드려야 하는게? 인.지.. 하하, 뭐 이런 거 안 좋아하시나?" "...죽고 싶은가보지..?" 진지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세훈에 이성적이지 못한 찬열이 이를 뿌득 갈며 송곳니를 드러내는데도 너무나 태연한 모습에 세훈이 입을 열었다. "왜? 나 물려고? 과연- 날 물수 있을까?" 세훈은 자신의 멱살을 잡고 있는 찬열에 몸에 손을 올리며 살짝 밀어내자 알수 없는 힘에 의해 튕겨 나가듯 뒤로 밀려나 벽에 부딪힌 찬열은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에 대해 놀란건지 큰 눈을 부릅뜨며 자신의 앞에서 별거 아니라는 듯한 표정에 세훈을 노려보았다. "당신이 저주받은 뱀파이어라는 걸 아는 내가 누굴 거라는 생각은 못 해봤나? 아~ 하긴..제대로 기억을 못할 수도 있겠군" "…….뭐?" "하하- 그렇게 무섭게 쳐다보지 말라고, 나도 화가 나면 당신을 어떻게 할지 모르거든? 우리 할머니처럼 말이지. 그럼 또 보자고~" 세훈은 또 보자는 말과 함께 마지막까지 미소 띈 얼굴로 찬열에게서 사라져 버렸다. 찬열은 세훈이가 사라지자 한 발짝 내딛으며 방금전까지 나던 향기를 쫓아가보려 냄새를 맡아보았지만 어디에서도 세훈의 향은 풍겨나지 않았다. "아씨! 젠장!!!!" 세훈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며 찬열은 이 궁금증을 해소 시켜줄 사람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뿐이 들지 않아 곧바로 연구실로 발걸음을 돌려 뛰었다. “으앗! 야!야! 아프다고!!!” “그 새끼 누구야! 정체가 뭐야!!!” "이거! 이거 좀 놓고 말해!!! 아파! 아프다고!!“ 소리 없이 들어와 자신에 팔을 부서트릴 정도로 억센 힘으로 잡고 놔주기는커녕 더 억센 힘을 주는 탓에 오만상을 찌푸리며 종대가 찬열에 정강이를 찼지만 아프지도 않은지 반응은커녕 계속 세훈에 대해서 묻기만 했다. “내 애인! 애인이야! 그..그냥! 돈 많은 갑부집 애!! 아프다고 좀! 안 놔? 안 놓을 꺼지?” "그런 녀석이!!! 내 정체를! 어떻!!!....“ 종대는 자신을 놓을 생각이 없는 찬열에게 경고의 말은 했지만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녀석에 잡히지 않은 팔에 쥐고 있던 날카로운 핀셋으로 찬열에 옆구리를 깊이 찌르자 그건 아픈지 잡은 판을 놓아주며 뒤로 주춤 물러나는 통에 자리에서 일어나 구석진 곳에 놓아둔 미니 냉장고에서 혈액 팩을 꺼내어 던져주었다. “야- 이거나 먹고 정신 차려. 괜히 가만히 있는 나 건들이지 말고 아오... 진짜 팔 멍들겠다- 씹새야!! 내가 얼마나 연약하고..아흐...” “후.... 김종대 네 애인이라는 녀석!!! 정체가 뭐냐고, 부잣집 이런거 말고.. 그녀석이...하...어떻게 내 정체를 아냐고!!!” "응?..뭐라고? 세훈이가 너 정체를 안다고?......“ 종대는 머리를 쓸어 올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고, 찬열은 옆구리에 꽂힌 핀셋을 빼내자 점차 상처는 아물어갔고 종대가 던져준 혈액 팩을 거칠게 뜯더니 흡입하듯 마셧다. “세훈이가... 조금 괴짜기도 하고.. 이상해 보이기도 하는 놈이긴 하지만....하.... 진짜... 미치겠네...” “네가 술이라도 먹고 내 얘기 한거 아니야?” "...그건 네가 잘 알잖아. 네가 나한테 걸어논거 잊었어? 아무한테도 죽을 때까지 네 정체를 얘기 못하도록.. 백현이 같은 경우야.... 예외이네... 네가 그렇게 만든 것이 있으니깐“ “...하하.... 씨발!! 진짜...” 찬열에 정체를 알고 있다는 말에 종대는 도저히 자신에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워낙에 괴짜 같은 녀석이다 보니 알아가볼수록 새롭고 신기로운게 많긴 하지만 자신이 한 번도 얘기하지 않은 찬열에 정체를 알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놀라워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 “으아~ 심심하다.” 소파에 늘어져 있던 백현이 기지개를 피며 일어나 앉았지만 할 것이 없어 방안을 두리번 거리며 무언가 재미난 것이 없을지 찾던 중에 예전 앨범들이 있는 방이 눈에 띄었다. “박찬열.. 사진도 혹시 있으려나?” 소파에서 일어난 백현은 종대조차 들어가지 못한 카메라와 앨범이 가능한 일명 앨범방 안으로 들어가 가지런히 책장에 꽃혀있는 앨범 중에 하나를 꺼내어 펼쳐 보았다. 워낙에 깔끔한걸 좋아하는 찬열인지라 역시나 꾸준한 관리를 해주었던건지 책을 꺼내고 펼치는 동안 어디에서도 먼지가 날리지도 백현에 손에 먼지가 묻어나지도 않았다. “이야- 사진을 좀 찍네? 오올........” 처음 집어든 앨범책자에는 풍경 사진들이 한권을 가득 채웠고, 두 번째, 세 번째 책자까지에도 인물 사진보단 풍경 사진이였는데 네 번째 책자를 펼쳐든 순간 백현은 깜짝 놀라 하마터면 책장을 떨어트릴뻔 했다. “...허...얼.....대박” 앨범책자를 펼치자마자 백현에 눈에는 수많은 박찬열이 있었찌만 옷, 머리스타일과 안경을 쓰거나 안 쓰거나에 차이 정도랄까? 전혀 변한 것이 없는 모습 예전 이 집에 처음 왔을 때 했던 이야기와 같이 변함이 없는 모습으로 사람만 바뀌어서 흑백 사진부터 시작해서 점차 뒤로 갈수록 칼라 사진으로 변화되면서 일정한건 박찬열` 홀로 였다. “으.... 대박... 진짜 그대로네... 어라? 웬 여자 사진이..” 교회를 배경으로 박찬열과 수녀 복을 입은 수수한 얼굴에 여자 단둘만이 사진 속에 있었는데 둘은 굉장히 행복해 보이듯 환한 미소를 지으며 찍은 사진과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보며 애틋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사진까지 한 페이지를 딱 두장에 사진만 채우고 있어 백현은 그 페이지를 한참동안을 쳐다보았다. “...누구지??” * 도어락 해제 소리가 들려오자 세훈은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 책을 보던걸 멈추고 고개를 돌려 들어오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려 기다렸다. “어? 어쩐 일이야~ 내가 보고 싶었어?” "....오세훈.. 너 누구야." 세훈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달려가 안으려 했지만 종대가 그걸 제지하며 굳어버린 표정으로 똑바로 쳐다보며 찬열이 아까전 했던 말과 함께 같은 말을 내뱉었다. 그에 별거 아니라는 듯 양 어깨를 으쓱이며 환하게 웃음 짓는 세훈에 반대로 종대에 표정은 점차 일그러졌다. “형까지 왜 그래~ 내 정체가 뭐냐니? 나 그냥 형 애인이자 한량으로 살고 싶은 돈 많은 갑부집 아들이잖아~ 아 뭐... 돈이 좀 많긴 하지 우리 집이?” ".....내가 말하는거 그런게 아니라는거 알잖아?" "...그럼 뭐? 아... 내가 마녀의 후예라는 뭐 그런거?푸하하.... 아 진짜 난 내 입으로 이런 얘끼할때는 보여? 아오... 손발 오그라들어... 짜증나게... 마녀가 뭐야 마녀가... 뭐 그덕에 이렇게... 예쁜 형아도 내껄로 만들었으니 좋은 건지도?“ 마녀의 후예라는 이야기를 하며 세훈에 눈빛은 보라색 빛을 비쳤고,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아니 노려보듯 보고 있는 종대에 턱을 감싸며 매력적인 눈웃음을 보이며 웃는 세훈은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종대가 가벼이 밀어나는 탓에 세훈이 살짝 떨어져 주었다. “...하... 그래 네가 뭐 마녀든 뭐든 박찬열도 뱀파이어인데 네가 뭐든 뭔 상관이야. 그것보다 넌 왜 나한테 그걸 숨겼어? 아니면 뭐 나한테 일부러 접근 한거야? 박찬열을 만나려고?” "에이~ 설마! 내가? 박찬열 때문에 형을 만났다고? 어차피 만나고 싶으면 내가 찾아가면 되는걸 뭐~ 그래서 우리 형 화나쪄요?우쭈쭈~“ 끌어안으며 아이 달래듯이 등을 어루만져주자 종대는 한숨을 내쉬며 세훈에 어깨를 감쌌다. 세훈은 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종대를 더 자신에 품안으로 끌어안았다. “믿든 안 믿든... 상관없는데... 난 형이 좋았고 지금도 형만 있으면 되고 그냥 나와 형 둘은 박찬열과 별개야 그러니깐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일부러는.. 아니라는 거지? 박찬열 때문에.... 네가 나에게 온건 아니라는 거지?” “으응... 진짜야. 안 그랬음... 내가 형한테 처음 만나서.. 그러진 않았겠지” 처음 만났을 때라는 세훈에 이야기에 종대는 잠시 동안 과거를 떠올리다 사귀기 초반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떠오르며 세훈에 품안에서 떨어져 나와 보랏빛이 도는 눈을 마주했다. “너..너! 그..그럼 첫 만남에 나한테 뭔가 이상한거 걸었어!!!?” “...그랬지? 박찬열에 주술에 걸려 있어서... 어렵더라고... 그래서 그냥 약을 좀 탓지~ 사. 랑. 의. 묘. 약 이라고 하지~” “....야!!!! 이씨- 나 그냥 갈래. 연락하지마아!!야!!” "에이~ 들어올 때는 맘대로 들어올 수 있을 진 몰라도 갈때는 절대 그냥 갈 수 없지~ 내가 그렇게 못 보내지~“ 세훈에게서 떨어져 나와 있던 종대가 나가려고 등을 돌려 한발 내딛자마자 팔을 뻗어 종대에 옷을 잡아당기자 반동으로 뒷걸음치며 세훈에 품안으로 다시 들어가게 되었고 어린아이같이 장난스런 표정으로 그대로 종대를 들춰 메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야! 안 놔? 나 갈 거야!!” "응~ 안 놔줄 거야. 형은 평생~ 내꺼! 아니 죽을 때까지 내가 구속시켜 놓을거니깐~ 히히“ 버둥대며 세훈에게서 떨어져 나가려고 했지만 힘적으로는 훨씬 세훈이 셌던지라 오늘도 역시나 종대는 빠져나가지 못 했다. * “왔어?” “...........어....” “아! 박찬열.. 근데 말이야 저 방에 있는 사진 뭐야? 여자랑 같이 찍은 사진이 있더라?” 도어락 해제 소리와 함께 들어오는 찬열에 소파에 가만히 앉아 고개만 돌려 말을 거는 백현에 모습에 건성으로 대답해주며 들어가려는데 사진에 대한 말에 문고리를 잡던 손이 멈칫하며 찬열이 소파에 있는 백현에게로 고개가 돌아갔다. “..왜...왜 그렇게 쳐다봐...?” “....사진.........봤...어????” “..왜...왜 그렇게 쳐다봐...?” “....사진.........봤어????” 매서운 찬열에 눈빛에 말을 살짝 더듬은 백현이지만 자신은 죄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시선을 피하지 않고 쳐다보고 있었지만 처음 보는 싸늘한 시선에 뒷머리에 식은땀이 흐르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너스레를 떨었다. “어? 어..그냥 집에만 있으니까. 심심해서 그냥 네가 찍힌 사진도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봤거든..근데 웬 여자랑 같이 찍은 사진이 있더라? 누구야? 수녀복 입은 여자? 되게 미인이시던데, 나 소개시켜주면 안 되냐?” “.....................” “왜?? 뭐 혹시 예전에 좋아하던 여자 뭐 그런 거야? 에- 아쉽다. 진짜 미인이던데” 찬열은 성큼 소파에 늘어져 앉아있는 백현에게 다가가 어깨를 억센 힘으로 잡아 눌렀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스런 백현은 왜 그러냐며 어깨를 누르는 찬열에 손 때문에 오만상을 쓴 표정으로 찬열을 올려다보았다가 눈을 황급히 감았지만 자존심이 상해 겨우 눈을 다시 떴다. 마주한 눈은 곧이라도 죽일듯한 냉기 가득한 시선으로 내려다보는 눈빛에 자신도 모르게 온몸이 떨려와 겨우 아무렇지 않은 척 하려 백현은 애를 썻다. “누가 그 방에 들어가랬어!!!!! 누가!!!! 쥐새끼마냥 남 사진을 그렇게 훔쳐봐!!!” 백현은 자신을 향해 쥐새끼라는 단어에 온 몸으로 느껴지는 공포와 두려움보단 억울하고 화가 나서 되려 소리를 질렀다. “누구보고 쥐새끼래?!!네가 봤어? 내가 쥐새끼처럼 들어가는거? 하참- 그렇게 중요한 거면 말을 하던가!!! 보지 말라고!!! 아씨!!! 진짜...짜증나게” 백현이 화를 내보았지만 여전한 시선으로 찬열이 내려다보았다. 백현은 그 눈빛을 똑바로 보고 있자니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몸이 떨려오는게 짜증나 여직 자신의 어깨를 아프게 짓누르는 손을 향해 눈길을 돌려 떼어내려 했지만 그럴수록 더 아프게 눌러왔다. “아!! 파!! 아프다고!!! 이 개새끼! 야!!!” “당분간 내 눈앞에 뛰지 마..... 죽고 싶지 않으면.............. 꺼져 변백현” 찬열은 자신에 손에 의해 눌려 누워있는 백현을 소파에서 일으켜 세워 멱살을 잡고 질질 끌고 문까지 데려가 집 밖으로 내쫓아 버렸다. “야! 이씨발- 지가 데려와놓고 멋대로 내쫒냐? 뭐!!! 내쫓으면 갈 때가 없는 줄 알고? 흥! 잘 먹고 잘 살아라! 미친새끼야!!!” 백현은 큰소리를 내며 발로 있는 힘껏 문을 차며 억울하고 화나는 감정들을 한껏 쏟아내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자신에 집으로 향했다. “....... 하아....” 앨범을 꺼내어든 찬열은 땅이 꺼져라 깊은 한숨을 내쉬며 사진 속에 환하게 웃음짓고 있는 지금과 변함없어 징그러울 정도의 자신과 수녀 복을 입은 여자를 보며 한참동안을 망부석 마냥 그대로 한참동안을 움직이지 않았다. * “.............으응.....” “..일어났어?” 뒤척이는 자신의 머리위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종대는 무거운 눈 커플을 겨우 들어올려 세훈을 올려다보자 자신을 굉장히 애정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어 배게에 얼굴을 묻었다. “에이~ 우리 사이에 매번 이러네- 왜그래? 부끄부끄해요? 우리 형~?” “인마...넌 왜 매번 자는 얼굴을 보고 있는 거야!! 민망하게....” “민망하긴~ 어릴 때는 형 자는 얼굴만 감상했었는데..말이야” 종대는 어릴 때라는 말에 배게에서 얼굴을 들어 올리며 물어보려는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바로 세훈이 종대에 입술에 자신의 입을 가벼이 맞추었다 떨어졌다. “헤헤- 어쩜 이리 날이 갈수록 예뻐질까 우리 형은?” “뭐..뭐? 어릴 때?? 네..네가 어떻게 내 어릴....” “에고.. 우리 처음 본게 다 커서가 아니고~ 형이 큰집에 막 입양 되었을 때인가? 그때 잠시 우리집 왔었잖아? 난 그때 형 봤었어” “.....뭐어?!...난..그때....” “아마- 그때 형은 날 못 봤겠지. 난 사람을 만나지 못 했었으니깐... 그냥 먼발치에서 손님이 왔다는 소리에 몰래 구경 나갔다가 본거지. 물론 그 이후 형 얼굴 보고 싶어 가끔 놀러갔었지~ 아무도 모르게~” 종대는 세훈에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얼빠진 표정으로 멍하니 쳐다보자 왜? 라는 입모양을 보이며 빙그레 웃어보였다. 살짝 충격을 먹은 종대였지만 자신에 앞에 있는 세훈에 얼굴을 보니 아무렇지 않아보였다. “아니...좀 충격이라.....나는 너랑 성인이 되어 만난 걸로.....하긴.... 첫만남때부터 이상할 정도로 너무 들러붙어 이상하다 하긴 했는데 그 궁금증이 풀린 기분이랄까?” “하긴 뭐 나는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으니까? 형은 처음이였 겠지만~ 뭐 그만큼 내 인생에 형은 참 탐나는 사람이였어” 탐난다는 말을 내뱉는 순간 세훈의 눈빛이 보랏빛으로 빛나는게 신기하다는 듯 종대는 빤히 세훈에 보랏빛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신기하다. 사람 눈이 보라빛이라는게 원래에 눈색인거야?” “그냥? 간혹 내가 힘을 쓰거나 기분에 따라 내가 주체를 못 하면 그러더라고 형이랑 있을 때는 항상 애를 써왔지만.... 이젠 그럴필요가 없으니까~ 아! 이 사실은 할머니와 나만에 비밀 이였는데! 히히- 뭐~ 이젠 형까지 알긴하지만” 종대에 눈가에 세훈에 입술이 닿자 반사적으로 한쪽 눈을 찡긋거렷고 더 큰호선을 그리며 웃음짓는 세훈 이였다. “형은 뭐든 예쁘다. 누구한테도 주고 싶지 않아~” “가끔씩 이렇게 뜬금포 고백은...기분 좋다 세훈아......” 종대가 자신보다 넓은 가슴을 가진 세훈에게로 파고들며 안기자 오른팔을 들어 그런 종대에 등을 감싸 안았다. “난 형을 내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다른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기를... 얼른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하며......” * “너 얼굴 상태가 왜 그래?” “....그냥 며칠 식사를 제대로 못 했어.....” 탕비실을 들어서는 찬열에 인기척에 종대가 커피를 내리다 말고 인사를 하려 고개를 돌렸다 놀라 뒷걸음치며 기함을 하는데도 심드렁하니 식사를 제대로 못했다며 이야기하는 찬열에 종대는 혈액팩 보관을 해둔 냉장고에서 혈액 팩을 가져와 찬열에게 건내어주자 그걸 받아든 찬열은 먹는둥 마는둥 하는 평소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에 종대가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삐딱하게 쳐다보았다. “너 무슨 일 있어? 왜 그래? 동면에 들어가는 곰새끼 마냥 눈은 풀리고 밥도 먹는 둥 마는둥하고 맥아리도 없고 너 지금 피부도 다 상해서 푸석이 아니라 사막 같아 눈도 굉장히 퀭해!!!” “.....잠을 못 자서 그래.......“ “응?..왜? 무슨 일 있어?” 종대에 물음에 찬열은 연구실 넓은 창문 하늘을 쳐다보며 땅이 꺼져라 긴 한숨을 내쉬었다. “후......그냥.....내가 죽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 중이야“ “하- 야 별짓 다 해도 죽지 않는 네가 어찌 죽냐? 뱀파이어도 우울증이 오나보다?“ “.....하- 글쎄? 우울증이라기 보단...... 평생에 소망이라고 해두자. 그런데 네 애인은 뭐라냐? 그날 너 표정이 꼭 뭔가 사단이 하나 나도 날거 같아 보였는데” “흠......내가 살다 살다. 사람 아닌 것들에게 둘러쌓이니 영화에 나오는 늑대인간도 나올까 기대가 된다. 애인한테 그날 찾아가서 물으니 지가 마녀의 후예라더라” “.....마녀의 후예?....” “응- 그렇다더라? 내 주변에 뱀파어어에 마녀라니 참나.. 그래도 백현이라도 사람이니 다행이지...” 종대에 입에서 나온 백현에 이름에 미처 생각치도 못 했다는 듯 잠시 떠올렸지만 그것도 찰나의 순간일 정도의 잠시뿐 이였다. 그런 찬열에 모습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종대 카톡을 보며 미소 짓더니 바쁘게 손가락을 놀리며 답장하기 바빴고 잠시 조용하던 둘 사이에서 찬열에 폰이 존재감을 알리듯이 울렸다. 핸드폰을 꺼내어보자 카톡 음성 파일이 와 있는걸 본 찬열이 재생 버튼을 눌렀고 그에 핸드폰 스피커를 타고 아주 큰 소리가 흘러나왔다. [야!!!!!너는 사람을 그렇게 내쫓고도 연락 한번을 안 하냐?! 매정한 사...아니 뱀파이어야! 언제는 내피가 맛있다며 쪽쪽 빨아 쳐 먹...아! 잡수더니!!!이 미친 쌍또라이 변태! 게이!!!!뱀파!!!!] 백현에 야라는 찬열을 부르는 듯 한 소리 뒤를 이어 어눌한 발음으로 온갖 말들이 이어 나왔다. 찬열에 옆에서 같이 듣던 종대는 음성파일에 의아한 표정으로 찬열에 얼굴을 쳐다보았다. "너네 먼일 있었어?" "네가 상관할 일 아니야. 신경 꺼-" "야! 그래도 내가 명색이 네 친구이자, 직장 동료인데!!!! 음성파일을 듣고도 가만히 있냐?.... 야!!!! 얘기도 안 해주고 그냥 가는 거야? 그럼 나 백현이한테 연락한다?" "네 맘대로 해라-" 관심도 없다는 듯이 찬열은 자신의 방안으로 유유자적 걸어갔고, 종대는 도대체 감이 안 잡히는 이 묘한 기류는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백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백현아! 뭐하고....어라?............ 백현아? 아- 네 그래서 거기가 어디에요?" 전화기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백현에 목소리는 좀 전 카톡 음성메세지와 별반 차이 없어 보이듯이 쩌렁쩌렁 울렸고, 잠시 동안에 정적이 흐르더니 그뒤엔 왠 낯선이에 목소리가 들려와 당황했지만 백현에 위치를 묻곤 흰 가운을 벗어던졌다. "야! 박찬열, 나 백현이 찾으러 가니깐. 뒷수습 알아서 해라!" "....................." 찬열에 방문을 열고 말을 했지만 미동 없이 가만이 앉아 있는 모습에 대답을 들을 생각은 저버리고 그냥 냅다 연구실을 빠져 나갔다. 연구실을 빠져나온 종대는 전화기 저편에 상대방이 알려준 대로 달려갔다가 그대로 기함하며 쉽사리 들어가지 못하고 쳐다보자 백현에 옆에서 걱정과 경계의 눈빛으로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까만 얼굴에 남자에 눈초리가 따가웠는지 꾸벅 인사를 하며 통화했던 사람이라며 다가갔다. "좀 아까 전화하신 분이세요? 혹시.. 괜찮으시면 저희 사장님 좀.." "아? 네네, 제가 데리고 갈게요. 그런데 왜 이리 술을 많이 마셨데요?" "....그게... 저도.. 며칠 계속 안 나오시길래 전화를 했더니 이곳에서... 이 상태 이시더라고요....." “하하.....도대체 뭔 상황이야.... 아오 진짜....” 신경질적으로 자신에 머리를 거칠게 벅벅 긁으며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두 사람에 참 뭐 같다라는 생각에 종대는 깊은한숨을 내쉬며 고주방태가 되어 축 늘어진 상태에 백현을 힘겹게 부축해 일으키려 낑낑대는 종인에게 다가가 도와주었다. “제가 할게요. 제 등에 업혀주실래요?“ “아...저.. 사장님 보기보단 꽤 나가시는데...“ “괜찮아요. 나가 봤자...으...꽤...나가네요. 정말....“ 등에 느껴지는 무게에 끄응 거리면서도 떨어지지 않게 잘 고쳐 업고 걸어가자. 종인이 백현에 핸드폰과 지갑을 챙겨들고 그 뒤를 따라 나섰다. “백현이 집은 알죠?“ “아....니요...사장님 집을 딱히 가본 적이 없어서.....어쩌죠? 전 가게 문 열러 나가야 하는...후....“ “괜찮아요. 그럼 저희 집에서 잠시 데리고 있죠. 손에 든 건 백현이꺼죠? 여기 제 주머니에 넣어주세요“ “아..네...죄송한데 좀 부탁..좀 드릴게요“ “괜찮아요! 걱정 마세요. 백현이 제가 잘 챙길 테니. 일어나면 연락 드리라고 할게요“ 꾸벅 인사를 하며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라며 종인이 사라지자 종대는 백현을 제대로 고쳐 업고는 세훈의 집으로 향했다. “하아....뭘 먹어서 이렇게 무거워. 후ㅡ 힘들다“ 고주망태가 되어 축 늘어져 있는 백현을 침대위에 던지듯이 내려놓고는 그 옆에 따라 누운 종대에 이마에는 힘든지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응? 형 이 시간에...어라?“ 세훈이 현관에 있는 신발을 보곤 해맑은 표정으로 방안으로 들어가 종대 안으려다 그 옆에 있는 백현에 멈춰 섰다. 그에 종대가 그 시선을 느끼고는 땀 맺힌 이마를 닦아내며 말했다. “아...친구야..친구. 술을 너무 먹어서 데려왔어“ “어? 백현이 형이랑?“ “응? 너 백현이 알아? 어떻게?“ 의외다라는 표정으로 세훈을 보자 아는 사이라며 세훈이 백현을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종대에게 향했다. “그러는 형은? 설마...나 몰래 바람피웠어?“ “헐......야!!!으씨. 바람은 개뿔? 내가 너 만나면서 바람 한번 못 핀게 천추의 한 이구만 내가 진짜 어쩌다가 너를 만나서....“ “왜? 억울해? 이 미모의 이 재력에 이 키를 가진 나를 보고도?“ “야- 순전히 그게 다 네 재산 아니잖아? 다 고모님......꺼지“ “그게 그거지. 우리엄마는 내가 해달라는건 다 해주는데 뭐~ 형은 예외였지만?“ “그야........후....... 됐어. 나 연구실 다시 들어가야되. 백현이 일어나면 해장국이라도 시켜주든 끓여주든 하고, 나한테 연락좀 줘- 알았지?“ 종대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니 그에 세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팔짱을 끼며 뾰루퉁하니 볼을 부풀린다. “싫은데? 내가 왜 백현이 형이랑 형이 통화하게 해야 되는데?“ “세훈아. 괜히 투정 부리지 말고, 백현이가 얼마나 놀라겠어. 눈떴는데 자기 집도 아니고 남에 집에 그것도 너란 녀석이랑 둘이“ “뭐 어때? 내가 뭐 잡아먹어? 아....뭔짓을 할 짓은 모르지~~으흥“ “또또 고놈의 이상한 테스트 할 생각이지!? 너 백현이한테 뭐 하나라도 먹여!! 그럼 당분간 안 올 테니깐!!“ “허얼.....괜히 짜증나네. 형 나보다..!....“ 더 듣기싫었던건지 자신의 손으로 세훈에 입을 막아버리자 가만히 있는가 싶더니 혀를 내밀어 종대에 손을 혀로 부드럽게 핥자 볼이 살짝 붉어지며 종대가 손을 내렸다. “아씨!! 오세훈!!!“ “왜~ 느껴서 그래? 아 진짜. 예민하기는~“ "으흐응~흐응~"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세훈은 냄비 안에 것을 국자로 휘적거리며 얼굴에 피어오른 미소가 무언가 재미나 보인다. "........으.... 속아파...." 침대위에서 죽은 듯이 움직이지 않던 백현이 몇 번 뒤척이더니 갑자기 몸을 최대한 웅크리곤 모로 누워 웅얼대었는데 마침 세훈이 방안으로 들어와 끙끙대는 백현에 어깨에 손을 올리며 살짝 흔들었다. "형! 일어났어? 내가 해장국 끊여놨으니깐~ 얼른 나와서 먹어봐" ".....아...응...........어?!!!!!!!!!!!!!" 힘없이 일어나 앉았다가 머리를 부여잡으며 앞으로 엎어졌다가 벌떡 일어나며 세훈을 쳐다보며 손가락질 했다. "어..어? 어! 어..뭐...뭐야!!!? 네가 왜 여기 있는 거야!!!" 자신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백현을 삐딱한 시선으로 내리깔아 보면서 작게 한숨을 내쉰 세훈은 팔짱까지 끼고 입을 열었다. "형... 여기.. 우리 집이거든?아오.... 술 냄새... 얼마나 마신거야? 와- 어떻게 사람 몸에서 술 냄새가 진동을 할 수가 있어!" "....몰라... 근데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야? 네가 나 데려왔어?" "아니- 우리 형이 데려왔어. 땀을 아주 뻘뻘~ 흘려가면서 업고 왔더라!!!" 백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구나 라고 대답을 하다 놀란 표정으로 뭐? 라며 세훈이 말하는 형이 누구인지 물었다. "혀..형? 형!!? 야! 야! 내가 아무리.. 술을 먹었어도 그렇지!!! 모르는 사람한테... 도움 받고... 어...어...어디 계셔? 인..사라도...아....속이야" "모르긴 뭘 몰라~ 종대 형은 형을 안다더만- 우선 나와! 해장국 끊여놨으니깐. 먹으면서 자세한 얘기해" "...아...진짜...속이야...오세훈...이리 와서 부축 좀해봐- 어지럽다...." "가지가지 하네 진짜..." 궁시렁대면서도 침대에서 비틀거리며 내려오는 백현을 부축해 부엌으로 들어가 식탁 의자에 앉히고는 불을 꺼두지 않아 보글보글 끓고 있는 국과 함께 따끈한 밥까지 차례로 내려놓았는데도 불구하고 먹을생각없이 퀭한 눈으로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백현에 손에 숟가락을 쥐어주었다. "내가 열심히 만들었으니깐. 먹어- 맛없진 않을 거야" "...그래..고맙다... 근데 종대가 왜 네 형이야?" "음... 애인이야 애인- 뭐 형이기도 하긴 하지만... 그것보다 왜 그리 술을 마신거야?" "....하아.........몰라.......!" 백현이 말하기 싫다는 듯 묵묵히 밥을 먹기 시작하자 세훈도 더 이상은 묻지 않겠다는 듯이 반찬들을 밀어주었다. "....하- 잘 먹었다. 세훈이 너 생각보다 요리 좀 한다? 이제 좀 살거 같긴 하다" "우리 형이 맛있는걸 먹여야 하니... 좀 연습 좀 했지? 커피?" "...코올~ 너 나중에 할 거 없으면 식당이나 차려라. 장사 잘 될 거 같은데" "싫은데~ 나는 지금처럼 살건데~" "그래! 돈 많으니 좋겠다!!! 아... 나도 돈 많았으면 좋겠다.....으... 힘들어" 식탁에 엎드려 있는 백현에 앞에 커피 잔을 내려놓으며 세훈도 맞은편 자리에 의자를 빼내어 앉았다. "형- 아직도 일반인 코스프레 중이야? 이제 그만 방황 하지" "...뭐....나는 이게 방황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데? 정상이지.. 이게" "결국엔 형도 어쩔 수 없을 텐데. 뭐 그렇다고 형이 여자랑 자는 것도 아니잖아. 남자가 너무 돌부처마냥 살면 제 기능을 못해요~ 아니 흔히 말해서 사리가 나올지도" "....................하.....뭐...그래도..." "남자는 솔직히 생리적으로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흠흠.. 그런다고는 하지만... 뭐 그렇다고 행복한 것도, 만족감이라던가 느끼는 빈도가 전혀 다르지 않아? 뭔가 허전함 같은거.... 나도 예전에 그래봤었으니깐. 그래서 형이 이제라도 좀 그만 방황하고 받아들였으면 해" "..야........그게 말이 쉽지" "아니지- 말이 쉬운게 아니지. 형이.... 진짜.. 아직 예전에 그일 때문에 그러는 거야?" "....아 몰라... 얘기 꺼내지마......" 식탁 위에 엎어지는 백현에 머리위에 손을 얹은 세훈이 까치집이 지어져 있는 머리카락 사이사이 손가락을 집어넣어 더 심하게 헝클어트리자 하지 말라며 백현이 손을 들어 떼어내려했지만 다른 손으로 막으며 배시시 웃었다. "우리 멍멍이 형~ 귀 달아주고 싶다~" "얏! 죽여 버릴- 확마! 이게 뒤지고 싶나!!! 머리 만지지 말랬지?? 하지 말라고 좀!!" "왜~ 머리가 성감대라서 막 느껴져? 에~ 얼굴 빨개진 거 봐라~ 아 진짜 형 귀여워" 엎드려 있을 때는 안보인 백현에 얼굴이 세훈에 손길을 피하려 벌떡 일어나자 드러난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세훈은 귀엽다며 턱을 괴고 백현을 빤히 쳐다보았다. "왜! 왜! 왜!!! 왜 그렇게 쳐다보는데!!!?" "그냥~ 내가... 종대 형 안 만났으면.... 어쩌면..." "꺼져...난 너 같은 능구렁이 같은 녀석 싫다... 하암- 슬슬 배부르니 졸리다." "아까 그 방 말고 다른 방 있으니깐 거기서 푹~ 주무셔- 종대형 오려면 아직 멀었으니깐" "오~케이! 알았어! 그럼 실례 좀 할게~" 세훈이 가리킨 방으로 쏙 들어간 백현에 뒷모습을 지그시 쳐다보던 세훈은 미소 띤 얼굴을 지웠다. "......... 미안....형..." * 연구실을 들어선 종대는 진하게 풍기는 피냄새에 근원을 찾아 발걸음을 옮긴 곳이 찬열에 방 앞이었고 문을 열자 그곳에는 찬열이 의자에 늘어져 링거 주사 바늘을 꽃아 몸 안에 피를 바닥에 떨어트리고 있었다. 경악에 찬 얼굴에 종대는 저 또라이새끼 라며 중얼거렸고 그 소리에도 눈을 감은 채 의자에 늘어져 미동 없는 찬열에 이름을 불렀다. “야! 박찬열! 너 지금 제정신이야?” 종대에 목소리에 찬열이 눈이 빨갛게 변화된 초점 없는 눈으로 눈 깜박하는 사이 종대에게 다가가 목을 물려 송곳니를 드러내다 아차 싶었던 건지 찬열은 쉽게 종대를 놓아주며 미안하단 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의자에 다시 앉았다. “너...너 미쳤어? 날 물려고햇어? 야 박찬열!!! 제정신이야?” “그나마 제정신이니깐. 널 먹지 않은 거야.....맛없는 새끼...쳇-" "뭐..뭐? 야! 인마! 아오씨- 개놈의 자식.. 진짜 저걸 죽일 수도 없고" ".......죽이고 싶어? 그럼... 죽여... 그게 내가 원하는 것이니깐...." 무미건조한 찬열에 말에 종대는 도통 이 녀석이 왜 이러는지를 모르겠다는 듯이 한참동안을 찬열을 쳐다보다 링거를 뽑아 쓰레기통에 던지고는 바닥에 피는 대걸레로 닦아내어 말끔히 치웠다. “너 도대체 이러는 이유가 뭐야?“ “....차라리 김종대 너를 내가 뱀파이어로 만들어서 널 죽여 달라고 할 걸 그랫나봐....” “너 갑자기 이러는 이유가 뭐냐고!” 답답함에 종대가 소리를 지르자 찬열은 멍한 눈빛으로 종대에게 시선을 던졌다. “가만히 앉아서 혼자 생각해보니깐..... 인간이었던 내가 괴물이 되어버린걸 다시 자각하니... 가뜩이나 살기 싫었는데 더 싫어졌을 뿐이야.... 변백현을 곁에 두고 있을수록 과거가 떠올라... 누나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 네가 백현이로 인해 그런 고민을 한다니.... 그래서 죽으려고?” “나도 죽을 수 있는 방법을 좀 찾고 싶다....오랜 시간을 찾아도 못 찾은 방법....” “하- 박찬열 너란 녀석 진짜...”. 종대는 이렇게 무너져 가는 찬열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기에 무슨 일인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성격상 대답을 쉬이 해주지 않을꺼란걸 알고 있기에 종대는 혈액팩 몇 개를 꺼내어 찬열에 손에 쥐어주었다. “이거라도 먹어. 괜히 이성 잃고 사고 치지 말고...” “하...” "집에 백현이 두고 와서 다시 들어가봐야겠다. 너나 백현이나 둘이 진짜 왜이래.......“ * 집으로 돌아온 종대는 세훈이 홀로 소파에 앉아 티비를 보고 있는 모습에 집안을 훑으며 백현을 찾았다. “어? 우리 형~ 왔어? 흐음..근데 형!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왜?” “여기 피가....다친 건 아닌거 같은데...” “내 피 아니야. 백현이는?” “씻고 있어~ 안 그래도 나 나가봐야하는데..집에 있을 거야? 돌아왔을 때 형 없고 그럼 집에 들어오고 싶지 않은데~ 있어주면 안 돼??” 세훈에 머리 위로 왠지 축 늘어진 강아지 귀가 보이는 듯해 종대는 바람빠지는듯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들어 세훈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다녀와...돌아올 때까지는 있을 테니..“ “응! 다녀올게~” 세훈이 나가고 종대는 백현이가 나오길 기다리며 부엌에 들어가 커피를 내려 소파에 앉아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왔어?... 나 데리고 오느라고 고생했다던데 미안...“ “괜찮아- 친구끼리 뭐~ 그보다..술은 왜 그리 마신 거?” “흠.....그냥...뭐...박찬열 그 개자식....때문에.... 아무리 봐도 내가 미친 거 같아...” 웅얼대며 고개를 수그리는 탓에 정확하게 듣지 못한 종대는 백현쪽으로 귀를 가까이하며 되물었다. “박찬열? 먼일 있었어?“ 백현은 대답은 않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리곤 천장을 보며 생각 하는 듯 조용하더니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종대야..절대 이 이야기는.....박찬열..한테는...이야기 하지마! 알았지?...” “...어?...어...그럴게..뭔데 그래?“ “...종대야... 내가...후....” 한숨을 내쉬며 말을 하려다 말며 주저 하는 백현에 모습을 바라보던 종대는 어떠한 재촉도 하지 않고 그냥 묵묵히 커피를 마시며 기다려주었다. 백현이 편하게 말을 할 수 있게끔 말이다. “...후... 그러니깐. 너도 그러니... 뭐 내가 이상하진 않겠지만 말이야...” 백현은 뒷목을 긁적이며 뒷말을 삼키더니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종대에게 숨겨두었던 비밀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 사실은..... 게이야... 하....... 젠장... 내 순정.... 내가 게이라는 것은.. 물론 세훈이만 알고 있는 사실이야.. 내가......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고...” “응... 그런데?...” “...박찬열 그 개자식......하고...아..그러니깐! 그... 일로 인해서... 더 이상.. 나도 내가 게이인걸 거부하는게 어려워............박찬열한테... 마음이.. 가는거 같아..” “...찬열이에게 게이 아니냐는 말을 계속... 하더니... 흐음.... 혹시 호모.... 포피아?” “....하...... 으응... 나 호모 .. 포피아 맞아. 그런데... 하필 내가 그런 남자를 좋아.. 하.. 솔직히 여자보다 남자한테.. 끌려.. 그런데.. 오랜 시간을.. 호모 포피아로.. 있다 보니.. 남자들이랑 해보려고 했는데... 아무리 좋아도.. 영... 그렇다고 여자랑.........은.. 하...뭐 그래...” "...백현이 너도 너대로... 머리가 아프겠네..“ 종대는 놀라워하지도 않았고, 그냥 백현에 어깨를 가볍게 토닥여주었다. 그에 백현은 마른세수를 하며 소파에 등을 기대었다. "이제는 더 이상 나 자신을 속이는 거 자체가 힘들어.... 세훈이처럼 나도 행복하게 살고 싶어.." ".....네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되잖아?“ “그치.. 그런데 그게... 여자를 만날 수도 없고.....” "그럼 남자를 만나면 되잖아...." "나도 그러고 싶지.... 하아..... 근데 그게 쉬운 이야기가 아니야..." "..너도 참...힘들게....산다......." * 어두운 골목길 여자의 곧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 한 신음소리와 함께 붉은 눈동자 두 개만이 번쩍였다. 적막감이 감도는 골목길로 소리 없이 들어서는 한 인영에 찬열이 그곳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그러다가 곧이라도 죽겠는데? 그럼 우리 형이 고생하니깐~ 거기서 그만하지?” “...하아........ 뭐냐 너” “그냥~ 심심해서 내가 박찬열 당신에게 한 가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 말이야. 내가 좀 재미난 선물을 준비했는데.. 말이야.. 박찬열 당신이 이렇게 본능적으로 움직이면 내가 준비한 선물이 좀.... 민망할거 같아서 말이야~” “.....선물....?” 찬열에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반문하자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내.. 선물이.. 궁금한가봐?” “....개 쓰레기 같은 네녀석의 선물 따위가..” “굉장히 맘에 들 거야.. 너의 첫사랑이자.... 네가 이렇게 살아가는 이유가 된 그 여. 자 만큼이나” 찬열이 여자는 바닥에 내팽개치듯 던지곤 세훈에 코앞까지 다가가 멱살을 잡으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이빨을 갈며 말을 내뱉었다. “...그 아가리를 가로세로로 찢어줄까?.. 네가 지금...” "노노~ 당신이 내 입을 찢지도 못하게 하겠지만.. 내 입은 소중하거든요? 우리 형과의 달콤한 사랑을 나눠야 하거든... 그리고 박찬열씨.. 잊었나 봐?“ “...뭐?.. 뭘 잊어! 씨발.. 갑자기 사람을 이런 괴물로 만들어버린게 누군데!!!” "...잊었나보네.. 뭐~ 그럴 수 있지.. 아무튼.. 선물.. 기대해도 좋아. 맘에 들거야 당신한테- 그럼...“ 세훈이 자신의 할 말이 끝났는지 찬열에게 멱살이 잡혀있었지만 갑자기 연기와 함께 사라져버렸다. 갑자기 연기와 함께 사라져 찬열이 어리둥절하다는 듯이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어두운 골목길 안에는 곧이라도 죽을 거 같은 여자와 자신 뿐이었다. “...맘에 안 드는... 새끼...” 찬열은 혼잣말을 중얼거리고는 어두운 골목길에서 유유자적 사라져 버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세훈은 자신의 턱을 매만지며 한쪽 입 꼬리를 올려 웃었다.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 "오세훈- 얼렁 가서 백현이 깨워서 데려와" "아잉~ 형이랑 떨어져 있기 싫은데... 아침부터 우리 형은 저기압이고~ 응?" "..오세훈 네가 나한테 사실대로 말 안 해주는데 내가 뭘 말해 주냐.. 얼른 백현이 데려오라고 밥 먹게!" 저기압 상태의 종대가 눈을 마주해주지도 않고 백현이만 데려오라고만 하는 탓에 세훈은 입을 삐죽이곤 일어나 손님방에서 아직 자고 있는 백현에 엉덩이를 발로 콕콕 건들이며 깨웠다. "형~ 일어나래... 자더라도 밥 먹고자- 종대 형이 간만에 요리 했단 말야" "....으응... 좀 더 잘거야.. 저리가....응.. 졸려..." "...형~ 좋게 말할 때 일어나- 안 그러면 확 침대 아래로 떨어트려버린다?!" 침대 아래로 떨어트린다는 세훈에 말에도 백현은 일어날 생각이 없는 듯 베개에 머리를 더 깊이 묻어버려 세훈은 이불 끝자락을 잡아 백현에게서 빼앗아 버리곤 백현에 몸을 데굴데굴 굴려 쿵! 소리가 나도록 거칠게 침대 아래로 떨어트렸다. "아으..! 야! 오세훈!! 남자는 허리가 생명인데!! 너 진짜.. 이러다가 나 허리 나가면 네가 책임질 거야!!?" "책임은 질수 없고... 근데 생각해보면 형은.. 뭐 딱히 여자랑 잘 것도 아니잖아?" "야! 남자랑... 한다고 허리 안 쓰냐?..." 허리를 부여잡고 얼굴이 발그레해져선 민망한 듯 바닥을 쳐다보며 얘기하는 백현이 귀여운지 세훈이 손을 들어 머리를 쓰다듬자 이상한 소리를 내며 고개를 수그렸다. "야! 머리 만지지 말라고..으!" "왜~ 형 머리 얼마나 부드러운데 자꾸자꾸~ 손이 간다죠~" "내가 개냐? 네가 키우는 애완견이야? 아 진짜 저 새끼를 확! 그냥!" 백현이 뒷머리를 벅벅 긁어대며 바닥에서 일어나더니 세훈에 다리며 몸이며 무자비로 발길질 하고 주먹으로 때리며 왁! 왁! 소리를 지르는 탓에 종대는 방안에서 큰소리만 나고 나오지 않는 두 사람에 앞치마를 두르고 방 앞에 서서 팔짱을 끼곤 차갑게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오세훈.. 백현이 데리고 밥 먹으러 오랬잖아!!! 둘 다 그만하고! 얼른 나와!!!" 종대에 외침에 세훈이와 백현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서로를 멍하니 쳐다보다가 백현이 도통 이해가 안 간다는 듯 세훈에 얼굴을 빤히 올려다보았다. "....종대 왜저리 화나 있어?..맘 편하게 있으라더니.. 나 있어서 그런가?" "푸하하..형 때문 아니야. 얼른 일어나 지금 종대 형이 밥 다 차려놓고 기다리니깐" "...음.. 알았어" 둘은 사이좋게 부엌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종대가 퍼준 국을 떠먹으려 저기압에 종대에 눈치를 은근슬쩍 살폈다. “..오세훈.. 너 하나 때문에 지금 백현이가 피해보는게 좋냐?... 아오... 진짜” "응? 둘이..싸웠어? 왜? 뭐 또 세훈이가 잘못한 거야? 아씨- 오세훈! 형님한테 잘못했음 잘못했다고 싹싹 빌고 그래야지. 쪼고만 게 키만 커가지고“ "백현이형~ 형말대로 나 키 크거든? 두 사람보다 더? 그리고 이집 주인 나다~ 낄 때 안 낄 때 보면서 끼어드세요~ 나 먼저 나감.“ 세훈이 능글능글 하니 웃으면서 종대에 어깨에 손을 올리자 매섭게 그 손을 쳐내며 쳐다보지도 않고 밥만 묵묵히 먹자 쭈그리고 앉아 세훈이 종대에 얼굴을 올려다보며 자신을 안볼꺼냐며 투정부린다. “형~ 내 얼굴 안봐줄거야? 뽀뽀까지도 안 바라는데... 그래도 건들이지 못하게 하면..” "...진짜.. 처량하다 처량해- 쯧쯧“ 백현이 밥을 먹다 말고 혀를 차며 세훈에 투정부리는 모습을 구경하듯 쳐다보자 종대는 한숨을 깊이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진짜.. 화났나?” “그냥 빌어 인마- 뭘 그리 잘못한 건지 모르겠지만.. 근데 종대도 사람 좋게 봤는데 화나니깐 냉기가 장난 아니네” “그것도 매력이지~ 우리 형 매력이야 철철 넘치지~ 아 사랑스러..” 방안에 들어갔던 종대가 급하게 옷을 갈아입은 건지 한쪽팔을 끼우면서 나오더니 귀에 대고 있는 핸드폰을 향해 다급한 목소리로 발걸음을 옮기며 현관을 나가고 있었다. "네! 아.. 가만히 두세요! 제가..지..지금 바로 갈...야야! 아씨.. 미친...박찬열!!!“ 백현은 현관에서 신발을 꿰어 신으며 종대가 내뱉은 이름 석 자에 자신이 잘못 들은건 아닌지 생각하고 있는데 세훈은 다급히 나가며 슬리퍼를 아무렇게나 벗어던진걸 주어다 제자리에 가지런히 내려두었다. “밥도.. 못 먹었는데... 저리 나가면 내 마음이 아파! 안 아파!...에구.. 우리 형 진짜 이따가 간식거리나 사다 줘야겟네...” "..세훈아.. 방금..종대가.. 나가면서... 말한 이름이...박....찬열...맞지?“ “그랬지? 근데 그게 왜? 형도 따라 나가보려고?” "어?...어...어...아..아니..아니야“ 백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으로 들어가 버리고 부엌에는 먹다 남은 음식들이 덩그러니 놓여있어 세훈이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듯 부엌으로 들어가 치우고 집을 나섰다. “형~ 나 나간다! 밥 안 먹을거 같아서 치웠으니깐! 배고프면 차려먹고!” “...................” 대답 따윈 해주지 않을거라 생각했던 것인지 세훈은 그대로 집을 나섰고 백현은 방안 침대에 누워 찬열에게 무슨 일이 있는건 아닌지 걱정과 생각을 하며 침대에서 뒹굴 뒹굴 구르고 있던 백현은 일어나 앉아 머리를 벅벅 긁었다. “...흠.....전화라도 해볼까?........” 머릿속 가득한 박찬열 세글자에 백현은 침대 옆 협탁에 자신에 핸드폰을 집어 들어 한참을 빤히 내려다 보다 종대 전화번호를 찾아 걸지 말지 고민하다 백현이 눈을 감으며 전화를 걸어 귀에 가져가 상대방이 전화를 받기를 기다렸다. “...어..여보세요? 종대! 어디야?...어?...아... 응응......아..그게...혹시 나 거기 가도돼?...어?...알았어! 지금.. 지금 바로 갈게!” 와도 된다는 말에 백현은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에 들어가 나갈 준비를 하기 위해 황급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찍 왔네..” “어?..어.. 근데 박찬열은?....... 집도... 무슨 일 있어?” “...하.... 찬열이는 방안에 있는데 들어가지 않는 게 좋을거야....” 찬열에 집안에 들어선 백현은 냉기 가득한 어질어진 집안은 꼭 몇 달동안을 아무도 드나들지 않은 듯 한 모습에 백현은 의아했지만 종대는 쉬이 얘기해주지도 않고 혈액 팩들을 차고차곡 정리하고 있었다. “자는 건 아니지? 박찬열! 야! 박찬열!” “...... 알아서 하겠지... 후.......... 백현아! 난 연구실 가야돼서 간다!” 종대에 외침을 들은 백현은 대답보다 자신에 앞에 창백한 얼굴 안본사이 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하게 마른 박찬열에 모습에 벙쩌 아무말도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 “........................” 백현은 한동안 굳은 듯 그 자리에 서서 찬열을 내려다보는데 숨도 쉬지 않고 그냥 누워만 있는 것이 이상해 죽은 건 아닌지 걱정스러움이 조심스레 다가가 박찬열에 얼굴에 손을 얹었다. “....너... 안본사이에... 무슨 일 있었어..?” “.................” "야아.. 왜 말이 없어...? 박찬열 너.. 죽었냐? 야!“ 백현이 대답 없는 찬열에 몸을 격하게 흔들어대며 왜 말을 하지 않냐고 시끄럽게 떠들어대길 한참이 지나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찬열에 눈이 서서히 떠졌다. “...쪼그만 게.... 시끄럽긴....더럽게 시끄러...” “야! 박찬열! 너..너... 왜 이렇게 말랐어 엉? 내가 없어서 피가 안 땡겼어? 왜... 왜 이렇게 마른건데?” “...꺼져....” “네가.. 이 지경인데! 곧 죽을 거 같은데! 가긴 내가 어딜 가!... 너 밥 안 먹엇어? 말하는 것도 힘이 없고... 기다려봐... 아까 종대가..” 백현이 일어나 냉장고에 구비되어 있을 혈액 팩을 가지러 가려 하자 찬열이 백현에 팔을 잡았지만 힘없이 놓쳤다. “.....안...먹어... 가져오지 마..” "지금 네가 날 붙잡지도 못하는데! 안 먹긴 뭘 안 먹어! 너 먹으면.. 네가 먹으면 그때 갈게.. 그때.." 백현은 부엌으로 들어가 냉장고에서 혈액 팩을 전자렌지에 데워 컵에 담아 다시 방안으로 들어가자 감정 없이 자신을 쳐다보기만 하는 찬열을 일으켜 앉아 컵을 입 앞까지 가져다 대었다. “먹어.. 네가 이거 다 먹고.. 네가 날 밀어낼 정도 힘되면 그때 나갈게... 왠지.. 나 지금 그냥 가면 네가 곧 죽을거 같아. 이상하게... 그래” "............." 백현을 쳐다보며 컵안 혈액을 한 번에 쭉 들이켜 삼키자 찬열에 얼굴은 그새 창백한 얼굴이 혈색이 돌아왔지만 여전히 아파보이긴 마찬가지였다. “...이...제 되었지? 그러니깐.. 가라” "...가기 싫은데? 박찬열.. 네가 나 끌고 나갈 정도 되면 그때 나갈꺼...으... 박찬열!!!“ 백현이 배 째라는 듯 안 나가겠다고 말을 하는데 찬열에 표정이 안 좋은 듯하더니 방금 먹었던 피들을 침대에 그대로 뱉어내었다. “...하아...아....변백현.... 꺼져...." "...너.. 너.. 왜 그래?.. 너 이거 왜이러는건데? 왜 피를 뱉어내? 너 먹을 수 있는 게 피밖에 없다며?.. 의사..의사! 그래 너 의사한테 가야되.. 가자.. 박찬열 가자!“ “....내가 인간이냐?... 의사는...” 백현이 피를 바라보다 부엌으로 달려가듯 황급히 들어가 날카로운 부엌칼을 손에 쥐고 방안으로 들어가 찬열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야.. 박찬열.. 넌.. 내 피 제일 좋아하잖아.. 내 피 다 줄게.. 다 마셔도 되니깐.. 이거 마시고 토하지 말고!... 그냥 마셔 응? 그럴수 있지?" "...너... 그냥 가..." 부엌칼을 들고 들어온 백현이 곧이라도 자신의 팔을 그으려는 듯 팔위에 부엌칼을 올려놓고 자신의 피를 주겠다고 당돌하게 말하는 백현에 모습에 한쪽 입 꼬리를 올려 웃으며 찬열이 안 먹겟다고 거부하는 통에 애가 타는건 되려 백현이였다. 찬열에게 자신의 피라도 먹이지 않으면 곧이라도 죽을 거 같아 백현은 불안해졌다. "박찬열.. 너 내 피 좋아하잖아.. 응? 먹어!! 박찬열!!!" "...귀찮아.. 그냥 나 내버려둬..." "..진짜.. 너 왜이러는건데.. 응? 왜.. 왜 안 먹겠다는 건데?.. 너 딱 내가 보기엔 어떻게 보이는 줄 알아? 너 지금 죽으려는 사람 같아!!!“ "..........." "..박찬열!!!" 큰소리를 쳐봐도 반응 없는 찬열은 눈을 감으며 침대에 누우려고 하자 백현이 들고 온 부엌칼을 그대로 자신의 왼팔에 깊이 찌르자 피가 흘러나오며 방안 가득 혈향이 더 강하게 풍기기 시작했다. 백현은 피가 흐르는 자신의 왼팔을 찬열에 코앞으로 가져가 마시라고 권유했다. "...박찬열... 이러고도 안 먹을 거 아니지? 응? 먹어..제발.. 먹고.. 토하지 말고 삼키고.. 전처럼.. 돌아와... 너 왜 그러는지 나는 모르겠는데..." "................." "..그래 난.. 널 잘 몰라.. 근데 너 지금 꼭 죽으려는 사람이랑 똑같아 보여.. “.....그러니깐.. 내버려둬...” “..아니.... 내버려둘 수 없어. 내가.. 후.... 내가... 박찬열 너... 좋아하는거 같아서... 아니.. 내가 너한테 마음이 있어서..... 너 죽게 안 내버려둘 거야. 뱀파이어는 영생을 산다잖아... 박찬열...넌 그러니깐 죽으면 안되" 뜬근없는 말에 찬열이 백현을 빤히 쳐다보았고 얼른 자신의 피를 먹으라며 들이밀었다. "...변백현... 헛소리..." "헛소리...아냐.. 그러니깐... 먹어.. 안 그럼... 억지로 먹일 꺼야......" * “형~ 이제 그만 화 풀어라~” “네가 말을 안 하는데..” 세훈이 애교를 부리며 종대에게 화를 풀라고 말하자 종대는 매섭게 세훈을 째려보며 자신에게 이야기 하지 않고 있는 비밀을 얼른 털어놓으라는 무언의 눈짓을 주었다. “아! 형- 진짜 별거 아니고.. 아니 별거 아닌 게 아니고 진짜 아무것도! 안 들어갔어~” “내가 너랑 한두 해를 같이 지내고 같이 살아? 네가 그거 못 먹게 하는 거 보면 딱! 이상해.. 뭔가 있다고! 그거 백현이가 먹었다며!!! 너 진짜 백현이한테...” "..그런 거 아니야.. 그냥 나는 백현이 형 속 풀라고 해장 시키려고 만든 거야. 근데 너무 못 끓여서.. 형 먹이고 싶지 않았어..“ ".........." “진짜야.. 난 언제나 형한테 맛있는 거 해주고 싶고.. 형 좋은 거 해주고 싶어.. 진심인데 모르겠어? 아니 안 보여? 나의 얼굴이 진실이라고 명명백백히 보여주잖아 응?” 세훈이 자신의 얼굴 아래 양손으로 꽃받침을 하며 눈을 반짝 거리며 진심이라는 말에 피식 웃으며 종대가 웃었다. “이제야 웃네~ 에헤~ 역시 사람은 진심으로 이렇게 말하면 다 믿어준다니깐~” “...진짜지? 백현이 해장용 국이였던거 뿐이지?” “그렇다니깐! 왜이리 사람 말을 믿지 않으실까~” “네가.. 한두 번 속였어야지!” “에이~ 사랑해 형~” * “자...내 피를 마셔” 백현이 찬열에게 자신에 팔을 내밀며 마시라고 하는데 마실 생각이 없는지 표정변화도 없고 그냥 멍하다. 그에 백현은 안달이 나는 지 찬열에 어깨를 붙잡아 빨리 먹으라며 더 강요했다. “제발.....먹어...너 진짜 죽을꺼 같아. 얼른 먹어.....살아줘...네가 살아줘야...” 백현에 간절하면서 진짜 안타까운 표정에 찬열은 멍하니 백현을 쳐다보며 생각에 빠진 듯 말이 없었고 백현은 얼른 먹이고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찬열에 어깨를 강하게 흔들었다. “....먹을게....” “...으흣.....” 날카로운 송곳니가 드러나며 백현에 팔목에 박히는 모습을 보며 더 강하게 아파오고 생생하게 전달되는 고통에 백현이 아랫입술을 물었다. “자 됐지?...” 몇 모금을 마시지도 않은 찬열은 입을 떼고 백현에 팔을 밀어내고는 등을 보이곤 누워 잠에 들었다. 찬열에 잠든 모습을 한참동안 내려다보던 백현은 조용히 밖으로 나와 핸드폰을 들어 종대에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아..종대야..바빠? 저기.. 부탁이 있는데.....” 종대는 백현에 전화를 받고 집으로 가던 발걸음을 돌려 찬열에 집으로 온 종대는 백현에 팔목을 치료해주고는 백현에 부탁대로 혈액 팩들을 꺼내어 잠들어 있는 찬열에 몸에 수혈 했다. “수혈...해달라고 해서 해주기는 하는데 어찌 될지는 모르겠다. 우리하고는 몸 구조는 달라서 먹힐지.....” “후...그래도 낳지 않을까?” “그건 지켜봐야 알겠지” “고마워 종대야....” “....괜찮아. 난 피곤해서 좀 들어가서 자야겠다. 나중에 연락해” 종대를 배웅하며 다시 한 번 고맙다며 잘가라는 백현에 배웅을 따뜻하게 한 팔로 백현을 안아주었다. “찬열이랑 싸우지 말고 잘 풀고 둘이 전처럼 잘 지내봐” “응...고마워...” 다행이 수혈이 먹혔는지 멀쩡해진 찬열은 그날 이후 아무런 말은 없었지만 조금의 변화가 있었다. 앨범을 책장에서 치워 방안 깊숙한 곳에 숨겨 백현이 더 이상 보지 못 하게 했다. “으응.....” 백현은 어느 때와 같이 캄캄한 방안에서 눈을 떠도 아무것도 보이진 않지만 자신에 손끝에 차가운 온기없이 숨을 쉬는거 같지 않는 찬열이 만져지는걸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잘자다아...으아ㅡ 일어나야지..” 찬열에 얼굴을 잠시 내려다 본 백현은 한쪽 눈을 비비며 일어나 앉아 기지개를 폈다. 그리고는 거실로 나가 깨끗한 모습에 슬리퍼를 찾아 신고 부엌에 들어가 찬열이 준비해둔 아침겸 점심을 꺼내어 데웠다. “이걸 다 먹을 때쯤엔 나오겠지? 히히-”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다 데워진 밥을 먹으며 혼잣말을 중얼거린 백현은 리모컨을 들어 한참동안을 채널을 돌리더니 재미가 없는지 개그 프로그램을 틀어놓고는 여유로운 식사를 마친 백현은 싱크대에 물을 틀고 그릇들을 담가놓은 백현은 뒤를 확 돌아 자신에게 다가오던 찬열에게 젓가락 하나를 들고 찌르려고 하듯 위협했다. “어허! 어디를! 가만히 있어. 거기 딱 서 있어!” ".......피.....“ "알았어! 줄게! 준다고!! 근데 목은 아니야. 오늘은 가게에 나가봐야 되니깐. 자- 이 팔목 여기 물어 여기!“ 젓가락으로 자신의 팔목을 툭툭 건들이며 찬열에게 들이밀어 보이자 붉은 눈동자로 날카롭게 자신을 쳐다보던 찬열이 팔목을 한번 백현의 눈을 한번 보더니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팔목을 억세게 잡으며 무는 탓에 백현이 물리지 않은 왼팔을 들어 찬열에 등을 세게 내려쳤다. “아! 아파! 살살!! 살살 물어 살살!” “.............” 대답은 없지만 팔목을 절단낼 것처럼 아프게 물던 힘을 조금 빼 한참동안을 피를 마신 찬열은 다시 잠을 자러 방안으로 들어가고 백현은 물린 팔에 종대가 챙겨주었던 방수 밴드를 붙혀놓고 욕실 앞에 옷가지를 아무렇게나 벗어놓고 샤워실로 들어갔다. 준비를 다 마친 백현은 가게를 나가기 위해서 말끔하게 준비하고 집을 나섰고 한참 뒤에 일어난 찬열은 여기저기 널브러진 옷가지며 싱크대에 있는 설거지 거리들에 한숨을 푹 쉬었다. “변백현... 후.....” * 연구실을 나온 찬열은 새벽공기의 차가움이 좋은지 작게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산책이나 하며 집안으로 돌아갈 요량으로 아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이어폰을 귀에 꽃아 음악을 틀어 걷기를 얼마 안되었을 때 먼발치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한 인영에 찬열은 미간을 찌푸리며 자신을 쳐다보는 남자와 시선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오랜만이네? 잘~ 지냈나. 몰라- 백현이형이랑 같이 산다지? 재밋겠어- 그 귀여운 남자랑 산다니” “뭐냐? 넌 자꾸 왜 날 찾아오는 건데” “음~ 왤까? 왜인지는 본인이 잘 알아야 하는데... 모른다면? 얘기해줘야 하나? 그래야 좀 이야기가 되겠지?” 찬열에게 바짝 다가온 세훈은 연신 즐거운 듯 미소 지었지만 눈만은 웃지 않고 죽일 듯 매섭게 쏘아보고 있었다. 도대체 이 남자가 자신을 이리 쳐다보고 자신에게 찾아오는 이유를 모르는 찬열은 자신을 알고 있다는 이 남자에 이야기가 궁금했다. “난 당신을 몰라. 종대의 애인이라는 것 밖에 그런 당신이 나를 왜 이렇게 찾아오는지도 모르는데 당연한거 아닌가...” “내 이름은 오세훈! 당신을 그렇게 만든 장본인이 내 선조이지. 흔히 마녀의 후예라고 부르기도 하더군... 우리가 널 그렇게 만들었는데, 풉- 근데도 너는 못 알아보네?” 세훈의 말은 즉 자신에 선대가 뱀파이어로 만든 장본인이고 자신은 그 후손으로 마녀의 후예라는 말을 하며 턱을 만지는데 찬열은 잠시 동안 머리가 멍해지는거 같아 말이 없다가 그래서 자신을 찾아온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우리는 피로 인해서 기억이 내재되어 있어. 찾아온 이유? 선대가 풀어내지 못한 복수. 그걸 위해서 내가 너에게 찾아온 거지. 앞으로도 종종 우릴 볼수 있을거야 기대 해도 좋아~” "...그쪽이 바라는게 복수라.......그러면 그냥 날 죽이면 되지 않나?“ “후후... 푸하하하하. 설마 복수가 널 죽이는 거라고 생각해? 그럴거였으면.. 널 이리 뱀파이어로 만들지도 않았지... 기대해도 좋다니깐? 곧... 무슨 얘기인지 알거야~” 자신의 할 말이 끝난 건지 발걸음을 옮기려는 세훈을 붙잡아 세웠다. “잠깐만... 그럼 너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아나?..왜 날 이런 흉물스런 뱀파이어로 만들었는지 말이야..” "아직도 모르고 있었어? 멍청하긴.. 그건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나 봐.. 하긴... 천성이 어디 가는게 아니니“ “.....그 여자가 이야기 하지 않은 것을 내가 어찌 알지? 갑자기 찾아와 날 이렇게 만들었는데..” “흐음.. 하긴 이야기를 안 했지만 네가 이정도 살면서 알아차릴 줄 알았지. 널 그리 만든 내 선대에게 네가 작업? 아닌 작업을 했다지.. 그래놓고 너는 다른 여자를 좋아한다며 떠났고... 이 여자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겠어!!!!! 그리고 마녀는 원래 건들이지 말아야 하는 것이라고 그 시절에 배우질 않았나?..쯔쯧” “...하... 그래서. 그래서 날 이렇게 만든 거라고? 고작 그런 이유 하나로!!!?” 세훈의 말은 솔직히 찬열에게 전혀 이해 안 가는 이야기들 뿐이었다. 자신을 만든 마녀의 마음이 어떤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너무 오래전 일이라서 기억도 잘 안날뿐만 아니라 고작 그런 마음 하나로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것이 화가 나는지 찬열은 주먹을 쥐고 세훈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아 그대로 얼굴에 계속 내다 꽂았다. “날..!! 고작 그런 이유를 뱀파이어로 만든 거면!!! 수연 누나는!!! 우리 수연 누나는 무슨 죄로!!! 죄 받은 나 때문에 죽었어야 했던 건데!!!” "...커헉...아씨.. 얼굴 망가지게.. 씨발!!!... 야!! 미친 지랄하고 있네. 진짜.. 그래! 네가 그리 죽고 못 살던 수연이란 그 미친 수녀! 때문에 우리 선대가 열 받아서 널 그리 만든거야~ 크하하.. 아 씨발..!“ “...씨발!!!!!! 이 미친놈아! 너희가 무슨 대단한 자손도 아닌 것이 사람을 이따 구로!!! 잘 살아가는 사람들을!!! 평생을 불행하게 만들...어.....” 찬열은 멱살을 놓지 않고 부들부들 떨리는 주먹을 곧이라도 내리칠 듯하지만 고개를 숙이며 조용하니 어깨를 들썩이는게 우는거 같아 맞은 탓에 얼굴이 살짝 부어오른 세훈은 그런 찬열에 손을 거칠게 떼어내며 밀었다. “지나간 일에 그만 청승 떨고- 지금 옆에 있는 백현이 형이나 잘 챙겨. 곧 이별헤야할지도 몰라” “..뭐?...야!!!! 미친놈아!!!” 찬열이 붙잡아 세웠지만 할 말이 끝난 세훈은 연기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 “으!!으.... 박찬열 아무래도 매일 내가 너한테 팔목을 물으라고 한다고 네가 팔목을 무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생각을 해봤는데” “뭔데...?” “피를 수혈해놔도 네가 요즘에 먹기 싫다며.. 그걸 좀 어떻게 제어 하는 방법 없어?” “...음... 본능적인 거라 어쩔 수 없어..” “허허, 야! 본능이면 그 본능을 그냥 죽여!!! 타이밍 놓치면 목을 물어 대서.. 목티 입기 싫은데......"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던 백현을 보고 있던 찬열은 저번날 자신에게 팔을 내어주던 백현에 얼굴이 수연과 겹쳐 보였던지라 턱을 붙잡아 관찰하듯 빤히 쳐다보자 자신의 턱이 붙잡힌 백현은 왜? 뭐? 아이스크림 먹지도 못하게... 라는 말에 찬열이 한쪽 입꼬리만 올려 웃으며 얼굴을 놔주었다. “목만 물지 말라고? 다른 데는 다 괜찮아 그럼?” “음...그럴일은... 없겠지? 만... 귀..랑.....머리는...” “왜 안 되는데.. 머리는.. 둘 다 물일은 별로 없겠지만... 민감한 건가? 어디” “어! 야! 아..안 돼!!으.. 야!!” 찬열이 성큼 다가가 귀를 물며 머리를 살짝 쓰다듬자 얼굴이 잘 익은 사과처럼 익어가지고는 먹던 아이스크림을 놓칠 듯 위태로운 모습에 찬열이 파안대소를 하며 그런 백현에 모습을 빤히 쳐다보았다. “아! 웃지마!!!!..씨... 아이스크림... 먹는 사람한테 이러기냐..” “응- 이러기야~ 재밌네. 머리랑 귀 한 번에 이렇게 빨개지다니 크크... 아 진짜 대박이야” “놀리 지마! 넌 뭐! 이런 거 없어? 사람한테 다 이런 게 있는거지!” “...음... 나는 없는거 같은데?” 찬열은 화기애애하게 백현과의 시간을 보내면서 자꾸만 수연이하고의 보냈던 시간이 떠오르며 이것이 그때의 느꼈던 행복인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이 즐거움에 찬열은 꾸밈없이 웃었다. 개인 연구실에서 나와 탕비실을 들어가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종대가 들어온 건지 탕비실에 있는 자신에게 다가와 등을 두드린다. “굿모닝! 오랜만에 사람다운 모습 보인다. 네가” “야- 정확히는 사람 아니고, 뱀파이어거든? 후.. 종대야 내가 아직 풀지 못한 고민이 있는데..” “이제 그만- 내가 너희 사이 껴가지고 지금 이거봐바!! 피부 꺼칠해진거! 툭하면 이것들은 나한테 전화하질 않나.” “이번엔 그런거 아니고 백현이가...” “백현이? 개가 왜! 또? 뭐! 백현이 내보낼 거면 미리 알려줘라-” “후.... 개가 여자면.... 아니 자꾸 수연누나로 보인단 말이야.” "..수연누나? 그게 누군데- 네 입에서 여자 이름이 나오고 웬일이냐“ “..내 첫사랑.... 이자.. 나의 크나큰 업보라 내가 평생을 안고 가야 하는 사람인데... 자꾸..백현이를 보고 있으면 생각이나.. 그 사람한테 느꼈던 마음을 백현이한테도 느끼고 있는거 같아 점점..” “...백현이가 여자는 아니잖아? 말도 안 돼는 소리 하네- 너도 이젠 게이가 되어가나. 하긴 뭐 여자들보단 남자가 낳을 때가 있기도 하지” “...야....나 소름 돋았어. 개 소름... 와 갑자기 변백현이 여자라는 걸 상상해보니깐 끔직하다. 어우...” “아무튼 백현이로라도 네가 이만큼 많이 좋아져서 다행이다. 너희 둘이 이젠 그만 싸워-” “누가 보면 우리 맨날 싸운 줄 안다. 그만 해라- 그럼 이제 일하러 간다” 종대에 어깨를 한번 가볍게 쳐주곤 연구실을 들어선 찬열은 해가 질 때까지 의자에서 일어날 생각이 없는 듯 종대가 노크를 하고 들어올 때까지 서류들을 뒤적거리며 펜을 놓지 않았다. “여~ 네가 열심힌건 좋은데 퇴근은 해서 집에 들어갔다 와라. 안 그러면 백현이가 너 기다릴거 아냐” “그러던지 말든지. 이것만 끝마치고 갈 거야-” “허이고야~ 이거 다 끝내려면 여기서 2박 3일은 밤 새야되 미친놈아!” “내가 넌 줄 아냐? 조금만 하면 곧 끝나” 종대는 알아서 하라며 퇴근 하겠다며 방을 나섰고 찬열은 허리 한번 필 생각 하지 않고 쉬지 않고 일을 마무리 지으며 핸드폰을 찾아 시간을 확인해본 결과 새벽 3시를 가리키는 시간인지라 집에는 가야겠다고 생각해 찬열은 기지개를 피며 일어나 가방과 옷을 챙겨들고 연구실을 빠져나왔다. “날이 점점 차네- 어, 여보세요?”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이 시끄럽게 우는 소리에 꺼내어 변백현 세글자의 이름을 확인하곤 받아들자 무미건조한 백현에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 나 지금 연구실 나와서 집에 가는 길이야. 어..... 아응.. 그래 알았어 그리로 갈게”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연구실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사거리로 와달라는 말에 빠른 보폭으로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한참을 둘러보자 골목어귀에서 백현이가 나오는 모습에 발걸음을 옮겨 다가가자 백현에 뒤로 갑자기 세훈이 나타나더니 작게 미소 지었다. “오랜만이야- 기대하랬지?” “....네가 왜 변백현이랑 같이 있어?” “오랜만이야- 기대하랬지?” “....네가 왜 변백현이랑 같이 있어?” 찬열에 표정이 딱딱하게 굳으며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자. 그와 반대로 세훈은 즐거운 듯 하다 미소를 지으며 초점을 잃은 채로 멍한 표정으로 있는 백현에 어깨에 세훈이 팔을 올리며 다른 팔을 주머니에 넣고 삐딱하게 서서 찬열을 똑바로 쳐다본다. “변...백현...? 야! 변백현!” “아무리 불러봐도 대답 안할걸? 내 말에만 지금은 반응하도록 되어 있지. 그치 백현이형?” 찬열에 부름에 전혀 반응하지 않던 백현이 세훈에 부름에는 미약하게나마 고개를 끄덕인다. 이상함을 느끼고 찬열이 백현에게 다가가려 해보지만 세훈이 그러지 말라며 백현에 어깨에 올린 손으로 저지한다. “워워- 오지 마. 안 그럼 백현이 형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깐” “변백현!!!..” “지금 백현이 형은 내 꼭두각시거든..? 아까도 말했듯이 내 말 밖에 못 들어- 그러니깐 힘쓰지말어 박찬열” “처음부터 맘에 들지 않았어. 너란 새끼” "푸하하하하- 나라고... 박찬열 네가 좋았을 거 같아? 하- 누군 뭐 좋아서 너랑 얼굴 맞대고 이렇게 이야기하나... 아주 너란 새끼는 역겹고! 갈기갈기 찢어죽이고 또 죽여도!!!! 이 분함은.. 이 원통함은 풀리지 않아!!!“ 세훈이 큰소리를 치며 증오에 가득찬 눈빛으로 쳐다보는데도 불구하고 찬열은 도대체가 자신에게 적대감을 가지는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지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겪인 백현을 이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주려 박찬열은 조금씩 세훈이 자각하지 못하게 움직이며 차분하게 말을 걸었다. “난 당신이 지금 나한테 왜 그러는지를 모르겠네. 우선 우리 둘이 이야기하자고 변백현은 빼고 ..” “박찬열..네가 모르는 선대의 마음을 또다시 느껴주게 하려고, 평생을 살면서 평생을 잊지 못할 기억을 아픔을 가지고 살아봐....우리는 평생을 너 박찬열을 평생 저주 할 거야...” “저주할거면..그래 나만해.. 근데 그래서 남는 게 뭔데? 그래 선대라는 그 마녀는 날 저주한다며 뱀파이어로 만든 걸로 모자라. 상관도 없는 사람을 끌어들였는데...... 또 다시 상관없는 사람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도.. 집안 내력인건가?” “푸하- 상관이 없긴 왜 없어- 백현이 형이 좋아한다지? 그러다 문득 박찬열은 어떨까 하고 생각해보니 이런 귀엽고 재미난 사람을 안 좋아 할리가? 정이라도 들었겠지.. 그간 산 기간이 있는데” “..그래서? 원하는 게..뭔데- 당신이 지금 하려는 게 뭔데?” “박찬열 네 앞에서..... 백현이 형이 처참하게 죽는 거.. 그걸로 네 마음의 평생을 또 아픔을 안고 살아가보라는 거지” 찬열에 눈이 커지며 놀란 듯 한 표정에 세훈에 입은 호선을 그리며 더 높이 올라갔다. 초점 잃은 눈으로 멍한 표정에 백현을 뺏어오려 찬열이 한 발짝 더 움직였을 때 세훈이 주머니에 넣은 손을 꺼내어 정지- 라고 이야기하자 찬열에 온 몸이 뻣뻣하게 굳어져 가며 손끝하나 움직이지 못했다. “..으윽...이게 지금...” “생각해보니... 엄한 사람 하나 죽인다고 해도 어차피 처리는 깔끔하게 해주면 되니까. 그럼 그만 아냐?? 푸하하하” 세훈에 웃음소리에 찬열은 입 외에 움직여지지 않는 몸에 억지로 움직여보려 노력했고 세훈은 백현에 귓가에 입을 가까이하고는 찬열을 빤히 쳐다보았다. "형... 앞으로 쭉 가- 크크" 세훈의 말에 백현이 사거리 중앙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하고 찬열에 시선은 백현에 모습을 쫓아 움직이며 잡아보려 막아보려 하지만 자신의 몸은 움직이지 않고 뻣뻣하게 더 굳어갔다. 그에 세훈은 재밌다는 듯이 배를 잡고 웃기 시작하면서 저 멀리서 달려오는 1톤 트럭을 보며 찬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박찬열- 아무리 움직이려고 해봐도 내 마법은 풀리지 않아. 이제 눈앞에서 백현이 형이 죽어가는 모습을 한번 봐. 그러면서 뼛속 깊숙이 그 고통을 새겨....우리가 느꼈던 고통을... 너도 크큭 한번 느껴봐..” “변백현!!!!!!!!!!!!!!!" “계속 그렇게 불러봐라~ 반응을 하나~” “...아씨.... 변백현!!!!!” 찬열에 눈앞에서 백현은 빠르게 달려오는 1톤 트럭을 정면으로 부딪치려 가만히 서 있는 모습에 힘겹게 아주 힘겹게 몸을 움직이려 노력하던 찬열이 가까스로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몸에 곧장 백현에게로 달려가 자신의 품안으로 끌어당겨 안으려 했지만 트럭은 멈출 줄 몰랐고 그대로 두 사람이 트럭에 치여 백현과 찬열은 허공에 높이 떠올랐다가 힘없이 아스팔트에 떨어지며 검은 아스팔트 바닥에는 붉은 피가 퍼져 나갔다. “으메! 이게 뭐여! 어이쿠야!” “...으...씨..변..백현.....야...백현...정신..차려봐아..흐...변백현..” 찬열은 미약한 상처가 났지만 금방 사라져버렸고 다행이도 트럭기사는 정신이 없었던 터라 아스팔트에 정신을 잃고 미약하게 숨을 쉬고 있는 백현이만 차에 치인 줄 알고 횡설수설 하며 119에 전화해 구급대원을 불렀다. “변백현언!!!!” “이런..... 이거 살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박찬열- 행운을 빌게. 백현이형.. 재밌었는데 아쉽네 우리 이렇게 이별하다니 말이야..” “..변백현이..죽으면..... 내가.. 널 갈기갈기... 아주 고통스럽게... 죽여버릴거다” 찬열이 이를 뿌득뿌득 갈며 세훈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곧 끊어질 듯 한 숨을 쉬는 백현을 품에 안았다. “푸하하하- 그래. 나 찾아와. 할 수 있으면-” ".....변백현!!! 아씨... 아저씨 119 언제 온데요? 이 새끼 죽어요!“ “아구!.. 어떻게- 저기 오네 와!” 세훈이 자리에서 사라지자 백현은 기침을 하며 피를 토했고, 트럭기사는 백현과 찬열에 옆에서 발만 동동 굴렀다. 다행이도 트럭기사 말처럼 응급차가 다가오고 있었고 구급대원들이 백현을 침대에 눕혀 병원으로 이송 시켰다. “아...씨...” “보호자 되시나요?” “.......아...그게... 네.. 보호자입니다.” “그럼 이리 오셔서 서류 작성 좀 해주세요. 바로 수술 들어가셔야 되요” “..네..” 서류 작성을 마친 찬열은 수술장 앞에서 불이 꺼지길 기다리고 있는데 복도를 올리는 급박한 발걸음이 점점 가까워지더니 찬열에 이름을 불렀다. “....어떻게...알고 왔어?” “하아....하아.....아씨...백현이는? 백현이는 어떻데?” “...어떻게..왔냐고” “전화 받았어. 백현이.. 사고 났다고..하.. 힘들다. 아씨. 갑자기 사고는 무슨 사고야?” “...그럴 일이 있었어. 수술 중인데.. 어떻게 되어 가는지는 모르겠다. 종대는 뛰어온 탓에 힘이든지 수술실 앞에 배치되어 있는 의자에 앉아 땀을 닦아내며 심각한 표정에 찬열에 얼굴을 보며 불이 꺼지지 않은 수술실을 바라보았다. “백현이라면.. 살겠지- 살아 날거야” “.....................” 수술 시간만 꼬박 10시간이 걸려 수술을 끝마친 백현은 중환자실로 옮겨졌는데 수술이 끝나고도 생명에 위기를 몇 번 넘긴 백현은 의식을 차리지 못했고 찬열과 종대는 혹여 라도 이러다가 못 일어나거나 죽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한 마음으로 백현을 지켜보았다. “..하아.....어뜩하냐... 백현이 이러다 안 일어나는거 아니겠지?...” “개소리 하지마. 일어 날거야... 일어나야되....” 백현에 손을 꼭 부여잡고 울상을 지은 종대에 차갑게 말을 내뱉지만 별반 차이 없이 걱정을 하던 찬열이 땅이 꺼져라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면회시간 다 되어가세요. 이제 나가셔야 합니다. "벌써요?... 하.. 박찬열.. 나 먼저 나가있을테니 백현이..랑 조금 더 같이 있다가 나와“ 종대가 먼저 중환자실을 나가버리고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 숨만 쉬고 있는 백현에 모습을 빤히 쳐다보던 찬열이 주변을 한번 살피더니 팔을 들어 송곳니를 드러내며 자신의 팔을 물더니 백현에 입을 살짝 벌렸다. “..꼭..일어나라..변백현..” * “기다려! 옳지 옳지- 얌전히 으르렁 대지 말고” “......................” 백현은 정확히 한 달을 꼬박 중환자실에서 잠만 자듯 누워있더니 눈을 뜨고 일어나 했던 말이 배고 파였고 그 이후 빠르게 건강을 되찾은 백현은 다시 찬열과 동거를 시작했다. 예전에 비해 달라진 건 아침마다 달려드는 찬열을 애완동물 다루듯 훈련으로 자신에 말을 듣게 한다는 것과 찬열에 마음이 점점 백현에게로 향한다는 것이었다. “자! 이거 마셔. 어제 밤에 뽑아놓은 따끈한 피야” 컵에 따라 전자레인지에 데운 자신의 피를 찬열에게 건네자. 그걸 받아들어 원샷한 찬열은 미련 없이 돌아 방안으로 가려는데 백현이가 그런 찬열을 불러 세웠다. “자러 가기 전에 나 한번 안아주고 가야지- 바로 출근해야 돼서 일어나면 나 없을 거란 말이야” “....아... 잘 다녀와...” 찬열이 반쯤 풀린 눈으로 잠긴 목소리로 이야기하며 백현을 한번 안아주고는 방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뭔가 아쉬운지 백현이 까치발을 들어가려는 찬열에 얼굴을 부여잡고 가볍게 입을 맞췄다 떨어진다. “잘자- 박찬열” 딸랑 하는 소리와 함께 백현이 카페 안을 들어서자 테이블 정리를 하던 종인이 활짝 웃으며 쪼르르 다가와 반가이 맞이한다. “오! 사장님- 일찍 오셨네요. 오늘?” “네가 너무 고생만 하는거 같아서 말이야” “해가.. 서쪽에서 떳나 오늘.. 우리 사장님 맞으시죠?.. 머리를 다치시더니 변...아이쿠야!” “김종인.. 너는 잘해줄려고 해도.. 잘해줄 수가 없어!” 백현에 이마위로 빠직 하는 소리와 함께 종인에 정강이를 찼지만 반사 신경이 워낙에 좋은 종인은 가뿐히 피해버리며 해맑게 미소 지었다. “헤헤- 사장님. 커피 한잔? 내려드릴까요.” “에스프레소 진하게..” “나도 한잔 부탁해요. 종인씨!” 백현이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손을 흔들며 미소 짓고 있는 종대가 서 있었다. 종인은 알겠다는 말과 함께 커피를 내리러 갔고 백현은 창가테이블로 종대를 끌고 가 마주 앉았다. “이 시간에는 어떻게 왔어? 밥은?” “먹었지. 그냥.. 보고 싶어서 왔어- 오늘은 오후 출근이라서 너와 이렇게 커피 한잔에 여유를 좀 만끽하려고” 두 사람 앞에 에스프레소 잔을 내려놓는 종인에게 고맙다고 인사하자 종대와는 전혀 대비되게 아무 말 없는 백현을 살짝 흘겨보고는 사라져버렸다. “김종인~ 고맙다!!! 됐지?” “엎드려 절 받기네요. 사장님! 흥!!” “백현이랑 종인씨랑 사이가 좋네~ 흠흠.. 그것보다 그 이후 몸은 좀 어때? 괜찮아?” “..음.. 퇴원하곤 전혀~ 아픈데 가 없더라고, 찬열이가 물어도 전혀 열도 안나고..” “그건 참.. 다행이네. 갑자기 네가 사고가 났다고 하는 이야기 듣고 달려갔을 때.. 찬열이 녀석.. 얼굴이 가뜩이나 하얀 게 더 하얗게 질렸더라..” “....난.. 도통 그때 일이 전혀 기억이 안나. 그냥 나는 세훈이랑 전화를 하다가 일어났는데 병원이더라고...” “...아마.. 오세훈 그 자식이 또 지딴애는 장난질을 한거겟지... 하... 그건 내가 대신 사과할게 미안해 백현아..” “아니야~ 사과는 오세훈 그녀석이 해야지!!!” 오세훈 자식 내 눈에만 띄어봐 아주 그냥 개 묵사발을 만들어버릴테다!라는 이야기에 종대가 피식 웃었지만 갑자기 말도 없이 사라져버려 지금은 행방이 묘연해진 세훈에 이름을 이야기할 때마다 목구멍에 무언가 걸린 거 마냥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백현에 앞에선 내색할 수가 없는 종대였다. “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나 이제 슬슬 출근 해야겠다.” “어? 벌써? 아쉽다... 또 올 꺼지??" "당연하지!!! 이집만큼 커피 향과 맛이 좋은 곳이 어디 있다고~“ “헤헤- 내가 조만간 커피 들고 연구실 놀러갈게~ 우리 종대 힘들면 바로 연락해! 내가 바로 찾아가는 서비스로~ 알았지!?” “알았어. 아무튼 백현이 네 덕분에 내가 심심할 겨를이 없다. 나갈게!” 종대가 나가고 백현이 종인에 옆으로 가서 머리를 흐트러트리며 장난을 치다가도 손님이 오면 영업용 미소로 맞이하며 오후를 보내던 두 사람이 드디어 마감이 되어가며 사람들이 다 나고 텅 빈 카페에 어깨를 축 늘어트리며 서로에 기대었다. “하.... 힘드네요. 사장님 요즘 이상하게 장사가 잘되는 거 같아요.... 뭐 저 몰래 전단지라도 뿌리고 다녀요?” “...아마.. 이 잘생긴 내가 있어서가 아닐까? 히히- 어여 들어가라. 오늘 마감은 내가 할 테니깐” "...에......정말요?“ “싫어? 싫으면 마감 네가 하던가-” 종인은 이만 퇴근 하겠다면서 옷을 갈아입으러 탈의실을 들어갔고, 백현은 걸레를 들고 빈 테이블을 닦고 대걸레로 바닥을 닦으며 카페 마무리를 하고 있는데 딸랑- 하는 소리에 백현이 오늘 영업은 안합...라는 말까지만을 내뱉다 말고 빙그레 미소 지었다. “어쩐 일이야?” “집에 가는 길에 카페 불이 켜져 있기에 들어와봤어. 근데 변백현 나 배고파” “...어... 배고파?...음... 뭐 청소는 다 했으니깐. 이리와~” 손을 까닥이며 이리오라는 말에 송곳니를 드러내며 백현에게 다가가자 찬열에 손을 잡아끌어 비품창고로 들어가 찬열을 자신에 품안으로 안는 백현이였다. “..왜- 나 배고프다니깐” "이러고 먹을 수 있으면 먹어봐~ 히히“ “..힘쓴다?” “그러기만 해봐. 나 가출할거야! 아무튼 박찬열이 이렇게 나 데리러 오니 좋네-” “별걸 다 좋덴다. ...... 뭐.. 그런 변백현.... 네가 난 더 좋다” 찬열이 웅얼대듯 백현에게 고백하자. 그걸 용케 알아들은 백현이 빙그레 미소 지으며 찬열에 얼굴을 양손으로 붙잡아 입을 가벼이 맞췄다. “박찬열. 살려줘서 고맙고,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사랑해” “............................나도...” fin. 14.2.25일에 Bad Blood가 시작이 되었네요. 원래는 5편 단편으로 생각을 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어쩌다 보니 완결은 9월이 되어서 장기간 단편을 써서 이렇게 완결을 내었네요. 지금까지 제가 글을 쓰는데 원동력을 주신 많은 댓글로 응원해주신 독자님들에게 너무 감사하단 말을 드리구요. 항상 감사하드리는 - 소년앓이, 아줌마피릿님, 열토끼엄마님, 이은샛별님, lhe6716님 솔직히 Bad Blood를 이렇게 완결나게 하게 댓글 달아주신 분들은 많지만~ 항상 댓글 달아주시고 응원해주시고 끝까지 함께 해주신 분들을 제가 이렇게 손 꼽았지만 더 많아요. 굉장히 많아요. 하지만 중간에 사라지신 분들을 제가 이곳에 올리기가 좀 그렇네요. Bad Blood 는 완결이 15-1 해피엔딩, 15-2은 15-1버전과는 다른 버전이 있어요. 텍스트 파일 안에는 15-1 버전만 올라갑니다. 15-2는 제 블로그에서 보실수가 있구요. 19禁이라 서이웃 공개와 미리보기(또는 맛보기) 두가지로 올라가 있습니다. 제게 서이웃을 거시는 분들은 Hom공지 - 필독공지 부분을 필히 보시고! 나서 선댓글! 후 서이웃(기본멘트) 신청 부탁드립니다. Bad Blood 후기는 종대 & 세훈의 번외가 올라오면 그때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찬열 / 백현의 번외는 올라와 있는 상태입니다. Bad Blood를 그동안 사랑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너무 감사합니다__) 정말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합니다__)